요새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스포츠 경기 영상을 트는 동시에 다른 앱 네다섯 개를 연다. 그러고는 끝도 없는 댓글을 아무 생각도 없이 보며 스크롤을 내린다.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 습관과 이를 조성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이들의 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리 만무하다. 두뇌가 쉬지 못하고 계속 작동하니 당연히 예민해지고, 이는 곧 불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이 있으니 굳이 애써 기억하거나 생각할 필요도 없고, 지루함을 견딜 이유도 없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앉아서 쉴 줄도 모르고,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는 아이들이 무수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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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이나 나쁜 습관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습관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활동으로 잠깐 머리를 식히는 것도 좋다. 카일이 스스로 게임에 중독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자 다른 게이머들과의 교류가 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즉 온라인 세계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을 덜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실에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났고,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교사라는 직업을 택했으며, 이를 통해 결국 게임 중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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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경우 번아웃 증상은 집이나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장기간 지속된 스트레스와 주로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의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계속되거나 휴식이나 재충전의 시간 없이 바쁜 생활을 하면 발생한다. 다음은 아이에게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몇몇 징후다. 보다시피 이런 행동 중 상당수가 경직(불안), 투쟁(분노), 도피(자리 회피 또는 집중 안 하기)라는 스트레스 반응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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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일 때는 머리도 같이 써야 한다. 그래서 점프하기, 뛰어내리기, 달리기, 돌기, 던지기, 잡기 등을 하면 ‘몸으로 생각’하게 된다. 서로 밀고 당기는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서 정서적, 사회적 기술도 같이 발달한다. 레슬링에서 고전적인 트위스터 게임까지 몸으로 하는 이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확률이 낮다. 이런 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은 누군가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지, 언제 물러서고 언제 공격해야 하는지, 언제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지 등 삶에서 중요한 사회적 기술을 이해하는 신경회로를 발달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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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특히 십 대들은 본인이 묻지도 않는 충고나 조언을 어른들이 하는 데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다 너를 위해서’란 명목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아이에게 조언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자. 그렇게 하면 놀랄 만큼 일이 수월해진다.
내 환자 중에 친구들과 사이가 나쁜 13살짜리 소년 앤서니(Anthony)가 있었다. 친구들은 그를 괜히 집적거리고 놀려댔는데, 어느 날은 그의 여드름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상황에서도 앤서니 엄마는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아들이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자 이렇게 말했다.
“아들, 엄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을지 말해주겠니?”
이 한마디에 앤서니는 마음을 열고 엄마에게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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