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출이 계속 오르는데도 수중에 현금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습니다. 매달 1,000만 원씩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인데도 도매상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사정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황은 알겠는데 와닿지 않는 불안감’ 같은 것이 응어리처럼 남아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매일 따로 결산을 하지는 않고, 세금을 내기 위해 1년에 1번만 결산서를 작성했을 뿐입니다. 아니, 너무 바빠서 결산서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상태로 ‘어느 정도 매출이 있으니 아마 괜찮겠지. 아니, 이렇게나 잘 팔리는데……?’ 하고 생각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아무리 납득하려고 해도 스스로 미심쩍은 부분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 pp.21~22
은행에서 융자를 받은 다음부터는 일단 가게 은행 계좌에 돈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돈을 벌고 그것이 쌓인다는 것을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은행 계좌의 돈이 조금씩 부족해지면 그때마다 은행에서 다시 돈을 빌렸기 때문입니다. 잠깐 숨통이 트이기는 했지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돈이 부족하지는 않다’ 정도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은행은 바로 돈을 빌려줬습니다. --- pp.27~28
“돈을 벌기 위한 회계, 그러니까 관리회계를 배우고 숫자를 읽을 줄 알면 정말 돈을 벌 수 있나요? 바꿔 말해 숫자를 읽지 못하면 돈을 벌지 못한다는 뜻인가요?”
“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죠. 숫자를 읽을 줄 알면 돈을 벌 수 있어요. 그러려면 먼저 자기 회사의 고정비와 변동비를 확실히 분류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걸 정확히 알면 돈을 벌기 위한 계산이 아주 쉬워지기 때문이죠.” --- p.67
“오늘은 ‘얼마를 벌어야 돈이 남는가’를 알 수 있는 한계이익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전에도 느꼈지만 어려워 보이는 이름이네요.”
“그대로 설명하면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뺀 겁니다. 조금 알기 쉽게 설명하면 ‘매출액’에서 ‘판매하면 반드시 드는 비용’을 뺀 것이 한계이익인데, 한번 이해하면 간단해요. 한계이익을 알면 마치 마법의 안경을 쓴 것처럼 얼마나 팔아야 돈을 버는지 알 수 있어요.”
“마법의 안경이요?”
“네, 총수익(매출 총이익)은 이른바 일반 안경으로 보이는 숫자입니다. 그러나 한계이익이라는 마법의 안경이 있으면 본질적인 이익이 보여요.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돈 버는 숫자가 보이는 안경이죠.” --- p.77
“한계이익률은 그 회사의 현재 상황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생각할 때 지표가 돼요. 이것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제 가게에 22.2%의 머니 파워가 있다는 것은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 경영 상황으로 보면 좋지 않을 것 같지만요.”
“22.2%는 어디까지나 지표지만, 일단 기준점으로 알아두자면 제가 아는 한 25% 이하이면서 흑자인 회사는 드뭅니다. 그렇습니다. 한계이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회사가 그 상품으로 거둬드리는 수익이 많다. 즉, 머니 파워가 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한계이익률이 30%인 회사와 25%인 회사 중에 한계이익률이 30%인 회사가 돈을 더 잘 벌 확률이 높죠.” --- p.101
지금보다 값을 내려 매출을 올렸을 때는 한계이익률이 내려가기 때문에 달성해야 할 손익분기점 매출액은 더 높아집니다.”
“제가 지금 이해하는 게 맞다면 가격을 내린 경우에는 돈을 벌기 위해 뛰어넘어야 하는 매출의 허들이 높아진다는 뜻이겠죠?”
지금까지는 할인을 해서라도 매출이 오르면 마냥 기뻐했는데, 혹시 이것도 잘못된 방법이었던 것일까요?
“바로 그겁니다! 잘 이해하셨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고정비가 늘어나는 것, 예를 들어 새로 사람을 뽑거나 정기적으로 내보내는 광고비를 더 많이 쓰면 역시 손익분기점 매출액은 올라가죠.” --- pp.114~115
“할인을 해서 한계이익률이 내려가면 오히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네요. 30% 할인을 하면 회수를 못하는 것은 물론 어마어마한 적자겠네요. 무섭군요.”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할인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가격 설정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할인을 하기 전에는 한계이익률을 제대로 계산해서 가격 인하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 팔아야 되는지 미리 알고 있으면 할인을 해서 이익을 올릴 수 있는지 체크할 수 있죠.”
“그럼 재고 처분으로 파격 할인을 하면 큰 적자가 되는 일도…….”
“그렇죠. 재고는 처분할 수 있어도 판매 원가를 포함한 재료비 같은 변동비만큼 마이너스가 되는 일도 있어요. 그래서 재고 처분을 해서 원가 정도만 회수하고 싶을 때는 전부 다 팔렸을 때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하면 좋겠죠.” --- p.139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모든 상품의 한계이익률을 7% 개선하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을지 제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게의 평균 한계이익률은 25%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32%가 된다면? 예를 들어 연매출이 5억 원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때 매출액에서 한계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이 25%라고 했으므로, 한계이익은 5억 원×0.25(25%)=1억 2,500만 원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평균 한계이익률이 32%가 되면 5억 원×0.32(32%)=1억 6,000만 원으로 연간 3,500만 원이나 개선이 됩니다. 이것은 적자 회사가 흑자가 되는 그야말로 V자 회복도 가능한 숫자입니다. --- p.167
‘자금 조달표’란 수중에 있는 돈을 파악하는 표입니다. 이는 ‘회계의 신’에게 배운 것인데, 쉽게 이야기하면 ‘용돈 기입장’ 같은 것입니다. 이 표를 제대로 쓰면 자금 조달이 더 안정적으로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월말이 되면 돈이 부족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데 자금 조달표를 쓰면 ‘지급해야 할 항목마다 얼마가 필요한가?’ ‘만약 부족해진다면 그것은 언제인가?’ 하는 것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 p.178~179
예전에 100만 원의 예산으로 광고를 냈을 때는 ‘매출이 100만 원 이상만 되면 본전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숫자를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압니다. 광고비 대비 한계이익이 올라가면 흑자, 내려가면 적자. 한계이익이 광고비보다 높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광고를 내는 비용 대비 효과도 알 수 있습니다. --- p.186
쓰디쓴 경험을 하고 나니 사람을 고용하려고 할 때 미리 확실히 계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제 급여를 직원 인건비로 돌려서 충당한 적도 있었죠. 이것도 숫자로 생각하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간 흑자 금액이 5,000만 원이라고 생각해봅시다. 정규직 사원을 1명 고용하면 인건비는 3,000만 원, 아르바이트는 1,300만 원 정도입니다. 교통비나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최소한의 금액이죠. 단순히 계산해보면 연간 5,000만 원의 흑자 금액에서 정규직 사원의 급여를 지급하면 연간 흑자 금액은 2,000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게다가 첫해부터 실적을 올려줄 만한 정규직 사원을 3,000만 원으로 고용하기도 어렵습니다. 결산서상에서는 흑자로 보이더라도 사람을 고용했을 때 괜찮은지 점검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을 고용할 경우에 연간 어느 정도 돈이 드는지, 어떤 달에 자금이 부족해지지 않는지, 고용은 했지만
생각보다 실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지, 고용하고 나서 실적이 내려간 경우에는 어떻게 할지 등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나아가 회사에 확실히 자본이 있으나 신입 직원이 이익 창출에 공헌하지 못하는 경우를 가정해 몇 년 동안 회사 운영이 괜찮을지 파악해두면 안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시뮬레이션을 해서 만약 자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을 때는 직원을 고용할 시기가 아닙니다.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생긴다면 직원에게도 피해를 주게 되니까요.
--- p.195~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