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동양에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이 말하기를 한결같이 부지런한 사람에게는 천하에 어려운 일이 없다 하였고, 또 우리나라 격언에 부지런히 반복하라 하였으니, 이로 볼진대 만사를 성취하는 것은 부지런한 데 있고, 천 가지 해로운 것은 게으른 데 있도다. 대저 사람이 천하에서 큰 사업을 이루어 나아가는 길에 앞에 막히는 것이 많지만은 그 중에 제일 큰 방해는 해타라 할지라. 어찌 그런고 하니 정부가 게으르면 나라가 쇠하고, 가족이 게으르면 가정이 패하고, 개인이 게으르면 그 사람이 망하나니, 그런즉 인류사회에 큰 원수는 이 해타라 할지로다.
그런고로 옅은 소견과 엷은 지식을 돌아보지 않고 한 조각 열성으로 붓을 들어 이 책을 저술함은 사랑하는 동포들이 무릉도원에 깊이 든 잠을 펄쩍 깨어 한번 용맹스러운 마음으로, 나라에 대적이 되고 가정에 마귀가 되며 개인의 원수가 되는 이 해타를 힘써 이기고, 부지런한 열성으로 만사에 성취하여 일생에 쾌락한 복을 받으시기를 바라오니, 이 책에 기록한 말이 실적(實跡: 실제로 이루어진 확실한 자취)은 없는 일이나 그 뜻인즉 있는 것이오니, 무릇 군자는 그 뜻을 깊이 생각하여 보시오.
내가 어느 나라 명담(名談)을 들으니 “동록(銅綠: 구리 표면에 슨 녹)은 쇠를 먹고 해타는 사람을 먹는다” 하는 말을 듣고 대단히 이상히 여기고 생각하기를, 호랑이와 사자는 사람을 해하는 줄로 알거니와 해타라 하는 짐승은 어떠한 짐승이기에 능히 사람을 먹는고 하여 심히 아혹(訝惑: 이상하고 의심스러움)하였더라. 내가 몇 날을 궁구(窮究: 깊이 연구함)하여 그 짐승의 사적(事績: 행적)을 분명히 깨달은 고로 몇마디 이야기를 이 아래에 모두 비유로 설명하오니, 이 책을 보시는 형제 자매들은 그 뜻을 묵상하여 이 해타 짐승의 화를 피하고, 세상에 머무는 평생에 인생사업을 성취하여 무궁한 복락을 누리심을 바라나이다 .
---「제1장 인도」중에서
내가 생각하건대 이 세상 사람이 다 소원성에 있는 줄로 아는 것은 어떤 사람은 박사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성현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문장(文章: 글이 뛰어난 사람) 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대장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목사나 교사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의사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벼슬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농사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장공(匠工: 기술자) 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장사하기를 소원이오, 어떤 사람은 부자되기를 소원이라.
그런 고로 옛날에 유대 국에 엘리사라 하는 유명한 선지는 자기의 선생 엘리야를 따라다니되 항상 그가 가는 곳마다 따라가니라. 그 선생이 승천하기 전에 그의 소원을 물어본즉 대답하되 “선생님께 감동하신 신령한 성신의 능력이 내게 감동하시기를 선생님께 감동하심보다 배나 더 감동하시기를 나의 소원이로소이다” 하매 그 시에 과연 그대로 성취하였느니라(왕하 2:1~14). 또 예수 당시에 제자 야고보와 요한의 모친은 예수께 나아와서 하는 말이 “주께서 나라로 임하실 때에 나의 아들 형제를 주의 좌우편에 앉게 하여 주시기를 나의 소원이로소이다”(마 20:20~21) 하였으니, 성경 중에 소원을 말한 자의 사적을 대강 말하였거니와 시험하여 보라. 이 세상 사람 중에 남녀노소를 물론하고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물어볼 것 같으면 일구일성(一口一聲)으로 대답하기를 혹은 “이것이 나의 소원이오,” 혹은 “저것이 나의 소원이라” 하여 한 사람이라도 소원이 없다는 사람은 결단코 없으리로다.
성경에 가라사대 “대개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너희 원하고 행하는 것을 자기 기쁘신 뜻대로 하게 하시느니라”(빌 2:13) 하셨느니라. 그런즉 이 세상을 신령한 심계(心界: 마음의 세계)로 생각하건대 가히 소원성이라 이름할 것이오. 또 사람마다 소원만 있을 뿐 아니라 성취하기까지 바라나니 그런고로 성취국(成就國)이 있는 것을 말한 것이니, 구주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가 내안에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으면 원하는 대로 구하라. 다 이루게 하리라”(요 15:7) 하셨느니라.
詩曰 시에 가로되
願城就國隔西東 소원성과 성취국이 서와 동같이 떨어져 있으니
空費百年此道中 공연히 백년을 이 길 가운데서 허비하는도다
假使兩邊能縮近 만일 두 편을 능히 주름잡아 가깝게 하면
人間認定最高功 인간의 가장 높은 공으로 인정하리로다
대저 광대한 천하에 밀밀총총(密密蔥蔥: 아주 빽빽하게 들어선 모습)히 생활하는 남녀노소 허다한 사람들이 다 이 소원성에 있어서 성취국으로 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성취국 임금이 들어가는 사람마다 믿는 표를 의지하여 성현이나, 박사나, 문장이나, 대장이나, 목사나, 교사나, 의사나, 벼슬이나, 농업이나, 공업이나, 상업이나, 부자나, 이 모든 직분을 소원대로 이루어 주는 고로 사람마다 이 성취국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나,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 소원성에서 그저 늙어 죽는 이가 많고, 어떤 사람은 이 소원성을 떠나 성취국으로 들어갈 때 소원성 문밖에 나서면 사로(思路)라 하는 길이 있느니라.
---「제2장 소원성(所願城)」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