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동화 기술은 저숙련 노동자와 고숙련 노동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위협할 것이다. 이 위협에 가장 먼저 노출될 국가는 바로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선진국들이다. 하지만 같은 직종일지라도 역할에 따라 기계로 대체되는 속도는 다르다. 똑같은 비서라 하더라도 회의 스케줄을 조율하고, 여행 티켓을 예약하고, 임직원의 사적 작업을 대신 처리해 주는 개인비서는 AI로 대체되기 어렵다. 향후 고령화에 따라 노인들의 건강돌봄 서비스, 사회복지 서비스가 증가할 것이지만, 역시 로봇이 이를 대체하기는 어렵다.
세계 경제에서 핀테크의 영향력이 본격화된 것은 2007~8년에 일어난 글로벌 금융위기부터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은행과 금융산업의 기반을 뒤흔드는 대혼란의 시대를 만들었다. 대형 금융회사들과 보험회사의 기업 가치는 금융위기 직후 급락해, 여러 금융회사가 파산하거나 합병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은행 건전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었고, 은행 역시 변화된 규제 환경에 맞추어 금융 서비스를 바꾸어 나가야만 했다.
선진국의 금융산업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개도국에서는 은행이나 보험과 같 은 금융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지 않아, 소외된 계층이 무척이나 많다. 이는 바꿔말해, 변화와 혁신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핀테크인 ‘앤트파이낸셜’은 간편결제 뿐만 아니라, 대출 및 자산관리도 제공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간편결제 서비스에 가입하고, 현금을 예치해 두자 남는 자산을 관리해 주는 부가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이처럼 간편결제가 점점 커지고, 점차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오늘날 핀테크 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과연 은행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게 될까?’
앞으로 금융산업은 미국의 자동차 산업구조와 유사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와 자동차 제조업체로 분화되었다. 일부 딜러들은 하나의 자동차 브랜드만을 판매하는 전속 딜러이지만, 다른 딜러들은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런데 점차
여러 브랜드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딜러가 많아지자 자동차 판매업자들은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점점 독립하게 되었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핀테크는 판매를 담당하고, 은행은 금융상품을 제조하고 관리하는 ‘공장’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저축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논 거도 있다. 우선, 이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금융위기를 겪은 세대라 저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둘째, 이들은 회사에서 기대할 것이 거의 없는 세대다. 이미 이들의 4분의 1 이상은 해고되었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다. 따라서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저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넷째, 주택가격이 너무 폭등했기 때문에 이들은 주택을 사기 위해 빚을 낼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애초부터 저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2011년 두바이는 인터넷 결제를 위한 전자결제 카드를 도입했다. 이러한 준비작업의 결과로 2년 후인 2013년에는 두바이의 모든 공공서비스가 모바일 장치로 제공되기 시작했다. 두바이의 대표적인 디지털 사업은 ‘스마트 두바이’ 프로젝트다. 두바이 국민과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날씨, 교통, 엔터테인먼트, 관광, 항공편, 식사, 응급 서비스 등 두바이의 생활 정보를 초고속으로 제공했다. 두바이는 2014년 ‘행복 지수’를 만들기도 했는데 그만큼 국민들의 서비스 만족감이나 행복감 충족에 자신이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핀테크로 실현 가능한 금융포용은 경제적 효과 이외에도 사회적?의료적 측면에서도 순기능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투자 자문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의 정신건강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양호하다. 이로 인해 우리는 금융포용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대로, 결핍과 불평등은 개인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금융포용의 영향은 경제적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개인의 삶의 질적 성장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판단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핀테크 기업의 강점은 파급력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비스는 장벽이 높지만 핀테크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금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핀테크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핀테크 서비스를 공급하려면 스마트폰의 보급과 통신망이 기본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2017년 기준, 상위 10개 신흥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39~89%가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다. 이 수치는 2025년까지 50~90%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신흥국에서 핀테크의 잠재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핀테크는 경제 성장 촉진 이외에도 사람들의 금융 니즈를 충족시키는 도구이다. 또한 핀테크는 거래비용을 경감시키고, 불필요한 금융기관을 줄여 금융포용을 실현한다. 예를 들어 무선통신 네 트워크를 통한 금융 애플리케이션은 오프라인 은행 지점을 운영할 때보다 80~90%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점은 서비스의 보급 속도다. 신흥국에서는 은행 계좌 또는 신용카드보다 휴대 전화가 더욱 보편화되어 있다. 세계무선통신시스템협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급률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0%에 도달할 것이다. 특히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멕시코, 아프리카 등은 보급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국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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