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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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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조영주 | 연담L | 2019년 12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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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44g | 138*205*30mm
ISBN13 9791165090654
ISBN10 116509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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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장애.
언젠가부터 친전은 사람의 얼굴을 구분할 수 없었다. 이 생소한 병을 얻은 것은 1년 전의 일이었다. 이후 친전은 지금과 같은 훈련을 반복했다.
친전은 휴대전화의 사진을 다시 보며 생각했다. 아까 그 남자는 빈집털이범이 맞는 것 같다고, 역시 신분증을 보이고 붙잡았어야 했다고.
--- p.15

“한 달 전부터 흰머리가 성성한 할아버지가 어린이집에 매일 찾아오세요. 무슨 볼일이 있으시냐고 여쭤도 그런 거 아니라며 계속 오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어제는 우비를 입고 오셨어요. 왜, 엄청 두꺼운 우비 있죠. 그걸 보고 애들이 겁을 먹었나 봐요.”
선생은 어지간히 우비 할배가 신경이 쓰였나 보다. 친전이 운을 떼자마자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
“어제, 비가 왔던가요?”
친전은 그 말을 끝까지 듣고 나서 궁금한 점을 물었다.
“안 왔죠. 그러니 애들이 무서워했죠.”
--- p.25

친전이 형사 시절 내내 목격한 살인 사건 현장과 꼭 닮은꼴이었다. 살해당한 피해자, 악착같이 살려고 노력했던 피해자는 눈앞의 집처럼 죽음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라도 살아남을 기세로 자신이 여기 있다고, 구해달라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발악했다. 이 집이 보낸 구조 요청은 쏟아낸 책더미였다.
--- p.29

이 책들 말이죠, 반전이 없는 거 아셨어요?”
친전은 그 말에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칫했다.
“누가 반전만 싹 찢어갔어요.”
나영의 말에 친전의 고개가 완벽하게 돌아갔다. 저도 모르게 책에 시선을 고정했다. 나영의 태도가 영 거슬려서 모른 척하고 싶으면서도 근질거리는 손은 막을 수 없었다. 바들바들 떨다가 나영이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책을 펴들었다. 한 권, 두 권, 뒤표지부터 거꾸로 책장을 넘겼다.
--- p.47

나영이 내민 일곱 번째 책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ABC 살인 사건』이었다.
“저희는 이게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친전이 의아한 표정으로 책을 바라보자 나영이 덧붙였다.
“책으로 사람을 때려죽인 살인자가 살해 도구로 사용한 책의 반전을 몽땅 떼어간 걸로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왜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 p.48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정년퇴직을 앞둔 형사 친전은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인식장애로 휴가를 낸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난감한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동네 독거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무너진 천장에 깔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난생처음 보는 기이한 광경. 책이 잔뜩 쌓인 집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피해자의 얼굴, 피가 묻어 있는 책뭉치와 찢겨 나간 추리소설의 반전 페이지들까지 친전은 노인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살인임을 직감한다. 반전이 사라진 추리소설 속 단서를 쫓던 친전은 또 다른 살인 사건들과 맞닥뜨리고, 마침내 20년 전의 추악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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