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의 이야기를 들으니 ‘Quiet Quitting’이 떠올랐습니다. ‘Quiet Quitting’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그대로 번역하면 ‘조용한 퇴사’인데요, 정해진 업무 이상으로 일하지 않는 소극적 업무관을 뜻합니다. 돈 받는 것만큼만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에서 2021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0대는 59.2퍼센트가, 50대는 40.1퍼센트가 월급 이상의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요. 20대는 78.5퍼센트가, 30대는 77.1퍼센트가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다수가 택한 업무관이고 시대가 변했으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끝에 있는 건 개인의 행복이 아닌 번아웃, 피로감, 무기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봐야 나에게 돌아오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오로지 책임감 때문에 출근길에 올라야 할 때, 정해진 일을 해낸다기보다는 언제라도 사표 내고 짐 쌀 수 있다는 마음에 더 무게 중심이 쏠려있는, 대다수가 그렇다면 명백한 사회문제인 상황인 거죠.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던 때,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짠했던 것도 기억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주변 사람들 대다수가 ‘적당히 일할 거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을 시작할 때부터 그런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Q처럼 열정을 불태우며 일을 시작했지만 어떤 계기로 회사 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회사는 회사일 뿐’이라며 일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는 분들도 많아요. 퇴사를 결심하고 인사부와 면담하는 그 순간조차도요. 그렇게 외면하다 진짜 이유를 잊기도 하고요.
---「열심 vs. 적당히, 고민 말고 결심해야 한다」중에서
“그 일을 1년쯤 더 하면 1년 뒤 A님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 것 같나요? 나이 한 살 더 먹고 물가상승률만큼 연봉이 약간 오를까 말까 하는 것 말고, 어떤 일 자산이 쌓여 있을까요? 지금과 다른 ‘기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1년이라는 시간을 제한해 나의 일을 돌아본다면, 그 시간 ‘투자’가 괜찮은 투자인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이 일을 그만해야 할지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는 핵심에 ‘성장’이 있다면 이 질문이 특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지금으로부터 1년 후 나의 일 자산은 무엇일지 생각해보세요. ‘1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나아졌는지’ 돌아보는 것도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마주하는 상사를 떠올리며 고민에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일을 계속하면서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길인지 생각해봐도 좋습니다.
---「1년 뒤 내 일의 기대수익률은 얼마일까」중에서
두 회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순서대로 따라해보세요. 가장 먼저 그 회사들이 상장사라면 주가를 확인합니다. 최근 1년, 3년 주가를 보면 회사의 추이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실적을 그대로 반영하진 않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은 사실이라 주가가 줄줄 우하향하는 회사는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단,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종목 간 상관관계가 높아서 주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폭락할 때는 이 방법이 별로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다음 그 회사가 핵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파악합니다. 규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도 그 비즈니스를 해나가는 데 핵심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승산이 있고, 반대로 다른 회사 비즈니스를 베끼기 급급한 회사라면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블루오션, 레드오션의 개념과는 좀 다릅니다. 저는 이 세상에 아무도 해보지 않은 진짜 새로운 것은 진짜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쟁이 치열한가 아닌가의 문제보다, 그 일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핵심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죠.
---「두 회사 중 하나를 고를 땐, 핵심 경쟁력」중에서
나의 ‘열심’이 제대로 쓰이려면, 열심히만 하는 노력보다 전략이 더 중요합니다.전략을 세우려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인지, 그 일의 임팩트는 어느 정도인지, 누가 어떤 영향을 받는 일이며 나와 회사의 방향성에 부합하는 일인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순위라는 말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더 자주 건넵니다. 보통은 출근하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오늘의 투두리스트(To Do List)를 쫘악 쓰고, 그중 우선순위가 높은 일부터 해나가잖아요. 이건 결국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는 의미거든요. 일이 도무지 끝나지 않습니다. 반면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집중하고, 그러느라 못한 일이나 덜 중요한 일은 흘려 보내고 다시 돌아오거나 더 중요한 일을 해내는 거죠.
---「우선순위보다 ‘선택과 집중’」중에서
끝까지 가본 일이든 단발적인 경험이든 지금 하고 있는 일이든 나의 전문성으로 쌓아가려면 그 일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곧 일의 고유함이자 창의성이기도 합니다. 노동은 AI가 대체하니 사람은 고유한 일,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한다고들 말하는데요. 이를 세상 유일무이한 단 한 가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고 쉽게 오해하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 HR, 에디터, 개발자, 디자이너, PM, 엔지니어, 연구원, 재무 등 어떤 회사에나 있는 직무를 하고 있더라도, 그 일을 하는 내가 스스로를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 정의하는지가 본질입니다.
---「전문성이란 ‘내 일을 내 언어로 정의하는 것’이다」중에서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에게, 동료에게 해야 할 일은 각자의 답을 제대로 꺼내서 마주하게 하는 일입니다. 머뭇거리는 대신 실행할 수 있도록 함께 불씨를 당기는 거죠. 답을 알면서도 피하고 싶은 마음, 어렴풋하고 둥둥 떠다니며 구체화되지 못한 생각, 이런저런 일로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 등 모호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손에 잡힐 듯한 확신으로 바꾸는 데는 질문에 답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한 여러 질문들이 그렇고요. 이 질문에 충분히 고민하고 답했거나 시도와 실패가 많을수록 변곡점 이후 상승 곡선의 기울기는 점점 더 가파를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갈 것은, 처음부터 자신만의 길을 찾긴 힘드니 고민할 시간에 시도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일을 잘하는, 잘하고 싶은 사람일수록 효율을 추구하고, 삽질을 피하려고 많이 고민하지만, 한 번 더 시도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빨리 답을 찾고, 기울기를 높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변곡점을 지날 땐 모범생보다 모험생이 되어야 해요.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