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내가 마지막으로 지루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 그러고 보니 이제 많은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네. 예를 들면, 친구들과 식사할 때 우리 중 누구도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식사 한 끼를 마쳤던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어. 앉은 자리에서 잡지에 실린 기사 한 편을 다 읽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지금 이 문단 바로 앞의 문단에서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내가 누구의 메시지를 읽으며 걷다가 그 기둥에 부딪혔는지도 모르겠어.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야. 그게 바로 내가 너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기가 이토록 힘든 이유야.
--- p.9
나는 균형을 원했다. 스마트폰이 유용하거나 재미있을 때 그것을 사용하되, 아무 생각 없이 스크린을 훑으며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스마트폰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관계로부터 한 걸음 뒤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스마트폰과 헤어져야 했다.
--- p.28~29
여러분의 뇌가 스마트폰 확인이 일반적으로 보상과 이어진다는 걸 배운다면, 여러분이 스마트폰을 떠올리기만 해도 도파민이 분비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 p.46
이 모든 걸 조합해볼 때, 스마트폰은 ‘디지털 트로이의 목마’와 같다. 겉으론 해가 없어 보이면서 사용자를 조작하려는 속임수로 가득한 이 액세서리는 우리의 무장을 해제시킨다. 무장 해제되자마자 우리의 집중력은 스마트폰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 p.63
스마트폰은 우리를 완벽히 흡수하고 있다. 매우 모순되게 들릴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 우리는 집중을 방해하는 집중에 매우 집중된 상태다.
--- p.81
스마트폰의 모든 것은 우리의 작업 기억에 과부하를 준다. 앱, 이메일, 뉴스 피드, 헤드라인, 심지어는 홈 화면 자체까지. 스마트폰은 정보의 눈사태나 다름없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장기적으로는 더 무서운 결과들이 이어진다. 앞서 이야기했듯,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주변에 일어나는 다른 일들을 놓치게 된다. 애초에 어떤 경험도 하고 있지 않으니, 나중에 기억하지 못하는 건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 p.93
스마트폰과 이별 막바지의 자기 모습을 상상해보라. 스마트폰과의 새로운 관계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거나 달성할 수 있길 바라는가? 누군가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물어본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길 바라는가?
--- p.125
여전히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우선 자신의 목표를 분명히 하라(무언가를 포스팅하려고 하는가? 특정한 뭔가를 찾고 있는가? 그냥 재미를 위해 스크롤하는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오래 소셜미디어를 하려는지 정하라. 타이머를 설정해둘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끝나면 로그아웃하고 창을 닫아서 다음에 브라우저를 열었을 때 자동으로 열리지 않도록 하라.
--- p.138
우리 중 대다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연스레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일이라는 사실, 그리고 잠들기 직전에 침대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실에 불평을 토로한다. 흠, 당연히 우리는 그러고 있다. 팔만 살짝 뻗으면 닿는 위치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에 드니 그럴 수밖에 없다.
--- p.166
“인내심이 없는 제가 집으로 가는 전철에서 아홉 정거장을 지나는 내내 무조건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그냥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하루의 끝에 긴장을 푸는 데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 p.190
“지금까지 어떤 것에 완벽히 몰입해서 경험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버리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p.209
스마트폰 단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반드시 24시간 동안 할 필요도 없다. 금요일 밤에 잠들 때 스마트폰을 껐다가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몇 시간이 지난 다음 스마트폰을 ‘깨우는’ 연습을 반복해볼 수도 있다.
--- p.212
이제 여러분은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관해 분명히 알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언제, 어떻게 자신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지도 깨닫게 되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던 과거의 습관 중 일부를 바꾸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었다. 그 결과, 주인처럼 행세하던 스마트폰이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