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세상에서 일어난 모든 파괴disruption는 우리 자신과 조직을 상처받고 지치게 했으며, 늘 가슴 졸이며 불안에 떨게 했다. 그래서 우리는 비즈니스와 경제에서 덜 파괴적이고 더 희망에 넘치는 새로운 길을 갈망해왔다.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이익이 충돌해 서로 부딪히고 결국 둘을 갈라놓는 상충관계를 넘어서는 길, 그 길에서는 비즈니스와 사회가 발맞춰 걷고 함께 번창할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혁신과 성장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 수익성 높은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문을 닫는 회사나 상처받는 지역사회도 없고, 파괴의 여파로 실직도 발생하지 않는 길이다. 우리는 이 길을 ‘비파괴적 창조nondisruptive creation’라고 부른다. 이 길에서는 파괴와 사회적 고통을 겪는 일 없이 모두가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다.
---「머리말」중에서
그래서 우리 저자들은 더 깊이 파고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파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전투 구호였다. ‘이것을 파괴하라. 저것을 파괴하라. 파괴하지 않으면 망한다.’ 파괴를 요구하는 이런 목소리가 실리콘밸리에서, 주요 기업의 이사회에서, 미디어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의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울려 퍼졌다. 기업 리더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산업, 심지어 자신의 회사를 파괴하는 것이 생존하고 성장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경고를 계속 받아왔다. 당연히 많은 사람이 ‘파괴’를 ‘혁신’과 동의어로 여기게 됐다. 그러나 혁신과 성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파괴일까? 그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우리의 연구와 다양한 혁신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파괴를 이야기한다. 파괴는 확실히 중요하며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파괴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바람에 혁신과 성장의 또 다른 길을 경시하게 됐다. 우리는 그 또 다른 길이 파괴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길은 파괴나 대체 없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비파괴적’ 창조라고 생각하게 됐다. 비파괴적 창조는 기업을 도산시키거나 일자리를 없애거나 시장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한다. 만약 또 다른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과 그 작동 방식을 더 잘 이해한다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파괴 없는 혁신과 성장」중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이를 바꿨다. 1983년, 유누스는 공식적으로 그라민은행Grameen Bank을 설립했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크레딧 은행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주 소액의 대출을 제공했다. 오랫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마이크로크레딧은 이전에는 자본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소상공업, 새로운 일자리, 더 높은 생활 수준, 그리고 희망을 창출할 수 있게 했다. 이 비파괴적인 움직임move(블루오션 전략에서 분석 대상은 기업이나 사람이 아니라 전략적인 움직임strategic move이다-옮긴이)은 다른 산업을 대체하지 않으면서 마이크로파이낸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현재 대출 상환율 98%를 보이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했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 유누스가 말했듯이, 마이크로크레딧이 모든 가난을 없애지는 못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심각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줌으로써 모든 사람에게 더 공정하고 풍성한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세상을 바꾼 세 가지 아이디어」중에서
파괴적 창조와 비파괴적 창조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성장시키는 창조와 성장의 혁신 스펙트럼에서 정반대에 자리한다. 비파괴적 창조는 기존 산업 경계 ‘외부’나 그 ‘너머’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것을 의미하며, 파괴적 창조는 기존 산업 경계 ‘내부within’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확장하는 것을 뜻한다. 두 가지를 구별하는 중요한 요소는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파괴적 창조는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과 관련된 회사와 일자리를 대신해 등장하는 승자-패자win-lose의 게임이 되거나 승자독식winner-takes-most의 경제적 결과를 가져온다. 여기서 새로운 시장창조에 의한 성장은 기존 시장과 그 안에 있던 기업 및 일자리가 대체되는 것과 같은 산업적·사회적 파괴를 초래한다. 그리고 이런 파괴는 세상이 이 대체에 적응하는 동안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상충관계trade-off에 놓이게 한다. 이와 달리 비파괴적 창조는 기존 시장 및 그와 관련된 기업과 일자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실현한다. 승자가 없고 어떤 시장 참가자도 불리해지지 않기 때문에 포지티브섬 성장을 만들어낸다. 즉 산업과 사회에 파괴와 고통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경제와 사회적 이익 간의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의 스펙트럼 중에서
다음 예시를 보라. 넷플릭스Netflix 대 블록버스터Blockbuster, 아마존 대 서점 또는 소매 업계, 우버 대 택시, 비행기 대 대서양 횡단 선박. 이 외에도 서로 다른 산업과 시기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사례가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세 가지 주요 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 모두 파괴적 창조의 사례라는 점이다. 이들에 관한 기사나 리포트, 경영진 인터뷰, 투자 분석 보고서 등을 읽어보면 이런 역학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된 단어가 ‘파괴’다. 둘째, 모두 명확한 승자-패자 상황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셋째, 소비자에게 이로움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사회에는 고통스러운 조정 비용을 부과한다는 점이다.
---「비파괴적 창조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중에서
첫째, 파괴와 마찬가지로 비파괴적 창조는 개별 소비자나 기업고객 등 구매자에게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사람들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이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 그런데 만약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시장은 형성되지도 못할 것이다. 이는 파괴적 창조와 마찬가지로 선행 조건이다. 예를 들어 [세서미 스트리트]가 만들어낸 비파괴적 움직임은 가정에 새로운 기회를 선사했다. 취학 전 자녀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색상, 모양, 알파벳, 듣기 같은 중요한 기능을 배울 수 있게 하고, 그것도 집 안에서 가능케 한 것이다. 부모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에 대한 걱정을 떨치고 샤워를 하거나 집안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판타지와 현실이 뒤섞이고 신나는 노래와 장난기까지 더해진 데다 다채롭고 사랑스러운 머펫들은 아이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조기교육의 세계로 들어섰다. 3M의 포스트잇을 보라. 사람들은 포스트잇을 아주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은 파스텔톤 메모지는 어디든 잘 붙을 뿐 아니라, 일단 붙여놓으면 웬만해선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또 떼려고 할 때는 힘들이지 않고 떼어낼 수 있으며 자국도 남지 않는다. 포스트잇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이 붙였다가 떼어내고, 앞뒤로 종이를 살펴보고 또다시 붙여보며 신기해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우리도 모두 그렇게 해봤기 때문에 잘 안다. 알림과 메모를 위해 쓰는 포스트잇은 회사나 학교, 가정에서 꼭 필요한 도구가 됐다.
---「시장을 창조하는 혁신이 포지티브섬 결과를 도출할 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