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이제 곧 알게 되겠지만, 대체자아는 어떤 상황, 어떤 직업, 그리고 어떤 순간에라도 누구나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각자의 영웅적인 자아를 끌어낼 수 있는 도구다.
--- p.9
대체자아는 슈퍼맨이 아니라 클라크 켄트다. 진짜 자아는 슈퍼맨이다. 슈퍼맨이 클라크 켄트라는 어수룩한 기자를 대체자아로 삼은 것이다. 그러니까 클라크 켄트는 (외계인인 슈퍼맨이) 지구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그리고 인간을 이해한다는 중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낸 유용한 페르소나인 셈이다. 슈퍼맨은 이렇게 두 개의 페르소나를 지니고서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자신의 대체자아와 가슴에 S자가 새겨진 영웅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살아간다.
--- p.20
나는 앤서니가 자신의 경기장, 곧 농구 코트에서 활약할 대체자아를 만드는 과정을 하나씩 밟아나가게 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나, 캐릭터, 사물, 동물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가 이렇게 말했다.
“흑표범이요. 흑표범은 어디서든 갑자기 나타나서 빠르게 공격하고 아주 유연해요.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본 적이 있는데, 흑표범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가 그냥 너무나 멋져요. 게다가 흑표범은 6m나 점프할 수 있대요. 또 ‘숲의 유령’이라는 멋진 별명도 갖고 있어요.”
--- p.27
만일 그 캐릭터가 비호감일 것 같으면 그땐 캐릭터를 바꾸면 그만이에요. 그런데 그 비호감의 대상이 자신이라면 치명적인 상처를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중이 사랑하는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이 아니라 그 캐릭터라는 사실을 유명 스타들이 과연 이해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심지어 내 영화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최고예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예요.” 그들은 나를 모릅니다. 그들이 아는 건 그 남자입니다. 그래요, 만약 자기 스스로 그런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정신적으로 훨씬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 p.36
“일해야 할 시간이나 무대에 오를 때면 다른 누군가가 저를 장악해요. 제가 만든 이 대체자아는 그런 식으로 저를, 그러니까 저 자신의 본모습을 보호해준답니다.”
--- p.64
심리학자인 올리버 제임스는 이제 고인이 된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어떻게 록스타의 꿈을 실현했는지, 괴롭힘당하고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가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 등 수많은 대체자아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시간순으로 기록해놓았다. 제임스는 데이비드 보위가 성공한 가수이자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신을 대신할 페르소나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p.83
대체자아 효과란 여러분이 원래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미 알고 있는 그것이다. 가령 배트맨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또 엘런 드제너러스라면? 혹은 제임스 본드라면?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쉽게 알고 있을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여러분은 그런 대체자아를 활용해서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단지 이것을, 변화를 위한 최강의 전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좀 더 심오한 깊이와 화력을 여러분에게 제공할 뿐이다.
--- p.151,152
정말로 궁금하다. 여러분은 진심으로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가? 정말로 자신의 상상력을 활용하여 인간이라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부분과 놀아볼 생각이 있는가? 잠시만이라도 지금까지의 모습과 행동을 일단 멈추고, 대신에 다른 버전의 자아를 보여주고 싶은가?
--- p.178
영화배우 캐리 그랜트도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내가 바라는 누군가가 된 것처럼 행동했는데, 결국엔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되었다. 또는 그 사람이 내가 된 것일 수도 있다.”
--- p.187
초대형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코트에서 자신의 대체자아로 ‘블랙맘바Black Mamba’를 선택했다. 왜일까? [뉴요커New Yorker]와 한 인터뷰에서 코비는 그 이름을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 빌Kill Bill]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별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블랙맘바는 유연하면서도 공격성이 강한 뱀으로, 잔악한 암살자인 주인공의 별명에 딱 어울렸다.
--- p.256
이름 짓기는 대체자아 효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그 이유는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자신의 비범한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실험실에서 비밀인격을 만드는 동안, 우리를 평범한 세계로 끌어당기려는 적의 영향력과 싸움이 벌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럼 이제부터는 원작 스토리를 만들어보면서 우리의 비밀인격에 한결 심층적인 깊이, 힘, 영향력을 더하는 과정에 들어갈 것이다. 함께 시작해보자.
--- p.260
그 연설에서 오프라는 자신이 가진 힘의 원천에 대해 아주 심오한 말을 남겼다. “비록 내 모습은 하나뿐이지만, 내 안에는 만 명의 사람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내가 어떤 방에 혼자 들어가더라도, 나는 만 명으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 p.282
대체자아는 그런 척이 아니라 그것을 체화하는 것이다. 앞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보았듯이, 어려운 수수께끼와 마주쳤을 때 배트맨이나 도라의 흉내를 낸 아이들보다 실제로 그런 영웅이 되었다고 생각한 아이들의 성취도가 훨씬 더 좋았던 것처럼 말이다.
--- p.293
마틴 루서 킹의 아주 유명한 사진들을 보면 한결같이 안경 쓴 모습인데, 그건 사실 앞을 더 잘 보기 위해서 착용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안경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안경을 쓰면 제가 좀 더 위엄 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p.309
이처럼 다른 형태, 곧 대체자아로 탈바꿈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을 나는 활성화 이벤트라고 부른다. 활성화 이벤트란 토템이나 유물을 스위치 삼아 딸깍, ‘지금이 바로 대체자아가 나를 장악해야 할 때’라는 신호를 마음속에 보내는 순간을 말한다.
--- p.338
이것이 바로 대체자아의 마법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나의 경기장에 어떤 사람이 되어 어떤 모습을 드러낼지는 오로지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내가 만든 세계에 나와 함께 가져갈 슈퍼파워와 특성들을 결정하는 것 역시 나 자신이다.
--- p.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