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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리뷰 총점9.8 리뷰 9건 | 판매지수 2,370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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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6g | 150*210*12mm
ISBN13 9791193289235
ISBN10 1193289238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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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자장가를 들으며 정생은 눈이 또록또록 맑아졌다.

“어머니, 목생이 형 얘기해 주세요.”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눈은 늘 그렇듯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정생은 목생이 형이 죽어서 어머니 눈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니의 눈이 늘 그렇게 촉촉하게 젖어 있는 거라고.
--- p.37

“저, 집에 좀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만두겠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아 그렇게 말하고 정생은 몇 달간 일한 구멍가게를 떠났다. 주인은 남을 속여 부자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었지만 정생은 그런 주인보다 깜박 잊고 간 돈을 기어이 다시 갚으러 온 가난한 아주머니가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가난이 고달프다는 것을, 가난이 사람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가를, 정생은 그 누구보다 뼈저린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가난해도 아름답게 살고 싶었다. 자기 몸을 떼어 가난한 사람을 도운 저 행복한 왕자처럼.
--- p.80

정생의 숨죽인 발소리가 자박자박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는 방 안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울다 말고 어머니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새벽이슬에 발을 적시며 어머니는 온 산과 내를 쏘다녔다. 바위틈에 잠든 개구리도 잡고, 썩은 나무 둥치에서 굼벵이도 잡았다. 뱀이고 뭐고 어머니는 닥치는 대로 잡았다. 평소에는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이지 않던 어머니였다. 그러나 가난한 어머니는 산과 들에서 구할 수 있는 그런 것들 말고는 아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았다. 기도도 하지 않았다. 눈물이 터질 것 같으면 뒤란 뽕나무밭으로 갔다. 뽕나무 아래서 어머니는 숨죽여 울거나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상관없었다. 세상의 모든 신을 향해 어머니는 기도했다.

“우리 정생이를 살려 주세요. 살려만 주세요.”
--- pp.100~101

추위에 손이 꽁꽁 얼어붙는 듯했지만 정생은 혼신의 힘을 다해 종을 쳤다. 맑은 종소리가 온몸을 상쾌하게 휘감았다. 어떤 종지기에게는 귀찮고 번거로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정생은 종 치는 일을 좋아했다. 온 힘을 다해 종을 치면 종이 온몸으로 흐느껴 운다. 그 맑고 청아한 울음소리가 세상의 모든 슬픔을 치유하는 것 같았다. 종을 칠 때만큼은 정생의 마음도 바람 한 점 없는 호수처럼 고요했다. 그 텅 빈 고요 속에 하느님이 깃든 느낌이었다. 정생의 종소리는 전쟁에 상처받고 가난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토닥이러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 p.128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개똥!”

해방 후 고국에 돌아와 몇 날 며칠 만에 안동역에 도착했을 때였다. 먹지도 씻지도 못해 거지꼴이 된 정생네 가족을 보고 마을 아이가 손가락질하며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거지가 되어 여기저기 떠돌 때도 불현듯이 개똥 생각이 나곤 했다.

‘나는 정말 개똥처럼 더럽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잠 못 이룬 날도 많았다. 그런데 그 쓸모없는 개똥이 민들레를 이토록 탐스럽게 피워 올린 것이다. 정생은 그날 하루 종일 싱글벙글 웃으며 민들레를 보고 또 보았다.
--- p.133

차가운 바람이 한바탕 휘몰아쳤다. 안간힘을 쓰며 매달려 있던 마지막 잎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잎은 지지만 제 몸을 썩혀 이듬해 나무를 살찌우는 거름이 될 것이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낙엽도 거지도 하다못해 개똥도. 정생의 얼굴에 맑은 미소가 번졌다. 병과 함께해 온 보잘것없는 인생이었 다. 하지만 그 아픔과 슬픔이 정생의 마음속에서 썩어 거름이 되어, 민들레꽃을 싹 틔운 개똥처럼 수많은 사람을 웃고 울리는 이야기를 싹 틔웠다. 정생은 평생 자기 몸을 갉아 먹은 결핵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었다. 결핵균 덕분에 정생은 한없이 자기 몸을 낮춰 못나고 가난하고 불쌍한 것들을 품을 수 있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쓸모없는 모든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다면 누구나 마음속에 천국을 품게 되지 않을까요?”
--- p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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