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도 거저 얻을 수는 없어요, 고엘. 당신의 지식과 기술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에요. 당신이 직위를 넘겨준 그 오크가…… 그동안 많은 나쁜 짓을 저질렀어요. 오그리마와 잿빛 골짜기에서 일어난 일을 내가 전해 들었으니, 당신도 이미 알고 있겠죠!” 평온해 보였던 그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비쳤다. “물론, 들었소.”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내게는 다른 길이 있소. 그 길에서 맺은 결실을 당신도 보았을 거요. 어떤 위협이…….” “고엘,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그러나 그 임무는 이제 끝났어요. 가로쉬가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분쟁을 부추기고 있어요. 가로쉬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런 분쟁은 존재하지도 않았어요. 설령 공개적으로 가로쉬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고 해도 이해해요. 아마 우리가 협력할 수 있을 거예요. 회담을 열 수도 있고 말이에요. 바인과도 함께하고요. 바인은 가로쉬가 추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바리안과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요즘 바리안은 더 말이 통하니까요. 모두가, 심지어 얼라이언스까지도 당신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요, 고엘. 당신은 행동을 통해 그들의 존경을 얻었어요. 가로쉬의 행동은 불신과 증오만 불러오고 있어요.” 제이나는 망토를 가리켰다. 그가 바람의 힘으로 그녀를 들어올려 뭍에 내려놓은 망토였다. “당신은 주술사로서 바람을 움직일 수 있지요. 전쟁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지금 가로쉬를 막지 않으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우리가 주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예요.” “가로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오. 그러나 또한 얼라이언스가 한 일도 알고 있소. 무고한 자들을 생각해야 하오. 맞소. 하지만 당신도 지금의 긴장 상황을 가로쉬에게만 돌리지는 못할 것이오. 모든 공격이 호드에게서 시작된 것은 아니니까 말이오. 내가 보기에는 얼라이언스의 행동 또한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침착했으나 경고의 뜻이 깃들어 있었다. 제이나는 흠칫했다. 어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말에 깃든 진실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