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은 잠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그는 잠을 안 자고 열심히 돈을 벌기로 작정한다. 그는 24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텨 본다. 하기는 이 정도 잠을 참는 것쯤은 외국 출장 갈 때 흔히 하던 일이다. 그는 졸리기는 하지만 그런 대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48시간 동안 잠을 참으니 그 증상이 훨씬 더 심해진다. L의 눈은 말라 까칠하고 눈꺼풀은 천근처럼 무겁다. 옆에서 누가 소리 지르지 않으면 그는 금방 잠에 빠져 버리고 만다. 그는 잠을 자지 않기위해서는 자신의 근육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깨닫는다.
--- p.16-17
'잠은 왜 잘까?'
일상 생활이 너무나 피곤하고 고단할 때,힘든 일에 지쳐 젖은 솜처럼 몸이 무겁고 눈은 빨갛게 물들었을 때, 단잠처럼 달콤한 게 또 있을까? 로렌스 스턴<<삶과 생각>>이란 책에서 이렇게 적었다. '잠이란 불행한 자의 피난처, 죄수의 해방자이며 절망과 걱정으로 마음이 찢긴 사람을 받아들이는 부드러운 무릎..하루의 걱정과 근심을 쫓아내 주는 , 얼마나 행복한 선물인가. 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 가운데 제일 싸게 가질 수 있는 잠이란 것은.' 하지만 구두쇠라면 다르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하루 평균7~8시간을 잔다. 거의 하루의 3분의 1을 잠으로 소비해 버린다. 어찌 생각하면 참 아까운 일이다. 잠을 자지 않고 그 시간에 차라리 열심히 돈을 번다면 부자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 p.16
원래 인간의 뇌에서는 전두엽과 측두엽을 가른느 실비우스 구가 전후로 달리고 이 선의 맨 뒤쪽에 연결된 선이 위알래로 달리는 법이다. 위아래로 달리는 선 보다 조금 앞쪽에는 후중심선이 위아래로 지나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인슈타인의 뇌에서는 실비우스 구가 옆으로 달리다가 그대로 후중심선에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뇌의 모습은 현재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기형적인 모습이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뇌의 무게는 1,230그램으로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뇌의 여러 부분을 떼어 비교해 본 결과 아인슈타인의 두정엽은 정상인의 그것보다 15퍼센트 정도 더 넓은 것으로 밝혀졌다.
--- p.182
앞에서 말한 대로 늙는다는 것은 우리 몸 전체가 골고루 망가져 간다는 얘기다. 그런데 인간의 병이란 묘해서, 특정한 기관만 더욱 빨리 늙게 하는 일련의 질병들이 있다. 이상하게도 이런 병은 신경 계통에만 존재하며 이를 뭉뚱거려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며 무하마드 알리나 로마 교황이 걸려 유명해진 파킨스씨 병은 중뇌의 도파민 함유 세포만 선택적으로 늙어가는 병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소뇌만 선택적으로 늙어가는 소뇌 변성 질환이 흔하다. 소뇌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 주고 운동을 부드럽게 하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이 병에 걸리면 걸을 때 기우뚱거리게 되고 젓가락질도 처음 해 보는 서양 사람처럼 서툴게 한다. 하지만 이들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퇴행성 질환이 있다. 바로 루게릭 병이다.
세상에 어느 병이 고통스럽지 않겠냐만은 내가 아는 한 근위축성 측색경화증이라 불리는 이 병보다 더 고통스러운 병이 또 있으랴 싶다. 이 질환은 미국에서는 흔히 루게릭 병이라 알려져 있는데, 루 게릭이라는 유명한 야구 선수가 이 병에 걸려 사망했기에 그렇게 불리게 됐다. 이 병은 신경과 병동에서는 드물지 않다. 그 동안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아직까지 치료법은 커녕 그 원인조차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다.
---pp.9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