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가 비명을 내지르자 다른 한 사내가 이내 덮쳐왔다. 모십팔은 냉소를 날리며 발로 그를 걷어찼다. 덮쳐오던 사내는 미처 피하지 못하고 아랫배를 걷어차여 붕 날아갔다. 모십팔은 몸을 민첩하게 움직여 금나수법을 써서 팔꿈치로 밀어치고 손을 뻗어내 순식간에 네 명을 쓰러뜨렸다.
---「1권 피의 사화」중에서
날카로운 도광刀光이 번쩍이는 가운데 평서왕부 열여섯 명의 시종들을 향해 공격해갔다. 그 열여섯 명의 시종들은 제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두 팔을 축 늘어뜨려 손을 허벅지에 붙였다. 그리고 눈은 똑바로 앞만 응시할 뿐, 강친왕부 열여섯 고수들의 공격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2권 밝혀지는 궁중비사」중에서
“소계자, 네가 죽인 그 역도가 무슨 초식을 사용했지?” 위소보가 바로 대답했다. “그는 횡소천군을 전개했고, 또 고산유수를 구사했습니다.” 강희가 다륭에게 물었다. “그건 무슨 무공이오?” “아뢰옵니다. 그건 운남의 옛 목왕부의 무공인 듯싶습니다.”
---「3권 사십이장경의 비밀」중에서
이때, 느닷없이 동쪽 가옥에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척 애절한 소리였다. 빗소리가 요란했지만 그 울음소리는 또렷하게 들렸다. 위소보는 기겁을 해 입이 딱 벌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서로 마주 보며 모골이 송연해졌다. 아무도 말을 못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서쪽 가옥에서 애처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4권 신룡교의 묘수」중에서
백의 여승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오른손 식지로 동쪽을 찌르는가 싶더니 다시 서쪽을 후리며 태후의 파상공세를 일일이 다 와해시켰다. 태후는 잽싸게 앞으로 덮쳐갔다가 이내 뒤로 물러나고, 난데없이 몸을 솟구쳤다가 다시 납작하게 숙였다. 그 이어지는 일련의 동작이 전광석화처럼 빨랐다. 거기에 따라 거센 바람이 일었고, 촛불이 춤을 추듯 요란하게 흔들렸다.
---「5권 대명 천자의 복수」중에서
위소보는 모자를 벗었다. “보라고! 호두신공을 연마하느라 변발이 다 잘려나갔고, 머리카락도 얼마 남지 않았어. 덕분에 호두신공을 완성할 수 있었지!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지 않으면 그땐 가슴을 공격해도 끄떡없을 거야.” 라마승은 위소보가 허풍친 소리를 듣고 좀 더 믿게 됐다.
---「6권 소영웅의 활약」중에서
공주는 침상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데, 비록 이불을 덮고 있지만 백설처럼 희디흰 다리가 이불 밖으로 드러나 있고, 양팔도 노출된 상태였다. 몸에 옷을 걸치고 있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오응웅은 벌거벗은 적나라한 모습으로 바닥에 쓰러져 꼼짝도 하지 않았다. 왕부의 위사들이 황급히 달려가 그를 살펴보았다. 분명 숨을 쉬고 심장도 뛰고 있으니, 그냥 기절한 것 같았다.
---「7권 조각을 맞추다」중에서
위소보는 간단하게 그의 어깨에 올라타 두 손의 식지로 그의 두 눈을 누르고 호통을 쳤다. “꼼짝 마! 눈깔, 죽어!” 그러고는 마치 말에 올라탄 것처럼 영장을 타고 공주의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문 닫아! 화창, 내놔!” 소피아는 놀라면서도 기뻐하며 얼른 문을 닫고 영장이 차고 있는 단총을 빼앗아 등을 겨냥했다.
---「8권 금의환향」중에서
위소보는 손을 호랑이 발톱처럼 하고, 손가락으로 금나수법의 힘을 운용해 붓대를 잡았다. 그러고는 먹물을 잔뜩 묻혀 붓을 들자,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먹물이 종이 위에 떨어졌다. 위소보는 ‘소’ 자 밑에다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다. 그리고 동그라미 아래에 장대 같기도 하고, 편담扁擔 즉 멜대 같기도 한 것을 그린 다음, 다시 지렁이 한 마리가 그 멜대를 뚫고 들어가는 모양을 그렸다.
---「9권 주사위를 던지다」중에서
이때 강 양쪽에서 휙, 휙, 삘리리 하는 대나무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끊겼다가 이어지며 서로 호흡을 맞추는 것 같았다. 그 소리를 듣자 위소보는 이내 얼굴이 환해졌다. “천지회의 신호야!” 서쪽에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쳤다. “위소보! 어서 나와라!”
---「10권 신행백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