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이와사키 치히로는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그림책 작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라는 명성과 함께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메이지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통역강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번역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들로는 이와사키 치히로의 아트북 시리즈와 《행복한 질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