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에게 시는 운명이다. 시인은 죽어서도 시를 쓴다. 천국의 새벽까지 등불을 밝히고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맑고 따뜻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한다. 이 책은 일찍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삶 자체가 한 편의 위대한 시가 된 시인들의 이야기다. 이경록, 박석수, 김용직, 송유하, 기형도, 임홍재! 나와 함께 시의 청춘 시대를 보낸 그들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그대 아름다운 시인의 이름 앞에 그리움의 촛불은 영원히 타오른다.
정호승(시인)
이 글은 무슨 논이나 비평과는 궤를 달리하는 육신적 들숨과 날숨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늘 머뭇거리고 피해가거나 주변을 맴도는 위장된 모습이기 일쑤인 우리의 삶이 이들 시인들의 삶과 시를 통과하고 났을 때 주르륵 알몸으로 흐르는 자유의 눈물 같은 것을 개운하게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비극의 정체가 아니겠는가. 또한 시의 진정성이 아니겠는가.
정진규(시인)
이제는 흙이 되어버렸을 요절 시인들. ‘생의 근친인 죽음 앞에서’ ‘말의 촘촘한 저인망에 걸려 죽어’ 간 그들의 치열했던 생애가 복원되고 있음을. 그들의 작품 세계에 그가 ‘숨’을 불어 넣고 있다는 것을.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할 지난한 일을 해낸 것은 그가 우대식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그로 인해 문학사에서 지워질 뻔한 뛰어난 몇몇 시인들의 작품 세계가 숨을 쉬게 되리라는 것을.
이대흠(시인)
늦게나마 이들을 만나 찬탄과 비탄 금치 못할 삶과 작품을 읽을 수 있었으니, 먼저 간 시인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그들이 남긴 시편에 대해서는 즐거운 마음, 책을 쓴 저자에게는 고마운 마음, 가득하다.
들돌(북로거·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