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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의 지식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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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의 지식인들

김문학 저 / 신성기 | 양문 | 2023년 12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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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140*205*20mm
ISBN13 9788994025995
ISBN10 899402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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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학 동감입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강연한 후, 한 일본인이 “중국인은 왜 세계적 강국으로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데도 세계 문명에 기여하기는커녕 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병원균을 세계에 퍼뜨리나요?”라고 저에게 묻더군요.
위안웨이스 그렇군요. 그 질문에 일리가 있어요. 실제로 사스 이후 중국 신문 보도에 몇 가지 실증적인 데이터가 게재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신화사 인터넷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만성 B형 간염 보균자 수는 1억 3,000만 명에 달하고 30~50%의 환자는 모태 감염이라고 합니다. 광둥성의 감염률은 7~18%(전국은 9.75%)로 여섯 명 중 한 명이 보균자입니다.
중국 신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산출량이 세계의 35%를 차지하는 가운데 전 세계 탄광 사고 사망자 중 중국인 비율은 80%나 된다고 합니다. 그 사망률은 인도의 열 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서른 배, 미국의 무려 100배나 됩니다. 또 중국의 결핵 보균자는 5억 5,000만 명, 즉 중국인의 거의 두 명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대학생 에이즈 환자 수가 일본의 100배이고 당뇨병 환자는 400만 명, 비만증이 3억 명이고, 6억 명이 양치질을 하지 않는다는 데이터도 있어요.
--- p.26

허웨이팡 이 정도의 세계적 대 참사를 초래한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여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초, 첫 확진자가 발견된 이후 2020년 1월 20일 정보 공개에 이르기까지의 두 달 가까이 우한시민들은 바이러스 발생 사실조차 전혀 모르고 이동하거나 먹고 마시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공산당 언론사들이 좋은 소식만 보내는 표면적인 평온 상태 하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모든 사람의 집에 숨어 들어간 것입니다. 사실 2월 15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치우스[求是]〉에 실린 2월 3일자 당 중앙정치국 상무회 담화에서 시진핑이 폐렴 억제에 대해 거듭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적힌 1월 7일 시진핑의 지시에 대해 중국 공산당계 언론은 ‘유중불발(留中不發, 당분간 발표하지 않음)’이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했으니 국민들이 폐렴의 진상을 알 수 있었겠습니까? 시진핑의 담화 중에는 공개할 수 없는 내용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합니다.
한마디로 이번 팬데믹의 근원적 이유는 역시 언론 자유의 결여에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 같은 자유주의 국가라면, TV나 신문 같은 언론이 폐렴의 원인에 관하여 자유롭게 보도하였겠지요. 당연히 정부의 지시 및 허가를 기다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요. 어쨌든 진상 또는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 보도의 자유가 중국에는 완전히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처참하기 짝이 없는 비극이 초래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이번 ‘폐렴(肺炎)’은 어떠한 말도 못하게 한 중국 공산당 체제의 ‘폐언(廢言)’이 원인인 ‘인재’입니다.
--- p.41

허웨이팡 시진핑은 정말로 정부나 당내의 모든 사람을 반부패 투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실제로 가차 없이 많은 거물을 본보기로 삼아 처단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진핑 본인의 지인이나 브레인은 한 명도 그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치적 위상이 높은 자신의 라이벌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 반부패의 진정한 목적이라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인은, 관의 부패에 대해 이미 무감각해진 데다 그들에게는 당연하게도 관료나 정치가를 감독할 자격이나 권력도 없습니다. 체포하기 전에는 우수하고 인민의 영웅인 것처럼 떠들다가 체포된 뒤에는 “아, 사실은 부패한 악당이었구나!”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대중은 처음에는 반부패 투쟁에 쾌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사람들은 “이렇게 부패한 관리가 있다는 것을 보니, 혹시나 중국 관료들은 모두 부패한 것이 아닐까?”라고 의심하기에 이르렀고, 이윽고 반부패는 대중의 실망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 왔습니다. 지금은 반부패는 정치 개혁이 아니라 일종의 쇼라고 생각들 하고 있습니다. 만약 본격적으로 반부패를 실시하였다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관료가 사형되었을 테니까요.
--- p.53

저우샤오정 그렇습니다. 인터넷과 외국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2월 26일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가운데, 감염증을 억제할 수 없으면서도 중국 정부가 갑자기 그런 책을 간행했습니다. 책 제목은 〈대국전역(大國戰疫)〉이었지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끄는 대국이 역병과 싸운다는 매우 통속적인 내용으로, 중국 공산당 수뇌부인 시진핑을 신격화하고 칭찬하는 내용입니다. 당 선전 활동의 첨병인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국무원 신문 담당 공실이 지도하여 몇몇 국영 출판사에서 출판하였습니다.
국영 신화통신의 인터넷판 홍보 기사에 실린 내용을 살펴보면 “시진핑 총서기는 대국의 지도자로서, 인민을 위해 봉사하려는 정신과 사명감, 전략적 선견지명과 탁월한 지도력을 책에서 훌륭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인민이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당 중앙의 지도 아래 일치 단결하여 바이러스와 싸우는 인민 전쟁의 진척 상황과 호전되는 상황을 그렸다. 이 책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와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 제도의 뛰어난 우월성을 잘 표현하였으며, 중국이 어떻게 국제 사회와 협력하여 전 세계 국가와 지역의 공중 위생을 위해 노력을 다하였는지를 밝혔다”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곧바로 쇄도하였는데, “감염 확대를 저지하지도, 이렇게 거대한 재난을 처리하지도 못하면서 수천 명 죽은 자의 뼈가 식지도 않았는데도, 부끄러움도 모른 채 사실을 왜곡하면서 시진핑 개인을 숭배하고 신격화를 서두르는 것은 너무나 미친 짓이지 않은가”라는 반론이었습니다. 이렇게 낮은 수준의 예찬이야말로 ‘위광정’이라는 의상을 입은 쇼라는 것입니다.
--- p.64

김문학 중국 공산당은 정말 나치화되고 있습니까?
저우샤오정 틀림없이 그렇습니다. 현재 상태를 보십시오. 중국은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취하고 있지만 국가사회주의를 독일에서 실천한 사람들이야말로 나치였지 않습니까? 경제는 발전하였다고 하나 독일의 휴머니즘은 죽었습니다. 독일에 그렇게 많은 철학자, 사상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치를 저지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자성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국가사회주의 체제 하의 중국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경제 발전도 이미 흔들리기 시작하였고 사회와 국민의 문명과 도덕 수준은 바닥으로 떨어져버렸습니다. 게다가 중국을 여기까지 엉망으로 만든 중국 공산당은 반성은 고사하고 자화자찬을 할 뿐입니다.
중국은 공산주의 앞의 사회주의 단계에 있다고 중국 공산당은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란 무엇입니까? 공평, 평등, 무계급 사회일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이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가짜 사회주의’ 그 자체입니다. 군사비를 매년 두 자릿수 늘리면서 군국주의와 애국주의를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나치라고 부르지 않고 도대체 다른 어떤 것을 나치라 부르겠습니까?
중국 공산당은 종종 일본을 군국주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요? 일본은 전쟁 후 진심으로 반성하고 진정한 평화의 나라, 자유주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편 중국은 사회주의의 옷을 입은 나치 독일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p.69

저우샤오정 그렇습니다. 일본인의 자질과는 수준이 다릅니다. 중국 공산당에 의한 독재와 전체주의 시스템에 의해 자라난 대다수의 중국인은 정말로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계급 사회이지 않습니까? 지금 중국 사회에는 검은 뱀, 흰 뱀, 안경 뱀(코브라)이라는 세 마리 뱀이 살아 있는 것을 아십니까?
김문학 처음 듣는 말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저우샤오정 검은 뱀은, 검은 법의를 입은 법원(재판소)을 말하는 것이고, 흰 뱀은 흰 가운을 착용한 병원을, 안경 뱀이란 학교 선생님이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으로 교육을 의미합니다.
김문학 재미있는 비유군요.
저우샤오정 이들 세 종류의 뱀은 모두 중국인에게는 벅찬 상대입니다. 법원, 병원, 학교 교육은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인은 괴롭습니다. 바로 뱀에게 당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뱀들은 실생활에서는 피해갈 수 없는 까다로운 존재들입니다.
김문학 중국에서는 재판이 벌어지면 소요되는 비용이 인간 관계를 포함한 엄청난 큰일로 다가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우샤오정 맞습니다. 중국의 사법은 게다가 불공평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검은 뱀’이라고 비난합니다. 또 ‘흰 뱀’, 즉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도 일본과 같이 쉽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줄을 서는 것이 일상이고 약 비용도 상상 이상으로 비쌉니다. 게다가 ‘안경 뱀’, 즉 아이의 교육도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입니다만 비용이 매우 많이 듭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문제가 중국인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일본으로 여행 가서 ‘폭풍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 부유층밖에 없습니다.
--- p.73

김문학 교수님은 무섭지 않습니까?
궈위화 물론 무서워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지식인, 학자로서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 것은 저의 성격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무섭다고 해서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어디까지나 중국 국내에서 발언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국가가 모든 발언 매체를 파괴하더라도 저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을 것입니다. 저에게는 오로지 하나의 길만 있습니다. 즉 할 말은 계속할 거라는 겁니다.
--- p.91

궈위화 맞습니다. 중국은 호적 제도도 문제이지만 원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육체 노동자나 농민을 쉽게 차별해도 되는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현대 21세기에 ‘이등 국민’, ‘삼등 국민’이 존재하는 나라는 중국이나 북한 정도일 것입니다.
얼마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2006년 9월, 중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만약 내세가 있다면 당신은 중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까?”라는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로운데, 무려 70%의 사람이 “내세에는 중국인으로 태어나고 싶지 않다”라고 답하였습니다. 웃긴 것은 20%의 사람이 “현세에서도 중국인이 되고 싶지 않다”라고 대답하였다는 것입니다. “내세에도 중국인이 되고 싶다”라고 대답한 것은 10%에 불과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지극히 간단한 것으로, 중국 사회의 무존엄, 무희망, 무공정이라는 ‘3무(無)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다음 전개된 상황입니다. 원래 해당 인터넷 조사는 일정 기간 계속될 예정이었습니다만, 국가 체제에 너무나도 불리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정부는 기한을 1개월이나 앞당겨 강제로 종료해버렸습니다. 게다가 그 내용도 모두 삭제하였고요. 그리고 다음 날 해당 사이트의 뉴스 주필과 평론 주필이 즉시 해고되었습니다.
--- p.99

옌롄커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국 내 문학계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작가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명한 작가도 현실에 관여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현실에 관여하지 않고도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문학이 완전히 시장에 지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작가가 자신들의 역할을 진심으로 다 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학과 현실의 괴리야말로, 중국은 나라는 크지만, 중국 문학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거의 갖지 못하는 진정한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 p.110

김문학 소장님은 경제학자인 동시에 중국인의 도덕과 국민적인 소질에 대해 일찍부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왜 도덕에 관심을 갖게 되셨습니까?
마오위스 지금 빈곤층을 위해서 발언하는 사람은 많지만 풍요로운 사람을 위해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한편 풍요로운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많은 반면 가난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적지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빈곤층은 약자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대변하면 사회로부터 칭찬을 받게 되지요. 그러나 풍요로운 사람을 위해 발언하는 것은 중국에서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마르크스 이론의 영향으로 풍요로운 사람들은 착취자로 쉽게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풍요로운 사람을 위한 일은 노동 보상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하고 싶어 합니다. 결과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을 위해 발언하고 빈곤한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풍요로운 사람은 물론 성실하게 사업하여 성공한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풍요로운 사람의 이익과 재산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중국인은 오랫동안 가난했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을 적대시하는 심리가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권력 앞에서는 풍요로운 사람도 가난한 사람처럼 괴롭힘을 당하고 착취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철저히 민간 기업과 부유층을 보호하고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당연히 그들이 축적해온 재물도 부정되어서는 안됩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제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 p.138

김문학 제가 관찰한 바로는 빨간불일 때 서둘러 건너는 사람도 특별히 급한 용무는 없는 듯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반대편으로 건너가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면서 천천히 걷고 있었으니까요.
장밍 그렇게 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이지요. 옛날부터 신호를 무시해도 어느 누구도 뭐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국의 도시는 어디든 자동차의 홍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중국인에게 있어서 자동차는 이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유층이 자신의 부를 자랑하기 위한 물건입니다. 청년들은 은행에서 빚을 지는 한이 있더라도 외국에서 만든 고급 자동차를 구입하려 합니다. 벤츠나 BMW 등은 바로 부자의 상징인 것이지요.
그리고 자신에게는 값비싼 물건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맹렬한 속도로 차를 모는 것입니다. 걷고 있는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는, 이른바 안하무인적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김 작가님처럼 선진국 사람들에게는 중국에서 횡단 보도를 건너는 것은 일종의 고통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 p.152

첸리췬 지금 중국은 GDP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어 생활의 질도 향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정신의 빈곤인데, 이것이 물리적인 삶의 질보다 훨씬 큰 문제일 것입니다. 현대 중국의 제도와 문화, 가치를 되돌아보고 국민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해야 합니다. 그 첫째는, 역사적인 경험과 교훈을 통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토대 위에 현실을 되돌아보고 문제점에 대해 반성하는 것, 마지막으로, 그런 일을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체계화된 이론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지식인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은 그러한 새로운 가치관과 새로운 철학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우리 세대에는 역부족이고 실력 또한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세대에 그런 일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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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은 폭망을 피할 수 없다

중국 공산당은 민중 봉기에 이은 내전이나 전쟁 도발과 패전이라는 폭력적 종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른 길이 없다. 이 책 〈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의 지식인들〉은 그 이유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중국에서 태어나 자란 비교문화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저자 김문학은 중국을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을 저주하는 13명의 중국 지식인들과 나눈 얘기를 책으로 엮었다.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의 현실을 증언하는 중국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역사학자 위안웨이스는 코로나가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의 사생아라고 직격하며, 중국인들의 안녕을 위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필수적이라고 절규한다. 법학자 허웨이팡은 중국 공산당이 70여 년 간 ‘위법·불법’인 상태로 의회와 법원 위에 군림하며 언론의 자유가 없다, 그 결과 부정부패을 피할 수 없다고 갈파한다. 해법은 역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다. 사회학자 저우샤오정은 중국 공산당이 사회주의라는 옷을 입은 나치이고, 시진핑의 지능은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정확하게 지적한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인민에 대한 착취와 자연 환경 파괴 때문에 가능했고, 중국 공산당의 선전과 세뇌가 국민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역시 사회학자인 궈위화는 중국의 서민들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든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상대로 훔치고 괴롭히고 학대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경제학자 마오위스는 자유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주창하며 이를 위해 재산의 소유권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외친다.

중국 헌법 제15조는 “국가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시행한다”, 제13조는 “공민의 합법적 사유재산은 불가침이다”라고 규정한다. 싱가포르의 전 수상 리콴유는 2001년 8월, 당시 한나라당 총재였던 이회창과의 면담에서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했다. “(중국의) 공산주의는 표면(facade)에 불과하다. 중국은 사회주의적 공산주의란 표현을 쓰지만 사실상 완전한 자본주의 국가이다. 중국은 사회주의라는 명분하에 공산당의 힘, 영향력, 정당성을 유지하려 한다.” 공산당은 남의 사유재산을 언제든지 빼앗아 제것으로 만드는 조폭, 마피아 집단이다. 사유재산을 보장하지 않는 나라의 경제 성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공산당 간부들을 포함, 돈을 번 자들은 어떻게든 그 돈을 외국으로 빼돌리려 하고, 외국인들도 투자를 기피한다.

법치의 핵심은 사유재산의 보장이다. 중국 공산당은 법치를 할 수 없다. 법치를 한다는 것은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폭압적 권력으로 중국을 이끌어온 중국 공산당이 권력을 포기하면 당이 해체되는 건 물론이고 중국이 해체된다. 1989년 천안문 광장에서 “반관료, 반부패, 청렴한 공산당 만세”를 외치던 수만 명의 시위대를 향해 덩샤오핑은 기관총을 난사하고 탱크로 밀어버리라고 지시했다.

헌법 제1조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명기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중국은 부패와 비효율을 피할 길이 없다. 서방 세계가 중국을 국제 무역 질서에 편입시켜 투자도 하고 시장도 열어준 덕분에 중국은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은 부단히 기술을 훔치고 통일 전선 공작을 펼치면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키워 왔다. 서방 세계는 뒤늦게 중공의 야심을 눈치채고 대응을 시작했다. 국제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간첩을 색출하며 기술 이전을 차단한다.
그 결과 인민의 삶은 더욱 고달파졌고, 공무원들마저 생계를 걱정하게 됐다. 중국 공산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를 비롯해서 세계 모든 나라를 상대로 한 통일 전선 공작에 국부를 낭비한다. 군함을 ‘찍어낸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군비를 확충하며 역시 국부를 낭비한다. 독재와 부패로 인한 인민의 불만을 억누르려 방첩법을 제정, 그나마 버티던 외국인 투자자들을 추방한다.

결국, 중국 공산당은 민중 봉기에 이은 내전이나 전쟁 도발과 패전이라는 폭력적 종말을 피할 길이 없다. 황당한 건, 우리 국회가 이런 현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는 중국 공산당에게 밉보이지 않으려고 몸조심하느라 여념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가치·안보·경제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작년 12월에는 100여 명의 국회의원이 한중의원연맹을 만들었다. 공산당이 국가를 지배하는 중국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의회가 아니라 거수기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의 만행과 침투 공작을 애써 외면하고 ‘의회 교류’를 하겠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에게 포획되었다는 증거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2023년 6월, 도종환 등 민주당 의원 일곱 명은 티베트를 방문, “순수하고 아름다운 신비의 땅 티베트” 운운하며 중국 공산당에게 꼬리를 흔들었다. 같은 해 11월, 한중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21명은 이 엄중한 시기에 소위 ‘의회 교류’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의원은 탈북민 태영호 의원에게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다”라고 조롱했다.
나는 우리 국회의원들이 이 책 〈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의 지식인들〉을 정독하기를 권한다. 다행히 직관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체를 꿰뚫어보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도 이 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보다 확충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중국 공산당의 몰락과 함께 세계 질서가 재편되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이 책을 써 주신 작가 김문학 씨와 흔쾌히 번역해 주신 신성기 대표께 감사드린다. 꾸준히 양서를 출판함으로써 나라를 지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시는 양문출판사 김현중 대표께도 존경을 담아 박수를 드린다.
- 한민호 (파로호(破虜湖)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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