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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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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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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00g | 120*188*30mm
ISBN13 9788991310711
ISBN10 899131071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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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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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와 내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고 문 쪽으로 데리고 가더니
어느새 뉴욕의 거리를 벗어나 캄캄한 밤을 달리고 있는
기차에서 나를 밀어냈다.
그리고 들리는 마지막 말.
“발전을 위해서는 불가능을 시도해야 해.
Fasten your seatbelts. It’s going to be a bumpy night!”
나는 밤하늘 한가운데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리고 눈을 떴다.
--- p. 28

이야기를 잔뜩 안은 채 반짝거리던 극장 건물은 예전의 빛을 잃어 그저 그런 종로의 건물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는 30대가 되었고 사랑에 대한 희망은 점점 애증으로 변했고 꿈이 우습게 여겨지는 현실에 납득하기 시작했고 스스로의 괴팍한 점을 남에게 숨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아직도 종로3가를 지날 때면 마음 한쪽이 전 남친의 깊은 흔적을 마주했을 때처럼 얼얼하다. 옛날 옛적에 잠옷을 입고 깔깔대던 세 청년이 이곳에 있었음을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그 건물과 나, 빛을 잃은 우리 둘뿐일 테니까.
--- p.138~139

그날,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길고 긴 이별의 질펀함에 지쳐 생일 즈음 떠난 여행에서 만난 그는 기적같이 내 삶에 들어왔다. 사람들로 붐비는 역 앞에서 친구의 친구로 소개받은 그가 어린아이 같은 미소로 처음 건넨 말은 ‘안녕’이었다. 그 흔한 한마디 말과 함께 오랜 시간 숨죽이고 있던 무언가가 속에서 그 숨을 뱉어 냈다. 시시껄렁한 농담에 웃고 서로의 힘들었던 순간에 안쓰러워했다. 맥주 몇 잔에 붉어진 얼굴로 우리는 다 같이 공원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꽤 오랜만에 이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름달이 뜬 11월의 어느 날이었다.
--- p.168

그 순간이었다.
그녀가 숨이 멎은 듯 세상이 멈춘 듯 멍하니 서 있는 그 순간,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오늘, 마치 10년 전 그날처럼 그녀는 버스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자꾸 부딪히는 옆 사람들도, 라디오에서 흐르는 어느 아이돌의 음악도, 이촌동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파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세상은 어두워지고 핀 조명은 오직 한곳에 맞춰져 있다. 10년 만이다.
--- p.189

“하지만 너를 생각하면 무한한 애틋함이 있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내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참 이상하다. 여주인공을 아프게 한 이 말이 지금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이제 날 사랑하지 않아?”
내 질문에 아무 말도 못 하던 그가 한동안 밉고 야속했지만, 그렇게 질문하는 나의 눈을 보며 아마도 꽤 오래 아팠을 그에게 말해 주고 싶다.
“무한한 애틋함이 있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아마 내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영화를 혼자 보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 p. 246

왜 그러나 싶어 물어보니, 인터넷에 뜬 나의 기사 제목이 ‘달라진 얼굴’이라는 것이다. 사뭇 웃기고 또 궁금해서 기사를 찾아봤다. 어, 이상하다. 이건 평소 내 얼굴인데, 뭐가 달라졌다는 거지 혼자 낄낄거리며 나도 모르게 휴대전화 액정 속 화면을 위로 올렸다. 두 번째 실수. 아래에 매달린 무수한 댓글을 보고 만 것이다. 좋은 글도 있었지만 돋보기를 가져다 댄 것처럼 내 눈에는 나의 존재를 있는 힘껏 무시하는 글만 확대되어 보였다. 그리고 그 후 며칠 동안, 늦은 밤 불빛에 모여드는 나방 떼처럼 그 글들은 내 머릿속에서 퍼덕거렸다.
--- p. 274

세상에는 분명 나의 스테파니 혹은 스테판이 있다. 외로이 꿈을 꾸는 모든 이들은 결코 혼자가 아닌 것이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그 사람은 나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며 말하기도 전에 이해해 줄 것이다. 지치지 않는 용기를 건네주며 존재 그 자체로 ‘꿈을 꿔도 괜찮아’라고 말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나란히 누워 세상이 멈춘 듯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이미 만난 당신에게는 축하를, 아직 기다리는 당신에게는 행운을!



--- p.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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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배우가 보통 자기 고백적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모하거나 아니면 스타가 되겠다는 욕망이 지나치게 강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소이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이 아이돌 출신 배우가 지난 시절의 한계와 동시에 그것을 딛고 일어서야만 자신의 가능성이 새롭게 열린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여인이 작고 귀여운 용모를 뛰어넘어 매우 주체적이고 진지한 삶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렇듯 흥미로운 아티스트 소이가 부디 연기와 노래, 그리고 글로써 나이 여든까지 내면을 표현해 주었으면 한다.
- 오동진 (영화 평론가)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 내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지만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니다. 열정을 가로막는 무수히 많은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15년 동안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하며 여전히 마음을 불태우고 있는 소이는 지나온 삶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삶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 책에 담고 있다. 무수히 많은 장애물이 우리 앞에 계속 펼쳐져 있다 해도.
- 신연식 (영화감독 《배우는 배우다》 《조류인간》 《내 노래를 들어줘》)

자다 깬 얼굴, 부스스한 머리, 부담스러우리만치 큰 헤드폰, 찢어진 원피스와 바닥에 끌리는 니트, 필요 이상으로 구겨 넣어 이제는 깔창을 뱉어 내기 시작하는 운동화.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버스를 타고 허겁지겁 달려오는- 내 16년 지기 친구 ‘그녀’다. 매번 타인의 음악과 스토리에 감동받던 그녀가 어느덧 자신의 노래와 스토리로 남들에게 감동을 주기 시작했다.
감동은 일상적인 것, 그리고 진심에 있다. 가장 일상적인 것에 늘 진심으로 반응하는 그녀가 써내는 글들이 내게 반가운 이유다.
정려원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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