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뼈대가 없다는 가정 하에, 학생을 돌돌 뭉쳐서 환약처럼 만들거나 케이크처럼 납작하게 누르거나 밧줄처럼 길게 잡아 늘이면 유익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결과가 나온 뒤에 뼈대를 다시 쑤셔 박으면 학생들의 신체에 다양한 불편이 따르리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추론은 훌륭하고 결론도 정당한 것일지 모르지만, 이런 학문은 실제적인 적용성이 결여되어 있다. 근대 경제학은 바로 이와 비슷한 토대 위에 서 있다. 다만 근대 경제학은 인간이 뼈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뼈만으로 되어 있다고 가정하고서 인간의 영혼을 부정한 뒤, 그 토대 위에 진보의 골격 이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개골과 상완골로 재미있는 기하학적 형태를 수없이 조립하고 뼈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여준 뒤, 미립자로 이루어진 이들 구조물 사이에 영혼이 다시 나타나면 얼마나 불편한지를 성공적으로 입증해 보인다.”
―p.53 ‘제1편 명예의 근원’ 중에서
“나는 애정을 단순히 하나의 변칙적인 힘, 평범한 경제학자의 계산을 모조리 무효로 만들어버리는 이상한 힘으로 보고 있다. 경제학자가 이 새로운 요소를 계산에 도입하고 싶어 해도 그들에게는 사실 그 요소를 다룰 능력이 없다. 애정은 경제학의 다른 모든 동기와 조건을 무시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60 ‘제1편 명예의 근원’ 중에서
“모든 노동에 관한 자연스럽고 정당한 제도는, 모든 노동은 정해진 임금률에 따른 보수를 받아야 하지만, 숙련된 노동자는 고용되고 서투른 노동자는 고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못되고 부자연스럽고 파괴적인 노동 제도는 서투른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반값에 제공하는 것이 허용될 때 생겨난다. 그런 노동자는 숙련된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숙련된 노동자가 서투른 노동자와 경쟁하느라 부당한 임금을 받고 일하도록 강요하게 된다.”
―p.67 ‘제1편 명예의 근원’ 중에서
“설교단만이 아니라 시장에도 순교가 존재할 수 있고, 전쟁만이 아니라 장사에도 영웅적인 행위가 존재할 수 있다”
―p.75 ‘제1편 명예의 근원’ 중에서
“‘가장 값싼 시장에서 사고, 가장 비싼 시장에서 팔라’는 상업훈(商業訓)은 국가 경제의 가장 유익한 원칙을 나타낸다는?근대 사상만큼 인간의 지성에 수치스러운 사상은 내가 아는 한 역사에 한 번도 기록된 적이 없다. 가장 값싼 시장에서 사라고? 그건 좋다. 하지만 시장을 싸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집에 불이 난 뒤 숯으로 변한 목재가 잔뜩 쌓여 있다면, 그곳에서는 숯이 쌀지도 모른다.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무너진 길거리에서는 벽돌이 쌀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재와 지진이 국가에 이익이 될 수는 없다. 가장 비싼 시장에서 팔라고? 그것도 좋다. 하지만 시장을 비싸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은 오늘 아주 비싼 값에 빵을 팔았다. 그런데 그 빵을 산 사람은 누구였던가? 마지막 남은 동전을 빵값으로 다 쓰고 이제 다시는 빵을 먹을 필요도 없게 된 빈사 상태의 사람?”
―p.103 ‘제2편 부의 광맥’ 중에서
“인간의 손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황금이 가득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휘두르거나 움켜쥐면, 실제 황금을 소나기처럼 뿌리는 사람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이 황금은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는다. 이 정신적인 힘은 비록 계량할 수는 없지만, 경제학자들도 언젠가는 여기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좋을 것이다.”
―p.105 ‘제2편 부의 광맥’ 중에서
“고용주가 정당하면 그렇게 많은 사람의 노동을 자기 한 사람의 이익에 집중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많은 사람의 마음을 자기 한 사람의 의지에 복종시킬 수도 없다. … 그래서 정의의 작용은 부의 직접적인 힘을 줄일 뿐만 아니라 가난이 주는 최악의 무력감도 없애주는 것이다. 노동자의 운명 전체는 결국 이 중대한 문제에 달려 있다. 수많은 사소한 이해관계들이 때로는 그것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은 모든 이해관계가 여기서 파생한 것들이다.” --- p.136, ‘제3편 대지의 심판자여’ 중에서
“밀(Mill)의 생각에 따르면 유용성과 쾌적성은 교환가치의 근저에 있고, 어떤 물건이 그 두 가지 성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 확인되어야만 비로소 그 물건을 부의 물체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런데 물건의 경제적 유용성은 물건 자체의 성질만이 아니라 그 물건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사용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의 수에도 달려 있는 것이다. … 따라서 모든 물질의 유용성은 하나하나가 그것과 상대적인 인간의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다.” --- p.155, ‘제4편 가치에 따라서’ 중?서
“마술과는 구별되어야 하는 의학, 점성술과는 구별되어야 하는 천문학과 같이 가짜 경제학과는 명백히 구별되어야 하는 진짜 경제학은, 생명을 향해 나아가는 물건을 열망하고 그 때문에 일하도록, 그리고 파멸로 이끄는 물건을 경멸하고 파괴하도록 국민을 가르치는 학문인 것이다.” --- p.162, ‘제4편 가치에 따라서’ 중에서
“생명을 제외하고는 어떤 부도 있을 수 없다. … 이 생명에는 사랑과 환희와 찬탄의 힘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가장 부유한 나라는 최대 다수의 고귀하고 행복한 사람을 양성하는 나라이고, 가장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생명의 기능을 최대한 완벽하게 하여 그 인격과 재산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명에 유익한 영향을 최대한 널리 미치는 사람이다. 이상한 경제학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 이것은 지금까지 존재한 유일한 경제학이고, 앞으로도 다른 경제학은 있을 수 없다,” --- p.196, ‘제4편 가치에 따라서’ 중에서
“…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너에게 준 것과 똑같이 주어질 때가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지상의 서로 반목하는 악한 자와 지친 자들에게도 좁은 가정의 화목보다 더 거룩한 화목이 오고, 평온한 경제가 이루어져, 그곳에서는 악한 자들도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고, 삶에 지친 자들도 휴식을 얻게 될 것이다.”
--- p.214, ‘제4편 가치에 따라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