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한 임금이 있었다. 임금의 어진 통치로 모든 백성들은 굶주리지 않고 항상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어느 날 임금은 자신이 죽고 난 후에도 모든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걱정되었다. 고심 끝에 그는 나라 안의 식견 있는 학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백성들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오라고 명했다.
한 달 후, 학자들은 아주 두꺼운 책자 세권을 임금에게 올리며 말했다.
“폐하, 세상의 지식은 이 세권의 책 안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백성들에게 이것을 읽게 한다면 분명 그들은 근심 없이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임금의 생각은 달랐다. 백성들에겐 그 두꺼운 책을 읽을 여유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임금은 다시 학자들에게 계속 연구하라고 명했다. 학자들은 두 달 동안 그 세권의 책을 한권으로 요약했다. 하지만 임금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 달 후, 학자들은 종이 한 장을 임금에게 올렸다. 임금이 이것을 보고 매우 만족해했다.
이 종이 위에는 단지 한 구절만이 적혀 있었다.
‘세상에 일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복권에 당첨되리라는 망상이나 도박판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헛된 생각은 하지 마라.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망상은 성실하게 노력하려는 마음을 짓밟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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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지금까지 절대다수의 부호들이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부호들 사이에서는 자식들에게 너무 많은 재산을 남겨주지 않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래야만 자식들이 탐닉에 빠져 스스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무능한 사람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실천한 유명한 사람들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주인 빌 게이츠와 주식투자가인 워렌 버핏이 있다.
부호들의 이러한 관념은 아마도 로스차일드가 남긴 교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로스차일드는 모든 재산을 아들인 라파엘에게 남겨주었다. 그러나 라파엘은 유산을 넘겨받은 지 2년 후에 뉴욕의 어느 인도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헤로인 중독이었으며, 그때 그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다.
살아가면서 가장 믿을 만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스스로의 지식, 지혜 그리고 땀이다.
‘다른 이에게 의지해 농사를 지으면 풀뿐이고, 다른 이에게 의지해 밥을 지으면 국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에게 조차 한평생을 의지할 수 없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는 오죽하겠는가?
청나라 말, 국경을 지키는 막료였던 좌종당(左宗棠)은 노령으로 퇴직하여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는 장사(長沙) 지방에 호화로운 집을 지어 자손들에게 물려줄 계획이었다. 그는 집을 짓는 일꾼들이 일을 대충대충 할 것이 걱정되어 직접 지팡이를 짚고 매일같이 나와 공사를 감독하며 여기 저기 만져도 보고 두드려도 보았다. 한 일꾼이 그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어르신, 걱정 마십시오. 전 평생 동안 이런 집을 수도 없이 지어봤습니다. 제 손으로 지은 집은 단 한 번도 하자가 있던 적이 없습니다. 다만 집주인이 바뀌는 일은 종종 있지요.”
좌종당은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는 가버렸다.
총명한 신하로 알려져 있던 임칙서(林則徐)의 이야기는 모든 이들이 배울 만 하다.
“자손이 나와 같다면 돈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현명하더라도 돈이 많으면 그 지향하는 바에 해가 될 것이다. 자손이 나와 같지 않다면 돈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어리석으면서 돈이 많으면 그 과실(過失)이 많아질 것이다.”
자신이 떠나면 자식들이 살 수 없을 거라 여기지 마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사람만이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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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늙은 벌목공이 초보 벌목공 릭에게 벌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이번에 벨 나무의 옆에는 호화로운 저택이, 다른 한 쪽에는 창고가 있었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저택이나 창고를 덮친다면 큰일이었다.
릭은 잔뜩 긴장된 얼굴로 늙은 벌목공을 쳐다보았다. 늙은 벌목공은 저택과 창고 사이에 줄을 하나 그었다. 그리로 나무를 쓰러뜨리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끼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힘과 기술만으로 나무를 베어야 했다. 늙은 벌목공이 도끼를 쳐들더니 나무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나무 밑동의 1미터쯤 되는 곳이 정확히 움푹 파였다.
약 30분쯤 지났을까. 나무는 과연 땅 위에 그어놓은 선 위로 털썩 쓰러졌다. 릭이 감탄하며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쓰러뜨릴 수 있었는지 물었지만 늙은 벌목공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베어진 거목은 한 나절도 되지 않아 가지런한 목재로 탈바꿈했고 잔가지들은 땔감이 되었다.
도끼를 짊어지고 자리를 떠나려는데 늙은 벌목공이 그제야 한 마디 했다.
“오늘은 운이 좋았네. 바람이 없었거든. 항상 바람을 조심해야 하네.”
릭은 이 말에 담긴 속뜻을 몇 년 후 한 사람이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직후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심장이식수술은 예상보다 훨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수술 후 환자의 회복속도도 매우 빨랐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증세가 생기더니 환자는 손을 쓸 겨를도 없이 사망하고 말았다. 부검 결과 환자의 사망원인은 뜻밖에도 다리에 난 경미한 상처였다. 상처를 통해 감염된 세균이 폐로 침투해 전체 폐기능이 상실된 것이었다.
릭의 눈앞에 늙은 벌목공의 얼굴이 오버랩 되어 나타났다.
“언제나 바람을 조심해야 하네.”
늙은 벌목공의 목소리가 귓가를 쟁쟁하게 울렸다. 아주 간단한 일, 간단한 이치라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심장이식환자의 죽음은 우리에게 ‘공든 탑도 개미구멍 하나에 무너질 수 있다’는 간단한 이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작은 상처가 목숨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일에서 성공을 거둔 후 사람들은 대부분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으쓱이지만, 릭은 늘 거울 속의 자기 얼굴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한다.
“이번엔 운이 좋아서 바람을 만나지 않았어.”
작은 구멍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하더라도 자만심에 빠지지 말라. 그건 단지 운이 좋아서 바람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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