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경제질서의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시장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장에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이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장에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어서 시장경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국가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하여 1981년 4월 1일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을 시행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시행된 지 40년이 지난 경제질서의 기본법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을 통하여 우리나라 경제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경제는 1960년대 이래 정부주도에 의한 불균형성장정책에 힘입어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거듭하여 바야흐로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소수 재벌 중심의 독과점적 시장구조의 고착화로 인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만연하고,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갑을관계로 인한 폐해가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국가는 각종 불공정한 거래관행을 시정하여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들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1985년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은 우리나라의 경제질서에 관한 기본적인 법률이기 때문에 기업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매우 중요한 법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법률은 다양한 경제활동에서 제기되는 경쟁제한과 불공정거래의 문제를 일정한 기준이나 절차에 따라 규율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준이 매우 추상적이거나 애매할 뿐만 아니라 그 절차가 까다롭고 수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난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반 기업인들은 물론이고 아마 경제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법률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실무상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하여 마련된 책이다. 공저자는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관련분야에 종사해 온 실무가들이다. 김준하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22년간 공정거래위원회에 재직하면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분야의 법집행과 정책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가진 법집행의 실무가이고, 김형석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14년간 공정거래 관련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을 가진 법률전문가이다. 두 사람은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의 집행과 관련된 공정위의 주요사례들과 법원의 판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 이를 알기 쉽게 풀이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실무해설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 하에서 기업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인들이 그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는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관련 분쟁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실제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기업활동의 원활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의 실효성 제고를 통하여 우리나라 경쟁질서와 공정거래질서의 확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끝으로 이 책이 관련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에게 널리 활용됨으로써 그동안 좋은 책을 저술하느라 많은 수고를 한 저자들에게도 큰 보람과 격려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서울대 명예교수)
존경하는 김준하 전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과 김형석 변호사가 함께 실무가들을 위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책을 출간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김준하 전 국장은 제37회 행정고시 이후 22년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하면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에 관하여 통찰력을 키워온 최고의 실무가입니다. 사무관 시절부터 직접 사건조사에 임하고 신고인 내지 피해자들과 고민과 아픔을 공유하는 한편, 피심인 및 대형로펌 변호사들과 치열한 논쟁을 펼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실무가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위치에 섰습니다. 특히 경제전문가로서 경제학적 분석을 결합하는 능력은 공정거래사건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주변에서 찾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김형석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오랜 법조실무경험 외에 경남공정거래법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이 분야 전문지식과 소양을 갈고 닦아온 공정거래 전문변호사입니다.
공정거래법이나 하도급법은 법조문과 관련 판례가 방대할 뿐 아니라 전문규제당국의 일차적 권한이 막강합니다. 따라서 그 내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사건 단계별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법조 외에 공정거래위원회 실무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최고의 공정거래위원회 실무전문가와 변호사가 만나 규제당국과 법조계의 이론과 사례들을 한 도가니에 녹여낸 이 책을 낸 것은 우리나라 실무계에 단비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종래 교수들이 출간해온 전문서들이 추상적 이론이나 법조문 해설, 그리고 법원 판례 등에 치우쳐 현장에서 벌어지는 복잡다기한 사례에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과 달리, 기업 간 분쟁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부터 법원 판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쟁과 사건을 다루는 실무가들이 직접 참조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입니다. 법조문에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규정을 더하고 법원 판례에 공정거래위원회 심결례까지 종합하여 법규정과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해결방향까지 시사함으로써, 현장의 실무가들이 유사한 사례에서 곧바로 해결의 단서를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은 인상 깊습니다.
이 책이 기업의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준수노력을 증대시키고 분쟁을 해결하는 등 공정거래질서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고 적극 추천합니다.
-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경쟁법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