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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교수 크리스 페리의 빌어먹을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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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교수 크리스 페리의 빌어먹을 양자역학

: 양자물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헛소리를 물리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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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44g | 135*210*16mm
ISBN13 9788934946014
ISBN10 8934946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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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은 지금까지 발명된 과학이론 중 무엇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정확한 이론이다. 양자물리학 덕분에 우리는 물질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심지어 원자를 차곡차곡 쌓아서 우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양자물리학 덕분에 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고, 망원경 너머 저 먼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우주의 일생만큼의 긴 시간 동안 오차가 1초도 나지 않는 시계도 만들 수 있다. 레이저, 의학용 스캐너, 그리고 당신이 인터넷으로 이 책을 훔쳐오는 데 사용한 컴퓨터도 다 양자물리학 덕분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양자물리학은 진짜 끝내준다. 할 수만 있다면 양자물리학하고 결혼하고 싶을 정도다.
--- p.12

에너지. 우리 주변은 에너지로 가득하다. 우리 안에도 있다. 에너지는 우주의 생명력이며, 우리를 우주와 묶어준다. 우리는 양자의 실로 시공간의 구조 속에 엮여 들어가 있다. 우아, 겁나 심오한 얘기다. 아니, 그냥 헛소리인가? 이런 허접한 이야기에 빠져든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내가 그 환상을 좀 깨뜨려야겠다. 이것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과학자들은 적법하고 유용한 방식으로 ‘에너지’라는 단어를 쓰는 반면, 사기꾼은 당신의 돈을 노리고 이 단어를 사용한다. 양자 에너지는 실제로 존재한다. (...) 다만 당신이 생각하는 그것이 아닐 뿐이다.
--- p.21-22

아이의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고, 당신은 정신줄을 내려놓... 아니지... 물리학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동안 아이의 에너지는 운동에너지가 되었다가 퍼텐셜에너지가 되기를 반복한다. 학생 시절 과학수업에서 배웠던 주문 같은 법칙을 기억할 것이다. ‘에너지는 절대 만들어지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훌륭한 과학적 개념의 본질이다. 과학적 개념은 무언가 복잡한 것을 가져다가 단순하게 만들어놓는다.
--- p.33-34

실제 제품들을 보면 양자 에너지가 깃들어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제일 흔하다. 어떤 제품은 사용해도 아무런 해가 없다. ‘양자’ 크리스털이 당신에게 긍정적인 양자적 분위기를 전달해준다나. 여기까지는 해로울 것이 없다. 우리는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모래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조금 짜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죽을 일은 없다. 하지만 밥 대신 모래를 먹는다면 문제가 생긴다. 당신이 전통적인 약물, 음식, 혹은 기타 기본 필수품 대신 ‘양자 에너지’ 제품을 이용한다면 양자처럼 당신 목숨도 신속하게 연속성을 마무리하고 불연속적인 상태로 들어갈 것이다.
일례로 지금은 미국에서 판매가 금지된 양자 엑스로이드의식 인터페이스Quantum Xrroid Consciousness Interface라는 장치를 예로 들어보자(진짜로 있는 제품이다).
--- p.42-43

양자 에너지는 우리에게 더 긍정적인 것들도 제공해주었다. ‘양자 도약quantum leap’ 같은 용어가 그 사례다. (...) 이런 표현이 더 많아져야 한다. 햇살을 받을 때 피부에 느껴지는 따듯한 느낌을 의미하는 말로 ‘광합성스러운photosynthetic’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어떨까? 싫다고? 마음에 안 든다고? 상관없다. 나는 이미 사용 중이다.
--- p.48

고전물리학에는 파동과 입자가 존재하지만 이 둘은 별개의 것이다. 반면 양자물리학에서는 모든 것이 파동 같은 행동과 입자 같은 행동을 둘 다 나타낸다.
--- p.75

대중문화에서만 심리적인 관찰자 효과가 양자물리학의 관찰자 효과와 혼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사회과학자들도 양자물리학 열풍에 편승하고 있다. 이 점을 분명히 하자. 양자물리학은 인간의 행동이나 느낌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 p.116

양자 철학은 아주 큰 비즈니스다. 서문에서 대중 양자물리학 서적 목록에 나왔던 제목들이 기억나는가? 이런 물리학자들 중에는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허세와 가식이 가득한 말을 쏟아내어 많은 돈을 벌어들인 사람도 있다. 이들은 의식, 자유의지 등 자기가 개인적으로 믿고 싶어 하는 내용을 불확정성 원리가 증명해준다고 말할 것이다. 이 정도면 정말 철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울고 싶어질 지경이다.
--- p.118

물론 중첩은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매일 중첩을 이용한다. 나는 중첩을 공학적인 문제를 푸는 데 사용한다.
--- p.125

디랙이 이 개념을 ‘중첩’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바람에 망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이제 이 개념은 영원히 중첩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것이다. ‘중첩’보다는 ‘겹치기’가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중첩은 양자물리학 방정식의 해를 함께 더하면 새로운 해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말한다. 즉, A와 B 모두 어떤 물리학적 문제의 해라면 ½A+½B도 해가 되고, 여기서 ½A+½B를 중첩이라고 부른다.
--- p.132-133

중첩이라는 개념은 항상 오용되고 있다. 서로 정반대이고 분명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두 가지 비슷한 개념을 끌어다가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 ‘양자 중첩 때문에 이 두 가지는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더 똑똑해 보이고 싶으면 이것을 ‘역설’이라 부르면 된다. 내가 방금 지어낸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 나는 사랑에 빠진 것 같아.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확신하지 못하겠어. 이것은 마치 슈뢰딩거의 관계 같아. 사랑하면서 동시에 사랑하지 않는 거야.
- 내게 필요한 것은 모두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못 살 거 같아. 내 은행 계좌는 슈뢰딩거의 계좌야. 나는 부자이면서 동시에 가난해.
- 책을 다 읽었지만 그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이것은 슈뢰딩거의 책이야. 읽었으면서 동시에 읽지 않았어.
놀랍지 않은가? 내 장담하는데 당신은 분명 감명을 받은 동시에 감명 받지 않았을 것이다.
--- p.143

물리학자들이 확신을 가지고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진정한 실재를 다루는 모형과 이론 안에서의 실재의 모습이다. 우리도 진정한 실재에 절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p.168

과학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다. 그런 과학에는 사실 ‘과학만능주의(scientism)’라는 이름이 따로 있다. 과학만능주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사실 자신이 믿는 것에 따라 자신을 분류하는 사람은 그런 믿음을 악용하는 사람에게 쉽게 속을 수 있다. 반면 진정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특정한 무언가를 믿을 필요는 없다. 사실 진정한 과학은 새로운 논증과 증거에 비추어 자신의 믿음을 끊임없이 평가할 것을 요구한다. 과학자의 믿음은 사실상 언제나 일시적인 것이다.
--- p.182

이런 질문만 봐도 양자물리학에 관한 관찰과 수학 뒤에 자리 잡고 있는 어떤 실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닐스 보어는 이런 종류의 질문을 던지는 것조차 부적절하며, 실험에서 관찰되는 것 너머의 양자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반실재론적인 관점은 닥치고 계산이나 하라는 충고, 혹은 요구로 요약된다.
--- p.195

헛소리를 정의할 때의 문제는 무엇을 헛소리로 볼 것인지가 헛소리꾼의 의도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 기대면 간결하고 실용적인 정의를 얻을 수 있다. 즉, 헛소리는 사람을 기만하는 비진실deceptive nontruth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이 꼭 거짓이란 얘기는 아니다. 거짓말이라는 것은 거짓을 말하는 자가 사실은 진실을 알고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헛소리꾼은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양자 헛소리꾼은 양자물리학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도 모르는 것이 거의 분명하다. 진실을 모르니 거짓말도 할 수 없다. 그들은 그저 양자물리학의 전문용어를 사용하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뿐이다.
--- p.249-250

내 말의 요점은 아마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똥하고 싸우면 결국 똥을 온통 뒤집어쓰게 된다. 이건 정말 무의미한 일이다. 사실 이것저것 신경 써가면서 헛소리라고 욕하느니 차라리 그냥 무시하는 것이 낫다. 면도날 얘기가 나온 김에 말하자면 이것은 히친스의 면도날Hitchens’s razor이라고 한다. 이것은 한마디로 증거도 없이 주장한 내용은 증거 없이 묵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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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물리학과 유머감각은 상호 배타적이다. 쉽게 말해, 물리학에 진지할수록 유머감각이 떨어지기 쉽고, 반대로 유머감각이 뛰어날수록 물리학에 진지하기 힘들다. 양자역학적으로 다시 말하면 물리학과 유머감각 사이에는 일종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가 작동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크리스 페리 교수는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삶과 죽음이라는 불가능한 중첩상태로 존재하듯 진지한 물리학자와 뛰어난 유머감각의 소유자라는 불가능한 중첩상태로 존재한다. 아차, 페리 교수가 이와 같이 양자역학을 아무 데나 갖다 붙이는 양자 헛소리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는데…

한마디 변명을 하자면, 이 책은 양자 헛소리가 아닌 진짜 양자역학을 나름 진지하게, 그러나 매우 유쾌하게 배울 수 있는 아주 신기한 경험을 제공한다. 다만, 그 결과로 이 책을 읽은 이들이 저절로 양자 농담을 하게 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
- 박권 (고등과학원 물리학 교수,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저자)
크리스 페리는 ‘양자’ 치료법을 파는 돌팔이와 사기꾼들을 쫓으며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지독한 경멸을 보낸다. 정직한 독자들은 독설에 흥미를 느낄 것이며 그 과정에서 과학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이론에 관한 사실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 채드 오젤 (뉴욕 유니언 칼리지 교수, 《1초의 탄생》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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