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미래에서 왔다. 미래를 살아갈 사람이다. 그러므로 어린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부모는 항상 고려해야 한다. 정리하면, 지금으로부터 30~50년 후를 생각하며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아이가 한참 사회생활을 할 2050년대를 생각해 보자.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도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휴대폰은 여전히 있을까? 그때를 대비해 어떤 언어를 가르쳐야 할까? 환경 위기는 해결되었을까? 인구 감소 문제는?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 그 알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갈 아이를 현재의 생각으로 재단하고 양육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러니 아닐까?
--- p.25
‘꾀부리다’의 표준국어대사전의 뜻은 ‘일의 어려운 부분이나 책임을 살살 피하여 자기에게 이롭게만 하다.’이다. 잘 생각해 보자. 어른이 아닌, 아이가 꾀부린다는 건 어딘가 어려운 데가 있다는 것이고, 피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뜻이다. 또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본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꾀부린다고 호통치기 이전에 아이가 뭔가 새로운 것을 궁리하는 중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창의력의 씨앗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칭찬해 주면 어떨까 한다.
--- p.40
괴짜 할아버지가 ‘아싸’의 길을 닦아 놓을 테니, 우리 아이들은 마음껏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밝혀 가면 좋겠다. 다행히도 다양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이 뛰놀 만큼 세상은 넓고,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아싸!’는 좋은 일이나 행복한 일이 있을 때 기쁨에 취해 내는 감탄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앞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아싸!’들이 많은 세상을 꿈꾼다.
--- p.72
스스로 질문하게 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게 된다. 이 과정은 마치 기초를 탄탄하게 만든 창의력 아파트를 짓는 일과도 같다. 1층에 반복적인 생각이, 2층에 그 생각들로 발달된 뇌세포 회로가, 3층에 그 회로로 만들어진 습관이, 4층엔 습관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질문이, 5층에는 비로소 이들로 만들어진 창의력이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 p.84~85
지금 이 순간, 당장, 내 아이를 세상의 기준에 줄 세워 다그칠 필요는 없다. 사람은 저마다 각자 능력이 발현되는 시기가 다르다. 세상도 시시각각 바뀐다. 그 변화 속에서 능력이 발현되는 시기는 무척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 순간은 부모가 이 세상을 떠난 뒤일지도 모른다.
--- p.125
부모가 원하는 장래 직업은 이미 정해진 답이 있는 객관식 문제와도 같다. 미래에는 부모가 낸 사지선다형 문제 속에 답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새로운 직업이 생기기도 하고, 각광받는 직업이 없어지기도 하면서 직업의 세계는 변하고 또 변한다는 얘기이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을 요구하는 건 아이의 가능성을 좁히는 일이다. 그보다는 아이가 집중하는 일, 재미있어하는 일, 잘하는 일, 금방 시간을 보내는 일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재미가 특기가 되고 장기가 되도록 칭찬해 주자.
--- p.133
지금까지는 정해진 답을 빨리 찾아내는 아이가 성적이 우수한 시대를 살았다. 하지만 이 시대는 머지않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곧 다가올 미래는 정해진 답 자체가 없는 시대이다. 결국엔 탐구력이 넘치고 창의력 있는 괴짜, 4차원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AI와 경쟁하며 살게 될 미래에는 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탑재하지 않고서는 AI를 이기지 못한다.
--- p.141
인간다움 또한 더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리 차원 높은 기능을 탑재해도 AI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결정과 선택은 결국 인간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AI 시대에는 우리 아이가 남이 정한 미래 아래 조연으로 살아가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 p.208~209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겁니다.” 나는 총장 취임식에서 이런 말을 던져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는 필요하고, 일단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문제는 학생들이 오로지 공부에만 너무 열심히 몰두한다는 데 있다.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느라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 p.214
대부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였다. 당대에는 비웃음을 당했던 것들이 상상에 상상이 거듭되면서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존 수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시답잖은 수업에서 뭘 얻을 수 있겠느냐며 비웃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 똑똑한 천재들을 다 모아 두고 엉뚱한 수업을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정 자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믿었다. 이제껏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상상을 하면서 틀 안에 박혀 사고하던 생각들이 테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생각의 틀을 벗어던지는 것이 오늘과 다른 미래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러한 틀을 벗기 위해서 나는 텔레비전을 뒤집어 놓고 보는 것이다.
--- p.238~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