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으로 생각할 때, 이런 물리적인 수의 이름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하계의 수를 예로 들어 보자. 별들이 우글우글한 은하에서 1만 번째로 가장 가까운 별이 어떤 별인지 어떻게 결정할 수 있겠는가? 얼마나 큰 암석부터 항성이라고 불러야 하겠는가? <생명>이라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이와 같은 문제는 말이 많다. 은하계의 수에 관한 또 한 가지 사실은, 우리는 우리의 태양계가 정말로 단일 항성계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어떤 과학자들은 우리의 태양이 연성계를 이루는 항성 중 하나이며, 나머지 항성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네메시스라고 알려진 물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네메시스는 약 2천만 년마다 지구 가까이로 접근하는 것 같다. 네메시스가 마지막으로 나타난 때에는, 지구에 운석 비가 내리고 빙하기가 시작되었으며, 공룡이 멸종했다. 이 이야기는 단지 이론일 뿐이다. 하지만 이 이론으로 인하여 우리의 은하계의 수가 6으로 시작하는지 7로 시작하는지에 대해 학신할 수 없게 되었다! 만약 우리가 첫번째 숫자를 정할 수 없다면, 이런 수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믿을 만한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을 할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은하계의 수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하계의 수는 정보의 바다 저 멀리에서 어떤 정보의 패턴으로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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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세계로부터 간단한 형태를 추출함으로써 시작된다. 비록 현실에 대해 더 좋은 모형을 만들기 위해 이러한 형태들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흔히 생기지만 말이다. 기하학의 초기 단계에서는, 사람들이 구와 정육면체 같은 간단한 형태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대충 말해서 지구는 구이다. 대략, 방의 형태는 늘어난 정육면체이다. 수평선은 대략적으로 직선이다. 때때로 세계는 그 복잡함을 무시한 채 이런 간단한 수학적인 형태만으로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
간단한 형태의 좋은 점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늘어난 정육면체의 체적 구하기는 가단한 반명(길이 곱하기 높이 곱하기 넓이), 실제 방의 체적을 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실제 방은 모서리들이 직각으로 꺽이지 않았다는 점, 벽이 천장이 만나는 변이 완전히 직선이 아니라는 점, 울퉁불퉁한 벽이 완전한 평면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물리적인 공간은 다소 <휘어져> 있기 때문에 진정한 유클리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 고려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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