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하지? 희정이는 글과 그림으로 일기를 열심히 남겼대. 그리고 내 친구 정훈이! 정훈이는 사진 일기와 영상 일기를 성실히 남겼대. 정훈이는 어렸을 때부터 사진과 영상 찍는 것을 좋아해서, 초등학생 때부터 있었던 중요한 일들이 사진과 영상으로 다 남아 있다나?
나는 어렸을 적의 기록이나 추억이 남아 있는 이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졌어. 나도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 쓰기를 좀 열심히 할걸. 그랬다면 나도, 빛나는 그 추억들과 함께일 텐데. 나의 고민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희정이가 나에게 말했어.
“성실하게 일기를 써 달라고 부탁하는 일기장을 만들어서 초등학생 때의 너에게 보내는 건 어때?”라고. 나는 깜짝 놀라, “일단 일기장을 만든다고 쳐. 그런데 어떻게 일기장을 과거의 나에게 보낸다는 거야?!”라고 말했어.
나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고 말했지. 일기장을 문방구나 서점의 눈에 띄는 곳에 두어 네가 발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선생님의 추천이나 부모님의 선물을 통해서나, 어떻게든! 내가 꼭 과거의 너에게 일기장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말했지.
희정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고민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든 좋은 방법을 찾아냈거든. 그래서 나도 희정이의 말을 믿고, 너에게 추억을 찾아 주는 이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 거지.
--- p.14
일기를 쓸 때 자세하게 쓰는 것도 중요해. 자세하게 써야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 수 있잖아. 자세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겪은 일을 차례대로 정리할 줄 알아야 해. 겪은 일을 차례대로 정리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듯이 마음속으로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먼저 겪은 일, 그다음 겪은 일, 그리고 그다음 겪은 일이 무엇인지 차례대로 떠올려 마음속으로 이야기해 보는 거지. 일기 쓰기 전, 떠올린 것들을 간단히 메모해 두는 것도 좋아. 예를 들면, 친구의 생일 파티에 놀러 갔던 일을 일기로 쓰기 전, 겪은 일을 차례대로 떠올려 보는 거야(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려 보는 거지).
--- p.43
날씨: 비가 후드득후드득, 후
20XX년 7월 1일 월요일 날씨: 비가 후드득후드득, 후덥지근
〈숙영이를 소개합니다〉
내 친구 숙영이를 소개합니다. 숙영이는 제가 8살 때 같은 반이 되어 알게 된 친구입니다. 저는 숙영이를 착한 애로 보고 있습니다. 숙영이는 제가 아플 때 “괜찮아?” 하고 물어봐 주거나 보건실에 같이 가 주기때문입니다. 숙영이는 와플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숙영이와 주말에 만나면 와플을 사 먹을 때가 많습니다. 숙영이의 취미는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가수는 방탄소년단이라고 합니다. 숙영이가 노래를 들려 줘서 저도 몇 곡 들어 봤는데 노래가 정말 좋았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같이 콘서트에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저는 숙영이가 제 친구라서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숙영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 p.60
관찰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낼 때는, 관찰 대상 외의 다른 사물은 그리지 않고 관찰 대상만을 사실적으로 나타내야 해. 전체 크기가 얼마인지, 부분의 크기가 얼마인지, 자로 측정해 써넣는 것도 좋아. 관찰한 것을 글로도 자세히 나타내고 말이야. 관찰 대상에 대해 정기적으로 관찰 일기를 써서, 그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좋아. 나는 어렸을 때, 강낭콩이 자라는 모습을 사흘에 한 번 관찰 일기로 쓴 적이 있어. 관찰 일기를 열심히 썼더니, 지금도 강낭콩의 한살이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네.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기록하는 재미를 너도 느껴 봤으면 좋겠어. 그럼, 관찰 일기의 예시를 보여 줄게.
--- p.126
직접 요리를 해 본 적이 있니? 요리하는 과정을 담은 요리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재미있단다. 요리 일기를 쓸 때,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같이 써 두는 것도 좋아. 그러면, 나중에도 그 기록을 보고 다시 그 음식을 만들 수 있잖아. ‘우리 집 볶음밥’, ‘우리 집 김밥’, ‘우리 집 카레’, ‘우리 집 떡볶이’ 등은, 집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 음식들이지. 요리 일기를 잘 남겨 두면, 나중에도 추억의 그 음식들을 다시 만들어서 맛볼 수 있게 되지. 요리 일기를 쓸 때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요리하는 방법을 여쭈어보고,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쓰면 좋아. 그럼 ‘우리 집의 손맛’이 오래도록 전해질 거야. 물론, 네가 새롭게 도전하는 방법으로 요리하고 일기를 쓰는 것도 좋고 말이야. 요리를 해 보고 고쳐야 할 점을 써 보면, 요리 실력도 점점 늘어나겠지? 그럼, 요리 일기의 예시를 보여 줄게.
--- p.184
부모님들께서는 영원할 것 같던 어린 시절을 체감해 본 동시에 초등학교 6년이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를 잘 알고 계신 분들입니다. 아이에게는 영원에 가까울 그 시간 동안, 아이의 기록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세요. 편지를 써서 일기장에 붙여주거나 사진이나 영상을 잔뜩 같이 찍어 주세요. 우리에게는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니, 너무 힘들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할 때가 어느새 오겠지요. 내가 아이보다 먼저 태어난 만큼, 아이는 내가 없는 시간을 나를 추억하며 보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 가족이 같이 보낸 소중한 시간에 대한 기록은 아이에게 평생의 보물이 될 거예요. 때때로 꺼내 보며 내가 받은 사랑을 기억해 내고 힘낼 수 있을 거고요.
이 모든 기록을, 아이가 기록을 충분히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잘 지켜 주세요. 주변 친구들을 살펴보니, 부모님들께서 기록을 소중히 여긴 친구들만이 유년 시절의 일기장을 갖고 있더군요. 이 책을 읽으신 부모님들께서는, 아이의 일기장을 미래로 보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 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