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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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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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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388g | 146*210*16mm
ISBN13 9791186900864
ISBN10 1186900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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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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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를 들여다보면 마치 미지의 영역에 발을 내디뎌 보물을 찾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피부를 절개하고 근육을 벌려서 내장을 찾아내는 작업은 박물학과도 비슷하다. 박물학은 자연 전체를 살펴보면서 그 내부를 자세히 관찰하여 지식을 쌓아나가는 학문이다. 해부학도 박물학처럼 인체를 관찰하여 자연의 신비를 밝히고, 미개척지를 찾아 나설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학생들도 그 과정에서 지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직접 인체를 해부할 수는 없으니, 조금은 무섭더라도 이 책을 통해 자기 몸속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여러분이 마치 탐험을 떠나듯이 인체를 해부하는 방법과 그 내용을 속속들이 안내해주고자 한다. 분명 인체의 신비뿐만 아니라 생명의 존엄을 실감할 수 있는 귀중한 탐험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인체 지도를 따라서 보물 탐험을 떠나보자.
---「머리말」중에서

뇌사는 의학적으로 인간의 죽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가족이 뇌사 상태에 빠지더라도 심장이 뛰고 체온이 느껴지면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는 심장이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만 할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일 것이다. 즉 인간의 몸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해부를 실습할 때 심장을 적출해보면 심장은 그저 혈액을 보내는 근육 주머니일 뿐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이처럼 해당 장기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심장의 움직임이 그저 혈액을 보내는 기능만 할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따라서 해부를 실습함으로써 인체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길러나가게 된다.
---「본격적인 해부 실습에 들어가다」중에서

해부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위와 싸워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습이 후반에 접어들어 머리를 해부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돌변한다. 지금까지 해부해왔던 대상이 사실은 한 인간이라는 것을 강렬히 실감하게 된다. 특히 얼굴을 해부할 때 이 사실을 가장 통감하게 된다. 시신의 얼굴은 실습 중에는 계속 복면으로 가려두었다가 머리를 해부할 때 처음으로 벗겨낸다. 그때 돌연 고인의 표정과 대면하게 된다. 이미 해부가 끝난 목 아랫부분을 플란넬 천으로 가리고 얼굴만 보이게 하면, 지금까지 자기가 해부했던 대상이 갑자기 한 인간의 모습으로 바뀐다. 플란넬 천을 걷어서 목 아랫부분과 얼굴을 함께 보게 되면, 마치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사람처럼 마음을 진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얼굴 해부 작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서서히 그 마음도 진정되어간다. 피부를 벗겨내면 다시 해부 대상의 인체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때 고인의 시신이 단순히 해부 대상이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항상 의식하면서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해부 대상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중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혈액이 체내를 순환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갈레노스는 우리와 똑같은 심장과 혈관을 보고도 전혀 달리 생각했다. 해부를 하다 보면 동맥·정맥·신경을 볼 수 있는데, 갈레노스는 그 안으로 혈액이 흘러 체내를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액체를 운반하는 관이라고 생각했다. 물체가 서로 붙어 있으면 진동이 전달되고 전선이 이어져 있으면 전기가 통하듯이, 체내에도 관이 연결되어 있으면 체액으로 영혼이 전달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갈레노스는 왜 동맥혈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 이유는 동맥을 만져보면 맥박이 두근두근 뛰는데, 이를 영혼이 깃든 증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맥혈의 일부가 뇌의 아랫부분과 연결되어 있고, 이뇌의 아랫부분에서 코로 들어온 외부 영혼이 지적인 작용을 하는 신경액이 나온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신경액이 뇌 내부의 빈곳에 머물며 뇌의 작용을 준비하는 동시에 말초신경을 통해 전신으로 전달되어, 자유자재로 움직이거나 감각을 느낀다고 생각했다. 갈레노스가 생각한 인체 체제는 전반적으로 해부학적 소견을 도입하여, 무심코 믿어버릴 만큼 훌륭한 체제라 할 수 있다.
---「고대 로마의 해부학자」중에서

인간의 가느다란 목은 무거운 머리를 지탱해야 하므로, 피로가 쉽게 쌓이고 어깨 결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차라리 목이 무거운 머리를 든든히 받칠 수 있도록 두껍고 단단한 뼈대 용기에 둘러싸인다면 어떨까? 만약 목이 앞선 세 개의 뼈대 용기처럼 고정되어서 목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뒤에서 누가 불렀을 때 고개를 돌려 돌아볼 수 없게 된다. 물론 몸 전체를 돌려서 뒤를 돌아볼 수는 있지만, 목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히 불편한 일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부위는 배다. 뼈대 용기가 배를 감싼다면 장이 움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잠잘 때 몸을 뒤척일 수도 없다. 잠을 자면서 몸을 뒤척이려면 상반신과 하반신을 틀어서 몸의 방향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또 배를 움직이지 못하면 자고 난 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한다. 위를 보고 누운 상태에서 배를 고정한 후 몸을 굽히지 않고 일어날 수는 없다. 이렇듯 우리 몸은 안락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능적인 형태를 띤 셈이다.
---「생각과 다르게 생긴 우리 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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