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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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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 그나저나, 핀란드는 시나몬 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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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00g | 128*188*14mm
ISBN13 9791190582520
ISBN10 119058252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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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지키다가 도망갈 데가 없어지기도 한다. 오셀로와도 비슷하지 않을까.
비행기에서 했던 오셀로 게임. 상대의 공격이 무서워서 비에만 치중하다가는 외려 자신의 돌에 가로막혀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그러면 좀처럼 만회하기가 힘들다.
지킨다는 건 뭘까.
누군가를 싫어하거나 미워하고 싶지 않다는 회피와 비슷할까. 길을 걸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 p.36

십 대나 이십 대의 해외여행과 중년 이후의 해외여행. 확실히 다르다고 느낀다. 여행에서 체험한 일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거나, 여행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 일은 갈수록 드물어진다. 물론 지금은 지금대로 즐겁지만, 뭔가를 잃어버리는 것은 역시 쓸쓸하다.
밤에는 비가 조금 내렸다.
--- p.37

기온 18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반소매부터 가죽점퍼까지, 실로 각양각색이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는 자유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나는 긴소매 티셔츠에 얇은 울 카디건. 팔을 크게 흔들며 포석이 깔린 거리를 걷는다.
--- p.79

키아스마 국립현대미술관을 둘러보고, 트램을 타고 카페 ‘엔게르’로 향한다. 점심으로 채소 버거를 느지감치 먹었으니 저녁은 홍차와 디저트로 가볍게 마무리한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었다. 당근 케이크와 루이보스 티. 잠시 독서 시간이다. 여행지에서 또 책 속 세계로 떠나는 호강스런 한때.
한참 만에 얼굴을 드니 창밖에 헬싱키 대성당이 보인다. 특등석이다. 독서와 관광과 티타임을 한꺼번에 누려보았다.
--- p.112

해가 저문다.
밖에서 옅은 주홍색 빛이 흘러들어온다.
이곳에 있는 누구나가 그림 속 사람들처럼 보인다.여행을 떠나면 왠지 평소보다 자주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지금, 여기서 마주 앉아 웃는 사람들도 언젠가 죽는다. 다들,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이 순간을 즐긴다.
이를테면 내가 오래오래 살다가, 천천히 죽음을 맞는 순간이 온다면, 침대 위에서 오늘을 떠올릴까. 헬싱키 거리를 거닐던 무렵 나는 씽씽했지, 하면서 창밖을 바라볼까.
나는 아직 여기 있는데. 씽씽하게 여기 있는데. 어째서인지 미래에서 현재를 그리워한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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