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변화가 몰아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타이밍을 잘못 잡았거나, 가격 선택이 좋지 못한 거래를 한 투자자라면 현재 큰 손실을 보고 있거나, 눈물을 머금고 손실을 확정해야 했을 것입니다. 운 좋게 지난 2년간의 가격 거품을 잘 피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이런 위기를 맞닥뜨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부동산시장 역시 자산시장의 하나로 금리나 물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타이밍을 잘 잡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아파트 시세가 50%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가격 전략 역시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 p.9~10
우리가 입지가치 분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입지가치는 입지의 4대 요소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입지 분석의 기본입니다. 만약 개별 요소가 변한다면 입지가치도 당연히 달라집니다. 즉 입지가치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위례신도시는 입지가치 4대 요소 중에서 교통과 교육 부분에서 서울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라도 대중교통이 개선된다면 생활 편의성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겠죠. 그리고 이런 변화는 입지가치가 상승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대로 도심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것보다 자연환경 속에서 살고 싶어 하는 트렌드가 형성된다면 입지적 요소의 변화가 없더라도 사람들의 선호가 바뀌면서 입지가치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거고요.
특정 입지가 다른 지역보다 더 선호되는 이유를 분석할 때 이런 4대 요소를 바탕으로 하면 매우 유용하니 잘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 p.75~76
기업의 가치는 주로 이익에 기반하여 평가됩니다. 그러나 기업의 가격인 주가는 단순히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거시경제적 변수들(예를 들어 금리나 경제성장률 등)에 따라 변동합니다. 즉, 기업의 가격인 주가는 이익과 다른 변수들의 영향을 받아 변동하지만, 기업의 가치는 여전히 이익을 중심으로 평가됩니다. 만약 금리가 낮아지면,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기술주를 떠올려보세요) 결국에는 이익이 증가해야 그 주가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은 가치보다는 가격에 더 영향받습니다. 왜냐하면 가격은 눈에 보이고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택도 비슷합니다. 주택가격 역시 여러 요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 대출이나 금리와 같은 유동성 환경, 경기와 같은 거시경제적 변수 등이 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변수들은 주택의 가격 변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주택의 가치는 사실 임대료를 기반으로 결정됩니다.
--- p.116~117
숨어 있는 기회를 잘 찾아내려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그리고 월세가격의 추이를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또 각 아파트 단지의 전월세전환율과 시도의 전월세전환율, 월세나 전세의 추이와 매매의 추이, 그 배수 등을 토대로 간략히 가치평가 하는 방법을 활용해서 앞으로 부동산시장에서 방향을 찾는 나침반으로 잘 활용해야 합니다.
--- p.217
이렇게 지역별 전세가 배율과 특정 단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해당 단지가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는 간단히 점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의 경우 2.0배, 전국은 1.7배를 고평가·저평가·적정가의 기준으로 삼고, 모니터링하거나 필터링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시세 추종 전략이 아니라, 가치평가 전략으로 주택시장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 p.247
사실 이 책은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본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바로 관점의 변화입니다. 수학자 조던 엘렌버그Jordan Ellenberg는 자신의 책 『틀리지 않는 법』에서 “한 수를 다른 수로 나누는 것은 단순한 연산일 뿐, 무엇을 무엇으로 나눠야 할지를 알아내는 것이야말로 수학”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준이 달라지면, 다른 세상이 보이는 법입니다. 지금부터는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전세가율을 보지 말고, 전세가격을 기준으로 매매가격을 평가해보기 바랍니다.
--- p.251
사실 가치평가는 99.9%의 완벽한 정확도를 위해서 어마어마한 모델링을 만들거나 슈퍼컴퓨터를 쓰기보다, 90% 수준에서 빠르게 암산하여 당장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슈퍼컴퓨터가 필요한 가치평가 방식이라면 그것은 대중에게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식 애널리스트들이 목표 주가를 산정하기 위해서 슈퍼컴퓨터를 돌리지는 않는 것처럼 과도하게 어려운 가치평가 방법은 지양해야 합니다.
--- p.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