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유학(또는 유교)이라고 하면 대부분 충효니 조상 숭배니 하는 단어를 떠올린다. 아울러 유학은 보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봉건 시대의 산물이어서 현대에는 걸맞지 않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유학의 일면임은 물론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덕의 회복을 주장하면서 유교적 가족 윤리를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아직도 무언가 현대 사회에서 기능할 면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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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은 당시 현실의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의 비리를 비판하는데서 출발했다. 삼정의 문란, 곤궁에 처한 백성들의 삶, 붕당 정치의 폐해, 관료 체제의 부패, 불공평한 과거 제도, 치안의 문란, 국방의 미비, 낙후한 생산 기술, 비생산적인 양반층의 허식, 백성들의 권리의식과 마찰하는 신분제도 등등이 실학자에게 문제의식을 안긴 계기 였음은 그들의 저술에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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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사회 변동이 가속화되어 전체 사회의 양적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철학 연구 또한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이게 되었다. 서양 철학의 다양한 조류를 수입하거나 훈고 또는 해석하던데서 나아가 한국 철학을 새로운 토대 위에서 재검토하고 서양철학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도모하려는 철학적 노력이 경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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