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바로잡는 근본
오형(五刑)을 집행할 때 각각 그 죄명에 합당하면 죄인이 원망하지 않고 선량한 사람이 놀라지 않으니, 이런 것을 ‘형벌’이라 한다.
백성을 덕으로 바로잡고 위엄으로 복종시키고 무(武)로 억누르고 문(文)으로 꾸며주며, 반드시 그 명령을 엄하게 하면 백성이 그것을 받들어 따르니, 이런 것을 ‘정령(政令)’이라 한다. 사계절의 순환처럼 어긋나지 않고, 뭇 별처럼 불변하고,뭇……불변하고:뭇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항상 일정하게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밤낮과 음양(陰陽)처럼 일정하고, 해와 달처럼 밝은 것을 ‘법’이라 한다. 사랑하고 낳아주고 길러주고 성장하게 하며, 백성을 이롭게 해도 덕으로 여기지 않아 세상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것을 ‘덕’이라 한다.
고맙게 여김도 원망함도 없고, 좋아함도 싫어함도 없고, 만물이 근본으로 삼고 음양이 하나의 법도로 삼는 것, 이런 것을 ‘도’라고 한다.
---「제43편 〈정 正〉」중에서
사적 감정을 배제한 법에 의한 통치
군주에게는 세 가지 형태의 통치술이 있다. 무릇 사람을 사랑하여도 사적으로 상을 내리지 않고, 사람을 미워하여도 사적으로 벌을 가하지 않으며, 의례(儀禮)를 두고 법을 설치하여 일정한 법도에 의해 상과 벌을 재량하고 판단하는 자는 ‘최상의 군주[上主]’이다.
사람을 사랑하면 사적으로 상을 내리고, 사람을 미워하면 사적으로 벌을 가하며, 대신들의 충고를 물리치고 좌우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며 오로지 자신의 마음에 의해 판단하는 자는 ‘보통의 군주[中主]’이다.
신하들 가운데 사랑하는 자가 있으면 사적으로 상을 내리고, 미워하는 자가 있으면 사적으로 벌을 가하며, 공법(公法)을 물리치고 정교(政敎)의 바름을 감소시키며, 편애하는 대신의 말만 듣는 자는 ‘위태로운 군주[危主]’이다.
---「제45편 〈임법 任法〉중에서 -
상은 후하게, 벌은 무겁게
상이 두텁지 않으면 백성들은 이롭게 여기지 않고, 금령이 엄하지 않으면 사악한 사람이 두려워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롭게 여기지 않는 상을 설치하고 백성들을 부리려고 하면 백성들은 힘을 다하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는 금령을 세우고 금지하려고 하면 사악한 사람들이 그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법을 펼치고 명령을 내려도 백성들은 따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이 사람들을 장려하기에 부족하면 백성을 쓸 수 없고, 형벌이 두려워할 만하지 않으면 사나운 사람들이 쉽게 금령을 범하게 된다.
---「제47편 〈정세 正世〉」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