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하게 바뀐 표지 위에 문방사우가 있습니다. 붓, 먹, 벼루가 캐릭터로 살아나 종이 한 장을 마는데, 본문으로 들어가면서 드디어 한지돌이 캐릭터가 만들어져 우리에게 재밌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지돌이는 자기와 친구들 소개를 마친 다음, 종이가 없던 선사시대와 역사 시대 기록 매체의 발달을 보여 주면서 자연스럽게 종이의 발명 과정도 알려 줍니다. 그러고는 우리 전통 한지를 만드는 방법을 순서대로 설명해 줍니다. 닥나무를 베고, 찌고, 껍질을 벗겨서 다시 삶고 씻고 두드리고 물에 푼 다음 뜨고 말리기까지……. 크게 다섯 단계로 구분해서 본 한지 만들기 다음에는 한지의 채광, 통풍, 보온성 등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 줍니다. 한 장 한 장 한지 만드는 과정이 쉽고 명료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한지돌이는 자기가 팔방미인인양 제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쓰고 그리는 건 기본이고 겹겹이 붙여서 만들면 옷장, 찻상 등이 되고, 배배 꼬아 만들면 신발, 베개 항아리까지 된다고 말입니다. 방에서 쓰는 물건들부터 집에서 쓰는 물건들까지 마치 변신하는 듯한 우리 전통 한지 공예품을 꼼꼼한 그림으로 다양하게 담아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흥겨운 놀이를 할 때 풍물패 고깔 위의 예쁜 꽃술도 되고, 오르락내리락 제기도, 또 하늘을 나는 연도 되는 한지를 만나 보세요.
우리 선조들의 생활에서 쓰임새가 많았던 한지는 지금도 전등갓, 책, 엽서, 벽지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서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해설에 붙인 한지를 직접 만져 보면서 한지의 부드러움과 숨결도 느껴 보세요. 이 책을 통해 기록 매체로써 우수함을 넘어 선조들의 생활에 유용했던, 그리고 지금 우리의 곁에서 자리하고 있는 한지 문화까지 두루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