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태상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종교학과 졸업 런던대학에서 철학과 법학 수학 The Korea Herald/The Korea Times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뉴욕주 법원행정처 별정직공무원 법정통역관 덕해서관(한국古書 및 출판물 해외 수출업) 경영 미주판 세계일보칼럼 '人間萬事' '가슴 뛰는 대로 살자' 연재 미주판 조선일보칼럼 '아빠가 딸에게 주는 편지' 연재
음주하는 곳에서도 도인을 만날 수 있고 가무하는 곳에서도 신선을 만날 수 있으니 고아(高雅)할지라도 범속(凡俗)을 떠날 수 없어 세속에 처하되 세속에 물들지 말아야 한다. 부귀하면 남들이 나를 받드나 그것은 내 부귀를 받드는 것이고 빈천하면 나를 멸시하나 그것은 내 빈천함을 멸시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나를 받드는 것도 멸시하는 것도 아니니 좋아할 것도 언짢아할 것도 아니다. 부귀공명 다 허례허식 허세요 허상이니 얻어도 기뻐하지 말고 잃어도 걱정하지 말라. 유심정토(唯心淨土)는 속맘 마음씨 마음자리에 있으니. 애오라지 배알부터 추스르고 볼 일이다. - 배알부터 추스르고 볼일 244쪽
그렇다면 연애 한 번 못 해보고 사느니 비록 거듭 거듭 실연만 당할지언정 수없이 여러 번 사랑을 해보고 한 여자, 한 남자와 한 번 결혼해서 백년해로하는 것도 좋겠고 부러워할 만한 일이지만 하게 되면 두 번, 세 번 다른 여자, 다른 남자와 결혼해보는 것도 결코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그리고 ‘무자식 상팔자’라고 앓느니 죽지 말고, 내 자식, 남의 자식 가릴 것 없이 여러 자식 정성껏 키우고 뒷바라지 해 보는 것이 그 더욱 바람직하고 보람 있지 않을까. 한 마을, 한 도시, 한 지방, 한 나라에서만 사는 것보다 타향살이 타국생활 해보는 것이, 늘 같은 한 계절만 있는 상하(常夏)의 열대지방이나 늘 꽁꽁 얼어붙어 있는 북극 또는 남극 지대에서만 사는 것보다 사시사철 골고루 있는 곳에서 인생의 춘하추동 다 겪으면서 제 가족, 제 동족, 제 인종끼리만 어울리지 말고 다른 사람과도 어울려 살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다시 말해 ‘팔자가 센 것’이 약하거나 미미(微微) 흐리멍텅 뜨듯미지근한 것보다 더 좋지 않을까. 찰 땐 차고 뜨거울 땐 뜨거워야지. 극과 극은 통한다 하지 않던가. 그러고 보면 세상에 버릴 것, 마다할 것, 피할 것 하나 없지 않나. 그 어떤 운명과 신수가 기다리든 올 테면 다 와보라지. 모든 것 다 환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