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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윈터스 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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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상] 윈터스 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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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608쪽 | 760g | 140*210*35mm
ISBN13 9791185051413
ISBN10 1185051414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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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감싼 그 하얀 덩어리, 안갯속을 지나는 바람처럼 쉬익 소리를 내며 도저히 가늠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우리 곁을 지나치고, 차갑고 반짝이며 넓게 펼쳐진, 엔진에서 솟아나는 증기의 흐름이나 실패에서 풀려나오는 면사처럼 굴러가고 뒤집히는 그 하얀 장벽. 바로 그것 때문이다. 눈이라도 멀게 할 듯한, 그치지 않는 소리의 하얀 그물처럼 무자비하게 우리를 지나쳐 흘러간다……. 흘러가는 동안 그 구름 덩어리는 새하얀 소용돌이의 깊고 둥근 눈동자나 다름없는, 거울처럼 부드럽고 맑은 공기의 호수를 드러내 보여준다.
그 호수의 밑바닥에 바로 뉴욕이 자리해 있다. 우리가 서 있는 엄청나게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면 그것은 너무도 작고 멀어 보이지만, 도시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극히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다. 도시는 딱정벌레보다 작아 보일 때조차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추락하고 있다. 너무도 빠르고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이 추락은, 우리가 다른 시간대의 고요 속에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새로운 생명을 가져다줄 것이다. 완전한 고요 속에서 녹고 있는 하나의 틀 속으로 다시 흘러 내려가는 동안, 우리는 겨울의 색채를 띤 장면과 마주하게 된다. 그 색채는 매우 강렬하며, 어서 들어오라고 우리를 부른다.---pp.11~12

전 우주를 통틀어 펄리 솜즈의 사진은 단 한 장밖에 없었다. 그것은 펄리가 다섯 명의 경찰과 함께 있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네 명의 경찰이 각각 팔 다리를 하나씩 잡고 나머지 한 명은 머리를 붙들고 있었다. 그들은 펄리를 큰 대 자로 의자에 앉힌 후 가슴과 허리를 의자에 단단히 붙잡아 맸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얼굴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흑백사진인데도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의 목구멍에서 울려 나오는 고함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의 뒤에 서 있는 덩치가 산만 한 경찰은 사진의 대상이 되는 자의 얼굴을 카메라 쪽에 고정시키는 데 몹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분명했다. 펄리의 머리채와 턱수염을 움켜쥔 모양새가 마치 온몸을 뒤트는 독사라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섬광분이 팬 속에서 번쩍일 때, 발버둥의 여파로 세워놓은 코트걸이가 왼쪽으로 쓰러지며 2시를 가리키는 화려하게 장식된 시곗바늘처럼 사진 속에 영원히 그 흔적을 남겼다. 물론 사진에 찍힌 다음에는 바닥에 쓰러져 부상을 입었다. 펄리 솜즈는 사진에 찍히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의 눈은 레이저 광선이나 흰색 다이아몬드처럼 보였다.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을 정도로 하얗고 투명하고 은빛이었다. 사람들은 “펄리 솜즈가 눈을 뜨면, 꼭 전등을 켠 것 같다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입꼬리에서 귀까지 올라가는 흉터가 하나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피부가 날카로운 칼로 깊고 예리하게 잘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펄리 솜즈의 흉터는 차가운 상아색 필라멘트로 덮인 하얀 홈통처럼 보였다. 이 흉터는 네 살 때부터 그와 함께했다. 아들의 목을 따려다가 실패한 그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선물이었다.---pp.38~39

그는 단지 피터 레이크일 뿐이고, 베버리를 만나게 되리라는, 전혀 복잡하지 않은 기대를 품고 말을 타고 아이작 펜의 집으로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슬레이트 욕조에서 목욕을 마친 후 모퀸에 가기 위해 옷을 차려입을 것이다. 그는 이른 겨울 차량들의 불빛을 헤치며 빠르게 달려갔다. 헐떡이는 말들과 증기 구름, 놋쇠 등이 달린 래커 칠을 한 마차, 그리고 마르고 차가운 눈발을 이리저리 피하며 나아갔다. 애산설의 걸음걸이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그를 타고 가는 일은 마치 아무 소음도 없는 채찍을 타고 가거나 바다 한가운데 솟아 있는 물살의 비탈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피터 레이크와 베버리는 앞으로 벌어질지도 모를 위험을 모두 무시하고 모퀸에 갈 예정이었다. 고여 있던 물을 휩쓸어 버리며 만 위로 달려드는 거대한 파도처럼 새해가 그들을 향해 굴러오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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