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옛날 이야기 하나 해줄까? 에헴, 옛날 옛날에 말이지. 한 임금님이 살았는데, 이 임금님한테는 큰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어. 무슨 걱정거리냐고? 글쎄, 임금님 귀가 날마다 자라나지 뭐야. 하룻밤 자고 나면 이만큼, 또 하룻밤 자고 나면 이만큼. 그래서 당나귀 귀처럼 길게 자랐대. 그러니 임금님은 자나깨나 걱정이지....
--- p.3-6
그런데 그 때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어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 숲에서'스스스.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스스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이런 소리가 나는 거야. 한 사람이 듣고,두 사람이 듣고.... 마침내는 임금님도 듣게 되었지. 임금님은 몹시 화가 나서,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려라.' 하고 발을 동동 굴렀어. 대나무를 모두 베고 나니까 아무 소리도 안 나더래. 그게 끝이냐고? 아니,아니. 그 자리에 산초나무가 자라나서, 바람이 불 때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싸그락,싸그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싸그락,싸그락.' 하는 소리를 내더래. 임금님은 산초나무도 베어버리라고했지. 하하.그럼 뭐해?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건 온 나라 백성들이 다 알게 되었는 걸.
--- p.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