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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회빈 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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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회빈 강씨

: 소현세자 부인

[ EPUB ]
김용상 | 멜론 | 2014년 04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9 리뷰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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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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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9417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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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용상
광주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30여 년간 신문사에서 취재기자, 편집국장, 편집인으로 일했다. 추리소설을 써오다 이번에 첫 역사소설을 냈다. 그동안 펴낸 추리물은 [살인자의 가면무도회] [살인비즈니스의 법칙] [늑대들의 안식일] [백색 미모사의 공포] 등 장편 6권과 중단편집 [여자] 등이다. 1999년에는 [살인자의 가면무도회]로 제15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지금은 우리나라 역사 연구에 빠져 역사소설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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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소 신료들은 농사짓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사코 반대했다. 청 황실에 맞설 힘도, 대안도 없으면서 모두가 흥분하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하지만 빈궁은 농사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도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알았다. 이미 저들은 지난봄에 채소를 갈아 먹으라며 남문 밖에 30일 갈이의 남새밭을 떼어주었다. 그때도 관소 사람들은 한사코 마다했지만 저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관소는 할 수 없이 남새밭을 가꿨다. 저들은 이미 지난봄부터 관소로 하여금 농사를 짓게 하려고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날이 지나도록 대다수 신료들은 농사 이야기만 나오면 연신 앞 짧은 소리로 구두덜거렸다. 하지만 이것을 좋은 기회라고 여기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빈궁이었다. 빈궁은 그렇잖아도 세자를 도울 길이 없을까 궁리하던 참이었다. 청국에 잡혀 와서 조정을 대신해 양국 간의 현안을 해결하느라 노심초사하는 세자를 위해 빈궁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현재 관소 살림을 챙기고 무역으로 돈을 버는 것이 다였다. 마침 그때 청국이 농사를 지으라고 강권한 것이다. 그 순간 빈궁은 ‘이거야말로 물 본 기러기요, 꽃 본 나비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빈궁! 그…… 그게 도대체 무슨 말씀이오? 빈궁이 장사를 해보겠다, 그런 말씀이오?”
“그렇습니다, 저하. 볼모로 잡혀와 사는 마당에 세자빈입네 하고 거처에 들어앉아 책이나 읽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하께선 무도한 저들의 겁박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계신데, 소첩이 여자라고 해서 아무 짓도 안하고 구경만 할 수는 없습니다. 범부의 아낙들도 남편을 위해 힘껏 내조하는 법인데, 이루 다 표현하기 어려운 만난의 고생을 하고 계시는 저하를 어찌 제가 두 손을 묶어둔 채 멀거니 지켜보고만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빈궁! 어떻게 빈궁이 장사를…….”
“저하! 장사, 장사 하지 마십시오. 그저 단순히 이문이나 챙기자는 게 아닙니다. 각 지역간에 필요한 물건을 고루 나눠 먼 곳의 특산물도 언제든 쉽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민생에 도움을 주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저하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우리가 심양성에 처음 들어오던 날, 점포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모두 놀랐습니다. 어디 성 안팎뿐입니까? 청나라 방방곡곡에는 밥과 술, 말과 꼴 등 나그네에게 필요한 물품을 갖춘 점포들이 널렸잖습니까! 우리나라에도 그 편리한 점포 제도를 정착시켜나가려면 먼저 경험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방안도 찾아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세상에는 조선과 중국, 왜국 그리고 몇몇 오랑캐 나라와 색목인들만 사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빈궁도 알고 있었다. 저 넓은 바다 건너엔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다르고 먹는 것과 입는 것도 다른 나라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수진이 손가락으로 지도를 짚어가며 설명해준 세상은 그동안 빈궁이 상상하던 것보다 훨씬 더 넓었다. 그 널따란 세상 곳곳에 다양한 인종들이 여러 모습으로 살고 있다니 놀랍기만 했다. 버선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은 조선이 너무나 작아 보인 것도 충격이었다.
“조선의 위정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빈궁은 아득한 눈으로 세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세상이 이처럼 넓고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 말입니까? 아마 조야를 막론하고 잘 모를 것입니다. 설사 알더라도 ‘그깟 오랑캐들에 대해 알아서 뭘 하겠느냐, 어버이나라 명나라만 잘 모시면 된다’고 하지 않을까요?”
세자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 말을 듣고 빈궁은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곳간을 열었다. 그리고 신료들을 모아 은자를 쥐여주며 그 사람들을 공속해 오라고 일렀다.
“내가 사대부들의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돈을 모은 것은 이런 때 쓰려고 한 것입니다. 저들이 속가를 아무리 비싸게 불러도 개의치 말고 반드시 살려내 데려오십시오.”
하긴 백성들이 한두 사람도 아니고 서른여섯이나 죽게 생겼는데 누군들 보고만 있으랴.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목숨부터 구하고 봐야 했다.
다음 날, 다행히도 강계 사람 서른여섯 명 모두를 속환하는데 성공했다는 전갈이 왔다. 그 전갈을 받고 서너 시각이 지나 서른여섯 명 모두가 관소에 도착했다.
그들은 아직도 반쯤 넋이 나간 상태였다. 꼼짝없이 죽게 됐다고만 들었을 뿐 극적으로 살아난 것은 아직 모르고 있으니 그럴만도 했다. 지금 자기들이 서 있는 곳이 어딘지, 왜 여기 와 있는지도 몰랐다. 눈치 빠르다고 자부하던 몇 사람은 여기서 죽게 되나 보다, 그렇게 넘겨짚었다.
한참 뒤 이들은 청국 관원들로부터 자신들을 넘겨받은 사람들이 조선 관복 차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제서야 지푸라기를 잡은 심정으로 여기저기 흘끔거리며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한 관원이 나서서, 이곳은 심양관이며 세자빈께서 돈을 내어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셨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도 그들은 한동안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서로를 끌어안은 채 목 놓아 울었다.

땟국으로 얼룩진 명수의 볼에서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다른 관비가 보았다. 그는 명수의 눈을 막으려고 자신의 치마폭으로 그를 감싸 안았다.
“야, 야…… 명수야! 가자, 저리로 가자니께…….”
하지만 명수는 손길을 뿌리치고 제 아비어미가 매질 당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았다. 처음 한동안은 아이고, 어쿠쿠 하며 비명을 질러내던 아비어미는 곤장질이 서른 대를 넘어서면서 비명도 잦아들었다. 혼절한 것이다.

그때서야 현감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매질도 끝이 났다. 머뭇거리던 관노들이 주섬주섬 다가가 형틀에 묶인 이들의 손과 발을 풀었다. 그중 두 사람은 널브러진 이들을 업고 명수네가 기거하는 방으로 내달렸다.
그때까지도 명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피투성이가 된 아비어미의 처참한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야, 야…… 이게 무슨 일이고…… 이 피 좀 보소.”
곁에 섰던 관비가 치맛자락 끝으로 명수의 입가를 훔치자 시뻘건 피가 묻어나왔다. 앙다문 입술이 찢어진 것이다.

몇 달 동안 그 망할 놈의 노예시장에는 청인들에게 잡혀온 조선 백성 50여 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른바 매물로 나왔다. 일꾼이나 밤에 품을 여자가 필요한 청인들은 짐승이나 농기구를 고르듯 피로인의 옷을 벗겨 이리저리 살폈고, 밀고 당기며 흥정을 하다 사고팔았다. 농사나 허드렛일을 시킬 남자 노예를 고르는 자들은 나이와 골격, 건강상태를 살피고, 여자 노예를 찾는 자들은 얼굴이 예뻐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엉덩이가 크고 탄탄해야 아기를 잘 낳는다며 하체 골격을 유심히 살폈다.
노예시장이 문을 열고 10여 일 뒤부터는 조선 백성들이 몰려들었다. 청군에게 끌려간 가족을 찾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온 백성들이었다. 그들은 살던 집이나 논밭을 팔아 어렵게 돈을 마련해 와서 노예시장을 뒤졌다.

“마마. 저희 무사 100여 명이 집 주위에 포진해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마마를 모시고 이 길로 마포로 갈 것입니다. 거기서 배를 타고 청나라로 갈 수 있게 모든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강빈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아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아니, 무사는 뭐고, 청나라는 또 무슨 말이냐?”
“마마를 이대로 돌아가시게 할 수는 없습니다.”
“안 된다. 그리하면 안 된다.”
낭랑하고 다부진 음성이었다. 눈빛에는 일말의 흔들림도 없었다. 수진은 당황했다.
“마마, 이럴 수는 없습니다. 저희를 따르소서.”
“아니다. 이젠 좀 쉬고 싶구나. 난 너무 지쳤어…….”
수진이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았다. 금방 눈물이 쏟아졌다.
“울지 마라. 나를 위해 애써준 것은 고맙지만 나는 조선의 세자빈이다. 내 한목숨 구하자고 적국으로 도망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 또 능양군의 눈을 피해 여기저기로 도망 다니는 것도 구차스러운 일……. 나는 이제 지하로 가서 아버님과 세자 저하를 만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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