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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의 나라
eBook

푸른 용의 나라

: 용 사냥꾼, 여왕, 그리고 민주주의

[ EPUB ]
이희준 저 / 1210목유 그림 | 초봄책방 | 2024년 06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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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5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3.4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2만자, 약 2.7만 단어, A4 약 52쪽?
ISBN13 979119850304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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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혁의 가문은 대대로 용 전문가이자 용 사냥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민혁의 부모님까지가 그랬다. 민혁은 용을 본 적도 없었고 용에 관심도 없었다.
용을 본 적이 없는 건 민혁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용은 까마득한 옛날에 멸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님은 세상 어딘가에 아직도 살아 있는 용이 있으리라 믿으며 평생 용을 찾아다녔다.
비록 용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부모님은 용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민혁의 가문이 까마득히 먼 옛날부터 용을 연구하고 사냥해 왔기 때문에 용에 대한 지식은 가문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다.
용이 사라졌기 때문에 용 사냥꾼 역시 오랜 옛날에 사라졌다. 그러니 이 시대에서 민혁의 부모님은 아마 세상에 남아 있는 유일한 용 사냥꾼이었을 것이다. 비록 용을 한 마리라도 잡기는커녕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용 사냥꾼이라고 할 수 있을지 민혁은 의문이었지만 말이다.
--- 「계약」 중에서

민혁은 기둥에 새겨진 용을 보자마자 자신이 제대로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그는 배낭을 내려놓고 배낭에서 화살통을 꺼냈다. 그리고 허리띠에 검은색 피리를 꽂은 뒤 왼손에는 활을 들고 오른손에는 화살통, 어깨에는 배낭을 메고 다시 앞으로 향했다.
공간이 워낙 광활해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바닥은 단단한 대리석이었고 사방이 트여 있어 딱히 길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민혁은 그저 무작정 앞으로 걸어갔다.
민혁은 사방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에서 갑자기 용이 나타날지 알 수 없었다. 용이 움직일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민혁은 알지 못했다. 어쩌면 용은 거대한 몸집에 비해 별다른 소리 없이 움직일지도 모른다. 용은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날 수 있는 동물이었으니 말이다.
한참을 걸어가자 저 멀리 작은 산 같은 게 보였다. 민혁은 그쪽을 향해 계속 걸어갔다. 걸어갈수록 산이 커졌다. 어느 정도 가까워진 순간 민혁은 제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그것은 산이 아니었다.
웅크리고 있는 용이었다.
--- 「푸른달」 중에서

민혁은 옆자리에 앉은 여왕에게 고개를 돌렸다. 여왕은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말없이 밖을 보고 있었다. 민혁은 그녀가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지 상상이라도 해봤을까 궁금했다. 그나마 민혁은 서민으로 태어나 서민으로 살다 하루 동안 궁전의 화려함을 경험해 본 게 전부였지만, 여왕은 궁전에서 태어나 평생을 왕으로 살다 하루아침에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 충격이 얼마나 클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민혁은 처음으로 여왕이 불쌍해졌다. 군부가 반란을 일으킨 후 계속 상황을 벗어날 궁리만 하느라 잊고 있었지만, 이렇게 몇 시간 동안 버스 좌석에 앉아 있게 되자 비로소 여왕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그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도 결국에는 민혁과 동갑인 소녀일 뿐이었다.
--- 「조건」 중에서

“좋습니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왕정의 정당성을 부정하시는데, 그렇다면 민주정을 설립해야 할 정당성은 무엇입니까?”
“국가란 모든 국민의 합이니까 국가 권력 역시 모든 국민이 나눠 가져야 해.”
“왜 그렇죠?”
“그게 당연한 것 아니겠나? 국가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집단이야. 그렇게 거대한 집단을 다스릴 의사 결정권을 단 한 사람이 모두 갖는다는 게 말이 되나? 자네가 국민 전체를 창조했다면 모를까, 아니 설령 창조했다고 해도 혼자 국가 전체의 권력을 독점할 자격은 없어. 왜냐하면 통치자의 명령은 국가 구성원 전체의 인생과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일세. 그렇다면 자신의 인생과 운명에 대한 통제권을 각각의 구성원이 결정해야지, 그것을 어떻게 한 인간이 좌우한단 말인가? 그건 공평하고 정의로운 일이 아닐세. 설령 만물을 창조한 신이라 할지라도 그럴 자격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길 터인데, 자네는 심지어 신도 아니지 않은가?”
여왕은 여전히 매서운 눈빛으로 용을 쏘아봤다. 용의 커다란 검은 눈은 그 눈빛을 그대로 받아치며 여왕을 응시했다. 민혁이 보기에 여왕은 용을 보는 게 아니라 용의 커다란 눈에 비친 자기 자신을 노려보는 것만 같았다. 그는 여왕이 용의 눈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무슨 기분을 느낄지 궁금했다.
--- 「논쟁」 중에서

“그럼 민혁이 너는 어때?”
“저요?”
“그래, 넌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봤니? 하고 싶은 일이나 되고 싶은 사람 말이야.”
“음, 그러니까 저는…….”
민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저도 꿈이 생겼어요.”
“오, 진짜?”
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푸른달도 눈을 치켜떴다.
“어떤 꿈인데?”
“그러니까…… 전 용이 되고 싶어요.”
“뭐라고?”
린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푸른달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슨 뜻이니?”
“그러니까…… 저도 선생님처럼 지혜롭고 선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푸른달은 잠시 말없이 민혁을 응시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땅에 가까이 낮추고 민혁과 눈을 맞췄다. 민혁은 푸른달의 커다란 까만 눈동자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았다.
--- 「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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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영웅이 되는 꿈을 꾼 적이 있을 것입니다. 상상 속에서는 초능력을 사용할 수도 있고, 마법을 부릴 수도 있겠지요.

이 책 『푸른 용의 나라』의 주인공 민혁이와 여왕 린이가 사는 세계에서는 마지막 남은 청룡 푸른달이 바로 그 어마어마한 힘을 주는 존재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상상 속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특정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힘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힘이 무엇인지 잊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말이지요.

삶에는 때론 힘들고 어려울 일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도 들겠지만 그 엄청난 능력에 대해 생각하고, 끈질기게 갈고 닦고, 서로 더 열정적으로 협력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행복하고 자유로우며 정의로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소설 속 모험을 통해 민혁이와 린이가 그러했듯 여러분에게도 귀하고 소중한 꿈이 생기기를, 그래서 우리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영웅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이윤영 (인디고서원 실장)
용 사냥꾼인 부모를 잃은 민혁, 여의주를 갖고 싶은 여왕 이린, 그리고 깊은 청룡동굴 속에 살고 있는 청룡 푸른달이 펼치는 판타지적이면서도 인문학적인 소설이다.

군부 쿠데타로 왕위를 빼앗긴 이린과 푸른달이 치열하게 펼치는 ‘왕정’이냐 ‘민주정’이냐를 둘러싼 논쟁은 판타지라기에는 현실적이고, 현실이라기에는 판타지적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불완전하지만,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일에 희망을 거는 이희준 작가의 마음을 읽게 된다.

나는 이 나라의 주인인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고 민주주의를 주제로 서로가 뜨겁게 토론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싶다. 이는 청룡의 해에 태어난 나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 김경윤 (인문학놀이터 참새방앗간 대표)
이 소설 『푸른 용의 나라』는 기발하고 참신하다.

왕정이 이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용 푸른달의 여의주를 놓고 벌어지는 여왕과 국민, 그리고 군부가 대립하는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현재 우리가 사는 이 세계와 다르지 않은 일상에서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현실감과 몰입도가 높다.

게다가 이 소설은 ‘가족의 가치’ ‘좋은 삶의 의미’ ‘올곧은 진로 선택’ ‘정당한 권위와 민주주의의 가치’ 등 철학적인 주제를 이 책의 독자인 청소년들에게 어렵지 않게 던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깊은 사고를 끌어낸다.

한편의 잘 짜인 긴 스토리텔링으로 독서 지구력을 높이는 소설인 동시에 생각의 폭과 깊이를 틔워주는 ‘철학 교과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 안광복 (중동고등학교 철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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