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기관에서 환자 정보를 팔아넘겼다고 했을 때, 직원인 저희도 충격이었습니다.
그때 절실히 느꼈어요, 이래서 윗사람의 의지가 정말 중요하구나..
사장님도 이제 겪어서 아시겠지만 의사들, 사고든 뭐든
절대 안 나서요. 부원장 정도면 충분히 밑에 사람들 협박도 하죠,
이걸 간과하면 앞으로도 그 무슨 일이든 입도 뻥긋들 안 할 겁니다.
밀고가 아니라, 동료를 배신하는 게 아니라, 잘못을 잘못이라고 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그렇게 입증을 해나가다 보면
사고도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_9회 선우 대사
아무리 맨 위에서 덮어주고 입 다물라 했다 해도 관리 감독을 놓친
니 책임이 없어지는 거 아냐. 그렇다고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냐.
것도 포기하지 마.
_9회 진우 대사
성과급제는, 마약 같아요, 중독성이 있어요.
인센티브가 동기부여가 되는 직종도 물론 있죠, 그런데 어떤 일에선,
그 업종 사람들을 파괴시켜요.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일들, 책임의식,
보람이 중요한 일들... 우리 일이요.
스위스 마을 사람들은 그걸 따졌던 거예요, 맞아 어딘가 짓긴 져야 돼,
우리가 책임지자, 그게 옳은 거야. 근데 거기 돈이 들어와버리니까
생각하는 회로 자체가 바뀌어버렸어요. 뭐가 옳은 거지? 에서 뭐가
나한테 이득이지? 이걸로.
일단 그렇게 돼버리면 왜 그 위험한 걸 내 앞마당에? 이게 결론이죠.
구사장님, 저 많이 봤어요. 그 이전으로 못 돌아가는 사람들.
움직일 때마다 돈이 생기는 성과급에 중독돼서 책임지자, 이게 옳아,
그게 아주 없어져버린 사람들. 전 구승효 사장님이 마음도 몸도 건강한
사람들이랑 행복하게 일하셨음 좋겠어요.
_10회 노을 대사
오원장이나 우리나 마찬가지야, 정확한 사인은 아직 어느 쪽도 몰라.
구사장이 개입했다고 해서 그게 꼭 사인을 왜곡했단 뜻은 아냐.
병사일 수도 있고 발표대로 외부 충격일 수도 있어.
문젠 지금 이 판국에 예선생이 부검을 주장해, 절대 쉽게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어떻게 부검을 했다고 쳐. 근데 색전증이 아냐. 뇌출혈 맞대,
그럼 본인은 어떻게 될 거 같아?
더 문제는 부검을 했더니 결과가 뒤집혀, 폭행이 아니라 병사 맞대.
그래서 기자는 풀려나고 높으신 분들은 완전 해골 복잡하게 됐어,
그 사람들이 예선생을 가만둘까? 기자 하나 살인범 만드는 건
일도 아닌 사람들이야. 그 타겟이 누구한테 쏠리겠어?
_11회 경문 대사
VIP 티켓이란 게 있답니다, 외국 놀이공원엔. 그것만 쥐면 아무리 줄이
길어도,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딴 사람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웃돈 주고
산 VIP 티켓만 있으면! 단숨에 맨 앞에 가서 가장 먼저 탈 수 있답니다.
병원, 학교, 길거리! 최소한 이런 건 같이 써야 돼요, 사람이 아무리
제각각 태어났어도 같이 부대끼고 섞일 곳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같이 살아요. 병원은 몇 억짜리 스포츠카도 아니고 보통사람은 꿈도
못 꿀 궁전도 아녜요, 조회장은 이 문을 VIP 티켓을 가진 사람한테만
열어주겠다는 겁니다. 정말로 그런 세상을 원하세요
이 다음에 사장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_16회 진우 대사
저는 최근에 이런 애길 들었습니다. 상국의 5년 후를 보라, 10년도 필요 없다.
미래의 의료기관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 아닌, 가진 자들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곳이 될 것이다.
.. 솔직히 말씀드리죠, 나도 그 말이 과히 틀렸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기본이 변질되는 걸 얼마나 저지시킬 것인가?
여기 계신 분들 손에 달렸습니다.
무너질 사람, 버텨낼 사람, 거슬러 오를 사람.
완벽하지도 않고 예상 외로 우월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우왕좌왕하는
듯 보여도 끝내는 실천에 이를 사람이 여기에도 있겠죠.
나는 내가 잠시나마 몸담았던 상국대학
병원을 지켜볼 겁니다. 여러분의 10년 20년 후를 지켜보겠습니다.
.. 건승하십쇼.
_16회 승효 대사
Q 주인공 예진우가 응급의로 나옵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와 다리를
다친 동생을 마주한 곳이 응급실일 텐데, 진우가 그런 상처를 겪고도 응급의를 택한 배
경이 궁금합니다.
진우는 어렸을 때부터 동생이라든가 집안일 때문에 만사 제쳐두고
달려가야 했던 때가 많았을 겁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엄마가 튼튼하게 두 아들과 가정을 지켰겠지만
점점 성인이 되어가는 큰아들 손이 필요한 일은 어쩔 수 없이 늘어났을 겁니다.
진우는 병원을 벗어나서도 할 일이 참 많은 사람이라서,
그래서 다시 병원에 불려 나갈 걱정 없이
동생과 집안일을 돌볼 길을 찾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응급 일이 진우 개인의 이상과도 부합되고 성정에도 맞는 면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인물을 설정할 때 진우의 모든 중심은 선우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면이 크게 작용했을 겁니다.
Q 이번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가장 많이 고쳐 쓴 장면을 하나씩 꼽는다면?
또 좋아하는 장면은 구사장이랑 세화랑
나는 어떡하라고! 소리 지르는 바로 거기입니다.
어떻게 안 좋아하겠습니까, 거기선 둘 다... ..
그리고 마지막에 예형제의 보트 씬도 정말 예쁩니다.
보는 데 형제가 하도 맑아서 제 눈이 다 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Q 등장인물이 무척 많고 각자 가진 사연도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이 질문에 이 답을 드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 김태상입니다.
태상은 애착 가라고 쓴 인물이 아니란 말입니다, 구태의 표상이어야 했어요.
그러니 이건 순전히 문성근 배우님 탓(?)입니다.
그 깨알 같은, 그러면서도 꽉 찬 표정들이 귀여웠어요. 죄송합니다, 실례입니까?
다른 분들 얘기를 좀 더 해보자면, ...
_ 작가 인터뷰 중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