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끝없이 솟아오르는 욕망을 다 채울 수는 없기에 그중 일부만을 충족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대부분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충족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언가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머릿속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구매 의사나 구매 계획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수요(demand)’라고 부릅니다.
--- p.20,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수요와 소비자잉여」 중에서
비용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 돈뿐만 아니라 불편이나 시간, 체면의 손상, 양심의 가책 등 비용은 얼마든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것 같은 비용의 개념이 경제학에서는 회계적 비용, 명시적 비용, 암묵적 비용, 기회비용, 경제적 비용, 한계비용, 매몰비용 등과 같은 여러 가지 개념으로 구분하여 사용하면서 사람을 골치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경제학에서 가장 문제가 될 뿐 아니라 오늘의 핵심 주제가 되는 비용은 바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입니다.
--- p.40, 「세상에 공짜는 없다: 기회비용」 중에서
시장은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에만 관심이 있지, 재화를 구입하는 동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칼을 파는 사람은 구매자가 지불하는 돈이 모자라면 펄펄 뛰지만, 칼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습니다. 모텔의 주인도 손님에게 투숙하는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판매자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시장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돈이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 p.133, 「화개장터의 제피 김치: 시장의 본질」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상대 가격 체계에 익숙해 있다 보니, 가격을 하나의 절대적인 수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가격표의 가격은 우리의 소득 수준과 상점에 진열되어 있는 다른 모든 상품들에 대한 상대적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해외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본능적으로 원화로 환산을 해보는 것은, 그 상품의 가격을 우리나라의 상대 가격 체계에 포함시켜 판단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 p.169, 「좋은 사과는 어디로 갔는가: 상대 가격」 중에서
시장 원리의 핵심은 가격 원리입니다. 우리가 외부성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바로 이런 가격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 현상, 즉 시장 밖의 현상입니다. 만일 외부성에 가격 원리가 적용되어 당사자들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게 될 경우, 우리는 외부성이 ‘내부화(internalization)’되었다고 합니다. 외부와 내부를 가르는 경계가 바로 시장이라는 말입니다.
--- p.226, 「시장의 안과 밖: 외부성의 경제학」 중에서
전체적으로 지하경제 비중은 저개발국가에서 높은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선진국이 되면 지하경제의 비중이 줄어든다’가 아니라,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의 비중을 낮출 수 있는 투명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로 해석되어야겠지요. 다시 말해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소득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하경제를 줄일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경제 운용이 투명해지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p.278, 「언터처블스: 지하경제의 경제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