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수척했던 불만스러운 체류자가
거대한 도시 벗어났으니, 이제는 자유로이,
새처럼 자유로이 원하는 곳에 정착하리.
[……]
저 부자연스럽던 내 자아의 짐,
내 것 아니고, 나완 아무 상관없던
숱한 지친 날들의 중압감 사라지도다.
길고 긴 평화로운 날들 (그런 대담한 언어가
인생의 어떤 약속들과 일치할 수 있다면),
편안하고 방해받지 않는 기쁨의 긴 세월이
내 앞에 펼쳐지리. 난 이제 어디로 갈까,
큰길이나 오솔길로, 혹은 길 없는 들판 헤치며?
언덕 또는 골짜기, 혹은 강물에 둥둥 떠다니는
무엇인가가 내 여정을 안내해줄까?
---pp.7-8
희망이 짓밟힌 우울한 사막 같은 시대에,
무관심과 무감동, 사악한 환호에 둘러싸여,
선량한 이들이, 어떻게 그러는지 우린
모르나, 평화와 조용하고도 가정적인
사랑이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위장한 채,
통찰력 있는 자들을 조롱하는 자리에
기꺼이 섞이면서, 모든 면에서
이기심의 나락으로 떨어질 때,
이 태만과 낙담의 때에, 내가 여전히
우리의 본성에 대해 절망하지 않고, 로마인보다
더 큰 자신감, 모든 슬픔 안에서도 버팀목과
삶의 축복이 되는, 사라지지 않는 믿음을
간직할 수 있다면, 그건 그대들의 선물이라오,
그대 바람과 우렁찬 폭포들이여! 그건 그대들의 것이오,
그대 산들이여! 그대들 것이오, 오 자연이여!
---pp.58-59
여기서, 당시 젊디젊은 여행자였던 내가
보았던 것, 그리고 지금 날마다 고향의 친숙한
산책 길에 보는 광경을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며,
여기서 잠시 멈추고, 자연에게, 그리고 인간의
마음이 지닌 힘에, 자신들의 내면의 모습
그대로의 인간들에게 경의를 표해도 되겠지.
[……]
슬픔, 그러나 슬픔이 아닌 기쁨, 그리고
현재의 우리 모습과 인류에게 미치게 될
영광을 위해서, 듣기에 고통스럽지 않은
비운의 사랑을 택할 수도 있으리.
나는 지식이 이끄는 대로 당당한
걸음으로 따라갈 것이기에, 꿈이 아니라,
성스러운 것들을 말하면서 감히 이 거룩한
땅을 밟았다는 것이 내 자랑이 되리,
---pp.369-371
그러니 오 인간이여! 지상에서 그대 힘의
원천은 그대 자신일 뿐, 여기 어떤 도우미도 없네.
여기서 다만 그대 홀로 그대의 상태를 지켜낼 뿐,
어떤 다른 존재도 이 역할 그대와 나눌 수 없음에,
어떤 도움의 손길도 이 능력 형성에
관여할 수 없네. 이건 오직 그대의 것으로,
최초의 생기를 주는 원칙은 그대 본성의
내면 깊이 자리 잡은 그대만의 것으로,
외부와의 어떤 교제도 불가능하네,
[……]
그 자체로 불완전하게 빚어진 인간을 완성시키고,
완전케 하는 건 제 몫일 터이니, 지성을 느끼는
경지까지 고양된 영혼의 소유자는 더 겸손한
부드러움 또한 부족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가슴은
아가를 돌보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자애롭고,
그의 삶은 여성적 부드러움으로 가득하리라,
소박한 염려들과 섬세한 갈망들,
친절한 관심들과 가장 온화한 공감들로.
---pp.388-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