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너지는 기후 속에서 얼마만큼 처절해질까. 우리가 지구를 바꾼 대가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어쩌면 ‘1인 1몸’이라는 절대 불변의 규칙까지도 무너뜨리면서. 『네가 있는 요일』은 ‘환경 부담금’을 내지 못하면 하나의 몸에 일곱 명의 사람이 공생하며 하루의 요일만 살아갈 수 있는 처참한 미래를 그린다. 내가 온전히 ‘나’로서 존재할 수 없는 이 기이한 미래, ‘온전한 나’가 되기 위해 다른 이의 권리를 무너뜨려야만 하는 시대는 지금 여기의 현실과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너와 나’로 견디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맞이할 어떠한 시대도 함께 견딜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금 품는다.
- 천선란 (소설가)
우리의 몸은 언제까지 우리만의 것일 수 있을까?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며 시작하는 이 소설의 대담함에 놀랐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한 세계관을 무사히 납득시키기 위한 디테일이 대단하다. 가장 멋진 건 이 세계가 정교하게 조각된 만큼 그 안의 인물들 역시 저마다의 이야기로 생동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의 ‘몸’을 되찾기 위해 내달리는 주인공을 뒤쫓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레 한계를 뛰어넘은 사랑의 모습에 도달한다. 주인공은 말한다. 때로는 허무하고 때로는 부조리한 비극으로 가득한 세계이지만 절망은 과정일 뿐 결말이 아니라고. 이 낯설고도 정교하게 조각된 세계의 생생한 추적극을 꼭 따라가 보길 바란다.
- 조예은 (소설가)
세계 문학계의 새로운 발견 박소영은 놀라운 통찰력과 예지력을 보여 주는 이야기꾼이다. 그의 세계에서 길 잃을 준비를 해 두길 바란다. 상상하지 못한 반전이 당신을 기다릴 테니까.
- 크리스타 머리노 (『메이즈 러너』, 『스토볼』 영문판 편집자)
일곱 명의 사람이 하나의 몸을 요일별로 하루씩 공유하고, 뇌에 남겨 둔 기억의 데이터로 가상 현실에 머무르는 세상이라니! 『스노볼』에 이어 이번에도 박소영 작가는 한계를 초월한 상상으로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미래’를 만들어 냈다. 치밀하게 설계해 놓은 미래의 풍경은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뜨린다. 그리고 어느새 억울한 죽음에 맞서 자신을 지켜 내고자 돌진하는 현울림의 모험에 동참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몸을 뺏기고 기억을 잃을지도 모를 잔혹한 미래일지언정 세상을 지탱하는 건 자본도 권력도 아닌 오직 사랑이라고 말하는 울림. 단단한 믿음과 용기로 그 사랑을 지켜 낸 울림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계의 미래를 그녀에게 온전히 맡기고 그녀의 요일에 함께 살고 싶어진다.
- 이유진 (CJ ENM IP소싱팀)
일곱 명이 하나의 신체를 요일별로 공유하는 ‘인간 7부제’라니.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냐며 책의 첫 장과 눈씨름을 한 것이 무색하게, 소설의 설정에 설득당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네가 있는 요일』은 냉엄한 현실 인식과 경계 없는 상상력의 끈끈한 결합을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말이 되게끔 만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시각적이다. 가상 현실 ‘낙원’과 무국적자들이 살아가는 ‘여울시’ 등 소설 속 무대를 구체적으로 그려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은 물론, 몸과 혼의 분리가 가능해 주인공이 여러 번 몸을 바꾸는 설정도 시각적 재미를 보장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그러니 이 작품을 소설로만 읽기에는 영 아쉽다. 이미 영상화가 진행 중인 작가의 전작 『스노볼』처럼 『네가 있는 요일』 역시 언젠가 영상으로도 만나고 싶은 작품이다. 할리우드도 탐낼 이야기다.
- 이주현 (『씨네21』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