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엽충, 코노돈트, 아칸토스테가, 익룡, 수장룡, 공룡, 시조새, 원시 고래, 원시 인류 등등 이 놀라운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46억 년 지구의 역사 속에서 38억 년간 이어져온 생명의 장구함을 우리는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단순했던 초창기 생물들은 나무의 가지처럼 진화해 오늘날 지구를 다양한 생명이 넘쳐나는 행성으로 만들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경이로운 진화의 산물이며 이들의 조상들 역시 그러하다. 그중 2억 3,000만 년 전 중생대 후기 트라이아스기에 출현해 백악기 말까지 1억 6,000만 년이나 육상 생태계를 지배한 공룡은 더욱더 흥미롭다.
---「들어가는 글│진화의 줄기로 촘촘히 엮는 생명의 연대기 : 11쪽」중에서
고생물학은 지질학의 핵심 부분을 담당하지만, 생물학에서의 화석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다. 화석은 오늘날 지구가 왜 이렇게 다양한 생명체들이 넘쳐나는 독특한 행성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준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일시에 갑자기 창조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고, 부모님은 부모님의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고… 각각의 종은 이렇게 조상이 있었을 것이고 과거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새로운 종이 분기하는 시점을 만나게 된다. 즉 모든 종은 과거 공통 조상을 가지면서 마치 나무의 가지처럼 진화해왔다.
---「1부│우리는 모두 경이로운 진화의 산물이다 : 43쪽」중에서
우리 인간은 어떤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왔을까? 우리의 조상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즉 겉으로 드러난 사과의 껍질이 아닌 사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모든 생물은 서로 먼 친척이냐, 가까운 친척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계통적으로, 또 발생학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단세포부터 가지를 치며 분기되어 오늘날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게 되었다.
---「1부│우리는 모두 경이로운 진화의 산물이다 : 57쪽」중에서
중생대는 척추동물 진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양서류를 제외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척추동물이 중생대 트라이아스기부터 출현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상인 포유류도 트라이아스기에 출현했고 거북이나 악어, 도마뱀도 이때 처음 출현했다. 지금은 멸종하고 없는 공룡, 익룡, 수장룡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중생대 초기에 출현했고, 조류는 쥐라기 후기에 육식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 이처럼 중생대는 척추동물의 진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우리나라에 이 백악기 지층이 많이 분포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고무적인 일이다.
---「2부│잊혀진 낙원, 한반도의 비밀을 풀다 : 92쪽」중에서
공룡 화석을 찾을 때 일반인들은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첨단 기계와 장비를 사용해 땅속을 들여다보는 줄 알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그렇게 큰 기계를 가지고 다닐 수도 없거니와 평지도 아닌 계곡에 첨단 장치가 탑재된 차량이 오르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공룡 탐사가 이루어진 지 150년이 지났지만 공룡 탐사는 여전히 발품에 의존해 원시적인 방법으로 화석을 찾을 수밖에 없다.
---「3부│공룡, 발굴과 복원으로 다시 깨어나다 : 171쪽」중에서
지금까지 중생대 공룡으로부터 확인된 깃털의 종류는 아홉 가지다. 이 중 세 가지는 현생 새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깃털 종류다. 즉 공룡은 새보다 더 다양한 깃털을 실험적으로 발달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공룡의 초기 깃털은 비행과는 상관이 없었다. 대신 체온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털은 공기를 잘 가둬둘 수 있어서 체온을 조절하는 데에 매우 유리하다. 특히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더욱 그렇다.
---「4부│지금도 우리 곁에는 그들이 산다 : 262~3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