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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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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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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386g | 128*188*19mm
ISBN13 979113841067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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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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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스케는 그럼 왜 외국에 가고 싶은 거야?”
안의 거침없는 태도가 때때로 버겁다.
“일본에서는 못하는 걸 하려고 외국에 가는 거 아냐?”
미끄럼틀에 올라간 안은 주저앉고서 힘차게 미끄러져 내려왔다.
“가고 싶은 곳이 어디에도 없으니까.”
간신히 쥐어짜낸 말을 나는 혼잣말처럼 했다.
--- p.31 「포켓」 중에서

“진짜더군.”
“그렇다고 했잖아요.”
“로봇이 왜 가고 싶지 않다고 한 거지? 로봇이 하기 싫다든가 그런 소릴 꺼내면 안 되잖아.”
“그렇죠. 난감하네요.”
“그럼 우선 그 로봇한테는 집을 보라고 하고 회사에 와.”
“휴……. 로봇 없이 외출 못해요. 회사 위치도 모르고요.”
“거짓말 좀 작작해. 자네 우리 회사를 몇 년 동안이나 다녔잖아.”
“잠깐 한 번 더 지시해볼게요.”
나는 통화를 멈추고 로봇이 대기 상태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나갈게”라고 말을 걸었다. 띠링 띠링 띠리링.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은은하게 다 우려진 홍차를 손에 들고 소파에 앉아 사장에게 다시 통화를 연결했다.
“역시 가기 싫대요.”
“재미있는 녀석인데? 잠시 직접 보고 싶군. 데리러 가겠네.”
사장이 직접 데리러 온다. 나는 촉망받는 사원이다.
--- p.96~97 「핑퐁 트리 스펀지」 중에서

“그래서 자넨?”
“네?”
“왜 학교가 싫었어?”
“흐음.”
나는 몇 초 생각한 후 “이유는 딱히 없었는데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냥 가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별달리 뭐가 싫다든가, 몸 상태가 안 좋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기분이 내키지 않는 거요. 저는 기분이 내키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거든요.”
“아, 그렇군. 역시 자네 가끔 출근일에 안 오는 것도 꾀병이었구먼.”
--- p.101~102 「핑퐁 트리 스펀지」 중에서

아아, 하고 생각했다.
나는 전철을 타고 싶지 않다.
나는 회사에 가고 싶지 않다.
어째서 지금까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 p.154 「어섭쇼」 중에서

어섭쇼는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쿠션을 깔고 앉아 있던 내 곁으로 와서 나를 안아주었다.
“와카바가 유난히 나약한 게 아니야.”
어섭쇼의 몸은 단단하고 가슴은 평평해서 가슴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나도 어섭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뼈를 직접 끌어안고 있는 것 같았다.
“누구든 혼자가 되면 못 견뎌”라고 어섭쇼가 말했다. “자신만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 난 내 힘을 의지하고 살아가려고 하면 바로 몸속이 뚝뚝 부러져서 서 있을 수 없게 돼. 실은 좀 더 번듯하고 제대로 된 인간이 되고 싶지만.”
어섭쇼는 내 어깨를 데우듯이 연달아 손바닥을 움직여 문질러주었다. 어섭쇼의 손바닥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 p.171 「어섭쇼」 중에서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반드시 끝을 상상하고 있다.
지금 같은 삶은 더 이상 계속 살 수 없다며 쓸쓸한 눈으로 토로받게 되는 순간을, 나는 좀 더 평범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다고 애원받을 때를 가오는 종종 천장을 응시하며 생각한다. 언제였던가 한밤중의 질의응답으로 쭉 나랑 둘이 있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데쓰히로는 고개를 가로젓기만 하였고 몇 번이나 물어도 절대 긍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끝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건 내일일까, 내년일까.
--- p.206 「종말의 아쿠아리움」 중에서

“난 매일 그렇게 죽는 걸 무섭다고 생각하면서 살지 않거든. 분명 생각하면 무섭지만, 왜일까.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걸 제대로 실감하고 있지 않을지도 몰라.”
“먹거나 자거나 하는데도?”
“응, 그래. 매일 같은 걸 반복하는 중에 현실에 안개가 낀 걸지도 몰라. 뭔가 더 중요한 게 있는데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 모모는 그런 감각 없어?”
“글쎄, 없는 것 같아.”
멍하니 지내지만, 그래서 잊은 것에 중요한 게 있었던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 잊고 있는 듯한 중요한 거라는 게 뭐라고 생각해?”
내가 묻자 친구는 어째서인지 망설이듯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모모는 달라지지 않는 매일이 싫어지지 않아?”
--- p.255 「컴필레이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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