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버지니아 공대 사건을 총기 소지가 쉬운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심지어 우리나라에도 끔찍한 총기 사건이 있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1982년에 경상남도 의령에서 발생한 우범곤 사건을 기억하는가? 순경이었던 우범곤이 동거녀와 말다툼을 하고 화풀이로 무려 8시간 동안 총기를 난사해 56명을 죽이고 34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었다. 버지니아 공대 건 후, 국내의 범죄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도 ‘다중 살인’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진단은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문화적 코드 중에 분노가 일부를 차지한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이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분노에 대한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p.16
지혜로운 분노 관리의 첫걸음은 ‘분노는 선택이다.’라는 명제를 인식하는 데 있다.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난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거짓말을 해서, 모욕을 주어서….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도 내 선택에 의해 분노는 발생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p.40
아래 실습에서는 분노로 인한 폐해를 비교적 단기간에 그리고 매우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쓰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기법은 나의 친구인 텍사스 대학교 심리학과 석좌 교수인 페니베이커 박사가 개발한 것이다. 이 쓰기법은 매우 간단해서 언뜻 시시해 보이지만 국내와 미국 대학생들에게 실시해본 결과 그 효과가 탁월했다. 간단하다고 우습게 보지 말고 직접 실습해보기를 권한다. 참고로 페니베이커 박사는 쓰기법을 이용해 수많은 연구를 수행했는데 주요 연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p.52
실습 : 타임아웃
타임아웃은 말 그대로 화가 났을 때, 의식적으로 이를 가라앉히고 분노의 템포를 늦추는 것을 말한다. 타임아웃을 보대 효과적으로 실시하려면, 첫째, 자신---p.또는 상대방)의 분노와 관련된 주요 자극과 반응을 알아두어야 한다. 둘째, 평상시에 타임아웃에 관한 신호---p.손짓, 언어적 표현 등)를 미리 정해둔다---p.운동 경기에서 하듯이 손을 든다든가, 입을 막는 시늉을 하던가, 아니면 “내가 ‘일시 중지’라고 말하면 ‘타임아웃’을 실시하도록 하자.”라는 약속을 한다.). 또한 타임아웃을 실시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하라. ---p.71
인간의 삶 속에서 ‘반드시~해야 한다.’라는 당위적 기대는 일반적으로 무리한 기대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약속을 했으면 언제나 제시간에 와야 한다.’는 당위적 기대를 보자. 이것이 과연 현실적인 기대인가? <제4원리>에서 시도했듯이 이 기대를 나 자신에게 적용해보자. 즉 “나는 언제나 시간을 지켰는가?”를 되묻는 것이다. 이 같은 대입을 해보면 대부분의 당위적 기대에 무리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당위적 기대를 소망적 기대로 바꾸는 것은 분노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비합리적인 당위적 기대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소망적 기대를 넘어 인간적 기대나 자연적 기대로 바꾸는 것이 더 훌륭하다. ---p.110
인간은 자신의 주위 세계를 통제하고 싶어 한다. 심리학자 화이트는 이 통제성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근원적인 동기라고 주장한다. 사실 통제성은 넓게는 스트레스 관리, 그리고 좁게는 분노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p.136~137
일반적으로 우리는 심각한 분노 상황일수록 여러 번에 걸쳐 화를 낸다. 하지만 반복되는 분노 경험은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지금부터 심각한 분노를 경험할 때마다 다음과 같이 자문해보자. “나는 이 사건을 통해 도대체 몇 번이나 화를 내고 있는가?” “얼마나 오래 화를 내고 있는가?”
<제8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동일한 상황으로부터 반복적 분노를 줄이면 된다. 논리적으로 볼 때 첫 번째 분노는 상대에게 책임이 있다 해도, 두 번째 부터는 내가 나한테 분노를 일으키는 셈이 된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의 잘못은 한 번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p.164~165
자기 존중감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성장이다.
성장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 목표를 완전히 성취하지 못해도 이전에 비해 나아진 게 있다면 그것이 곧 성장이다. 아니 설사 실패를 했더라도 그 경험 속에서 더 나은 과정에 이르렀다면 그 역시 성장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복권 등에 당첨되었더라도 얻어진 결과에 상응하는 과정을 겪지 않으면 결국 사상누각이 된다. 물론 이 경우는 진정한 성장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은 건강, 행복, 성공 등을 향한 끊임없는 항해다. 그러나 여기서의 성공이란 성장을 의미하지 외적인 성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성장이란 단순히 신체적 측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성숙한 인격, 조화로운 대인관계, 역적 성숙 등을 모두 포괄하는 전인적 성장을 지칭한다. ---p.182~183
“최선을 다하라.”라는 완벽주의적인 말은 우리를 잔뜩 움츠러들게 한다. 물론 살아가면서 진정 최선을 다하고 싶어 자신을 송두리째 바치는 어떤 중요한 일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최선을 다해야 한다거나 심지어는 잘해야 한다는 것조차 실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단 해보면 즐거울지도 모르는 일을 완벽주의 때문에 기피하면서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지 말라. “최선을 다하라.”를 그냥 “하라.”로 바꿔보자. ---p.162
일반적으로 분노 표현 양식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분노 표출형, 분노 억제형, 분노 조절형이다. 이 중에 상황과 시점에 맟줘 적절하게 표현하는 분노 조절형이 가장 이상적이다. 당신은 화가 날 때 어떤가? 분노 표현 양식에서도 건강한 표현 양식과 건강하지 못한 양식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p.210
당신은 살아가면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및 영적 수준에서 다양한 행복감을 누리고 있는가? 실제로 우리 인생에는 빨강과 파랑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노랑도 있고 분홍도 있듯이 늘 다양한 기쁨과 행복이 존재한다. 지금부터 당신이 할 일은 가능하다면 제안된 행복을 넘어 보다 많은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아울러 찰나적인 행복에 머무르지 않고 근원적이고 보다 깊이 있는 행복감을 경험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p.241
더 나아가 아무리 효과적인 분노 관리를 체득한다 해도 분노는 우리의 삶 속에 늘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분노는 인간에게 가장 핵심적인 정서이며 그 자체로는 나쁜 것이 아니다. 아니, 때로는 필요하기까지 하다. 즉 분노 관리의 목적은 불필요하고 파괴적인 분노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데 있지 분노 자체를 없애는 데 있지 않다.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