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형국 e-인터뷰
“찾는이 중심”의 목회를 지향하며, 한국교회에 건강한 목회의 모델을 제시해 온 나들목교회의 김형국 목사. 적지 않은 출간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쳐 왔던 그가 드디어 숨겨둔 글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그 동기 역시 “찾는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과연 그답다. 첫 책 출간을 앞둔 저자 김형국 목사와 e-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나들목교회 비전과 사명 첫 머리에 ‘찾는이 중심’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처음 보면서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요. 어떤 의미인지요? 이를 첫 머리에 올린 뜻이 있는지요?
= “찾는이”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세상에 함몰되어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자신과 세상 그리고 하나님에 대하여 진실한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들을 자기중심적인 입장에서 non-christian, 불신자, 비교인 등으로 부르지요. 10년 전쯤 교회를 막 시작하려고 준비하던 중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한 지인이 제게 기독교인들의 자기중심성을 거론하며, 자신을 non, 不, 非로 여기는 것을 비판하셨지요. 그때, 처음으로 나의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름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고민하다가 나온 단어가 “찾는이”입니다. 사실 교회는 바로 이 찾는이를 위해서 존재하여야 하지요. 그런데, 요즈음 교회들이 모두 “찾은이”(찾는이의 파생어^^) 세상이 되어 버리고, 호칭에서도 발견되듯, 자기중심적 소통과 언어와 문화로 찾는이들을 다루어서(이 단어가 적절한 것이 슬픈 일이지요), 찾는이들은 교회에 접근하기 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에 나들목 중심 가치 중 제일 첫 번째에 “찾는이 중심”을 쓰게 된 것입니다.
- 그간 ‘가능성 있는 저자’로 기독 출판계에서 꽤 오랫동안 목사님께 여러 제안을 해 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책을 내시게 되는데, 그간 고사하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 문자라는 매체가 참으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오늘날 너무 많은 책이 나오고 있어서 제가 내는 책이 그 많은 책 중에 정말 읽힐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을 했었습니다. 적어도 베어 낸 나무들보다는 사람을 더 살리는 글이어야 할 텐데, 자신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면에서는 비슷한 마음입니다. 거기에 책을 써 낸다는 것이 목사에게는 유명세를 타기 위한 것은 아닐지라도 목회 현장을 자신의 공동체에서 불특정 다수에게로 넓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유혹과 위험도 많은데, 제가 그것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면에서 생각이 그리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찾는이들을 위한 글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현장 목회를 하면서 고민하며 해산한 말씀들을 나누어야 한다는 부담이 계속 있었고, 무엇보다 이 일에 대한 하나님의 인도로 여기고 기도하던, 함께 일할 수 있는 동역자들이 생겨나면서 구체적으로 출판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시고 졸업 후 학생선교단체 간사로 사역하시다가 유학하신 뒤 목사가 되셨는데, 지금까지 목사님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꼽으라면 어떤 분들을 들 수 있는지요?
= 복음주의권의 중요한 저술가들이 제게 영향을 끼쳤지요. 쉐퍼, 존 스토트, C. S. 루이스, 로이드 존스 등. 그렇지만 제게 정말 영향을 끼친 인물은 유학 중에 만난, 신약학 교수인 Murray Harris 박사입니다. 그분을 통해 인격과 신앙과 능력이 고루 갖추어진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또 인생의 어려운 시기를 그분께 상담을 받으며 지냈기에 제게는 정말 귀한 분이지요. 그러고 보니, 제게 영향을 끼친 중요한 ‘인물’은 사람이 아니라, ‘고통’ 또는 ‘실패’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 속의 많은 그리스도인이 그러했듯이, 저 역시 제가 지나온 삶의 여정 속에서 겪어야 했던 여러 아픈 경험에서, 책에서 만큼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 이번에 나오게 될 책이 ‘찾는이’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루는 소재가 다르지만(술/담배, 외로움/고통, 경쟁력 있는 삶/나다운 삶), 각 책을 통해 목사님이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줄기가 아닐까 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들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고 ‘대화’하고자 하시는 바가 무엇인지요?
= 「나, 이것만 아니면 교회 간다」를 통해서는, 찾는이와 찾은이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편견들과 잘못된 영성을 성경적으로 바로잡아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다루려 합니다. 「오늘, 나는 예수를 만난다」를 통해서는, 삶의 실제적인 문제에 봉착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제, 나다운 인생을 걷는다」를 통해서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이 실제적인 삶의 지혜임을 나누려 합니다. 그렇지요. 제가 첫 번째 내는 책들을 통해서는 직접적·간접적으로 예수님이 우리 삶에 어떻게 대안이신지,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매력적으로 바꾸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지요.
- 앞으로 ‘찾는이’들 외에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나누기 원하시는 관심사가 있으신지요? 향후 출간 계획이나 구상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찾는이’들을 위한 책은, 영화를 소재로 한 것이나 다른 주제들을 가지고 계속 내고 싶습니다. 그들이 좀더 쉽게 주님께 다가가게 할 수만 있다면 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은 우리에게 감성적으로나 추상적으로 다가오시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가져오신 분이기에, 신구약을 통해 “하나님 나라 복음”을 다루려 합니다(아마 첫 책은 「예수님이 가져오신 하나님 나라 복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하나님 나라 복음”을 구체적인 제자훈련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나들목교회에서 지난 7년간 사용하여 검증된 “풍성한 삶의 기초”가 두세 권의 책으로 만들어질 것이고, 이 “하나님 나라 복음”이 만들어 낸 하나님의 역작 “교회”에 대한 성경적인 가르침도 꼭 다루고 싶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가 오늘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공동체적으로 얼마나 적실하고 필요한지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여전히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겨자씨 모략’으로 일하시는 주님을 의지하여 첫 발을 내딛습니다.
*“IVP 북뉴스”(2009.11-12월호)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