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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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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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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72g | 148*210*13mm
ISBN13 9791157611157
ISBN10 115761115X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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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호경
1962년 태어나 경희대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낯선 천국》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면서 등단했다. 장편 《낯선 천국》, 《마우스》, 영상소설 《국제시장》, 《명량》, 《비열한 거리》, 《형사》, 인문에세이 《우리들의 행복했던 순간들》, 여행에세이 《가슴 설레는 청춘, 킬리만자로에 있다》 등을 출간했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해 미국 네바다, 미시시피, 알래스카, 뉴욕, 워싱턴 등지를 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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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회사 일 때문에 바쁠 텐데 여기까지는 어쩐 일인가?”
“꼭 직접 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왔습니다.”
데이비드가 알렉산더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헨리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버지, 감사 인사나 하려고 이 여행을 하시는 거예요? 한 달 동안 내내? 이해가 안 돼요. 정말 그것 때문인 거예요?” (87쪽)

“왜?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멋진 꿈이라고 생각했다. ‘미시시피 강의 보물을 찾아 탐험한다’ 멋지지 않니?”
“저를 놀릴 생각이라면 그만하시죠.”
데이비드가 짜증스럽게 답했다.
“절대 놀리는 게 아니다. 미시시피 강엔 보물만 있는 게 아니니까 더 넓게 생각하고 탐험해보렴.”
데이비드는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아 건성으로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려 했다.
“잠깐만, 데이비드. 아버지 사업은 어떠시니?”
알렉산더가 교무실을 나서려는 데이비드를 붙잡으며 말했다.
“사업이랄 것도 없어요. 그냥 매일 고기만 잡는걸요.”
“데이비드. 네가 아버지 일을 많이 돕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은 좀 귀찮고 힘든 일일 수 있어. 하지만 그 경험이 나중에 다 도움이 될 거다. 당장 미시시피 강을 탐험한다고 생각해봐. 네 아버지처럼 배를 모르거나 물을 모른다면 탐험은 시작하지도 못할 거야.”
어느새 선생님은 데이비드의 손을 잡고 있었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움이 느껴지는 선생님의 손이 얼어붙은 데이비드의 마음을 조금은 녹이는 듯 했다.
“데이비드, 어떤 꿈이든 누군가가 가치가 있다 없다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거란다. 선생님은 데이비드의 꿈이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아서 더 멋있다고 생각해. 네가 그 꿈을 어떤 식으로든 펼치길 바란다.” (76쪽)

“그럼 혹시, 잭슨이라는 사람이 여기 오면 말 좀 전해주세요.”
사내는 이미 데이비드 쪽을 쳐다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데이비드는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그날 나를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던 친구의 얼굴을 단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약속이 친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그걸 가볍게 여기고 묵살한 내 행동이 그 친구에게 얼마나 큰 절망감을 주었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또 수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작은 약속 하나에 누군가는 삶의 희망을 얻고, 누군가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친구의 마지막 외침과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 그 친구에게 그때 그 일을 사과하러 왔습니다. 그러니 정말 미안하다고, 내가 잘못했다고, 그리고 용서를 받고 싶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때의 행동으로 인해 내 어릴 적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통째로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사내는 듣기 거북하다는 듯이 다시 소리쳤다,
“아 글쎄, 그런 사람 없다고 해도 그러네. 책을 살 게 아니라면 그만 나가쇼.” (105쪽)

“안 그래도 잘 압니다. 그런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도와 고기 잡는 것밖에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럼, 그걸 하면 되겠군. 뭘 고민하는 건가?”
“하지만 저는 아버지처럼 촌구석에서 평생 고기만 잡으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말에 미치너 상사가 데이비드를 달래며 말했다.
“데이비드, 평생 고기를 잡으라고 말하는 게 아니네. 우선 눈앞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보게. 그걸 발판으로 다음 일을 찾고, 또 시도해보고 하는 거지.” (123쪽)

데이비드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상자 안에는 작은 메달이 놓여 있었다. 메달에는 ‘베트남전쟁에서 발휘한 무공을 기리며. 데이비드 카펜터 상병’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자네, 그거 알아? 세상 모든 일이 쉽지 않다는 거? 그런데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모르는 일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고 쉽거나 어렵다고 판단을 하지. 경비라는 일도 그래. 말끔한 제복을 입고 있고, 평소에는 큰일이 벌어지지 않으니, 가끔은 사람들이 굳이 경비가 필요한 건지 하찮게 여기기도 하네. 정작 나는 매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까 노심초산데 말이지. 내가 유니온 은행에 있을 때, 강도를 하나 잡았어. 그래서 보너스와 메달을 받았지. 나는 그게 무척 자랑스러워서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 얘길 하며 메달을 꺼냈지. 그랬더니…….”
데이비드와 헨리가 다음 말을 기다렸다.
“글쎄 한 친구가 ‘당연한 일을 한 것 가지고 그게 무슨 자랑이야’라고 빈정거리더군. 총을 든 강도와 목숨 걸고 싸워 받은 메달을 보고 친구 녀석은 비웃는 거야. 순간 화가 치밀더군. 그때 자네를 떠올렸네. 그제야 자네가 왜 내게 그렇게 화를 냈는지 진정으로 이해가 되더군. 온 마음을 다해 해온 일을 쉽게 부정해버리는 그 말이 얼마나 상대의 마음을 해치는 것이었는지 말이네.”
벤슨은 상자에서 메달을 꺼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데이비드의 손에 꼬옥 쥐어주었다.
“자네에겐 이것이 젊은 날에 대한 보상 아닌가.” (134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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