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대하여

명상(冥想)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명상이라고 하는가?
개념을 정의하는 데 있어 어떤 것에 기준을 두어야 할까?
우선 언어와 뜻의 정의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한 정의를 다루는 대신, 실제 수련과 관련된 몇 가지 특징을 명상이라고 부르려 한다. 즉 몸을 먼저 행동함으로써 전개되는 현상을 명상이라고 정의한다.

첫째, 자세를 바로 한다. 그것이 정좌이든 누운 자세이든 나름대로 그 성격에 맞는 특정 자세를 견지한다. 척추를 펴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치우침 없이 자세를 바로 한다. 또 이를 통해서 그 다음에 갖춰야 할 기본적인 행위를 예비한다.

둘째, 호흡이다. 호흡이 들숨 날숨마다 숫자를 세는 것이건 어떤 사이클에 따라 쉬는 숨이건, 거기에는 고른 호흡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고요하고 가늘고 고른 호흡이어야 한다. 불규칙한 마음의 파장으로는 명상이 불가능하다. 자세를 바로 하고 호흡을 안정시키면 비로소 명상이 시작되는 기본 바탕이 형성된다. 호흡이 안정되면 정신적인 고요함이 뒤따른다. 이 고요함은 명상의 필수조건이다. 고요함이 동반되지 않고 도 외정정(外定靜)을 이룬다는 것은 어떤 일정 수준의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가능하다. 대개는 고요함이 동반되어야 한다. 고요함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온다. 명상 수련자에게 찾아온 안정에 이어, 몸의 어떤 곳에 마음을 집중시키면 명상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셋째, 몸의 어떤 한 곳에 마음을 집중시킨다. 그러한 행위는 의도적이다. 그러나 이런 의도적인 행위가 명상을 가능케 한다. 그것이 몸의 어떤 곳이건 어떤 부위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명상하기 위해 인체 특정부위 몇 곳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곳은 주로 배꼽 세 치 아래 부근이나 배꼽, 그리고 양 눈썹의 가운데 양미간 등이다. 그 외에 머리 위 정수리 부근도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그곳을 숙련된 지도자의 지도 없이 집중점으로 삼는 것은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하단전(下丹田)이라고 불리는 배꼽 세 치 아래 부분을 집중점으로 한다. 집중점에 마음이 이르러 마음이 몸의 한 곳에 여실히 집중되고 있음을 느끼면, 그 집중된 곳에 대한 마음의 응집에 따라 감각이 제어된다. 그 제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비로소 명상에 들어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명상에 이르는 초입(初入) 길은 이미 말한 세 가지를 거쳐야 가능하다. 만약 세 가지를 지키지 못하면 명상에 있어서 효율이 없다. 효율이 없는 것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지친다. 그래서 나중에 포기하게 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 세 가지를 유념해서 수행하다 보면 명상이 무엇인지, 어떤 분위기와 어떤 느낌을 명상이라고 하는지 짐짓 체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