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예수를 구약이라는 풍요로운 융단과 연결한다. 복음서를 시작할 때부터 그는 기록된 말씀과 구현된 말씀이 서로를 비추는 것을 보여 준다. 그는 독자들이 복음서를 읽으면서 예수의 행동에 담긴 의미를 찾고 이를 과거 이스라엘 이야기에 비추어 해석하게끔 유도한다. 구약성경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살펴볼 것이다.
---「2. 복음서의 프롤로그」중에서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표적들’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지만, 좀더 살펴보면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표적 이야기의 이면 혹은 기저에는 예외 없이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 첫 번째 표적이 결혼식 잔치에서 일어나고, 마지막 표적이 장례식에 이어 나타난 것은 의미심장하다(11:1-44). 예수는 인간의 모든 경험과 감정, 관계 영역으로 들어가신다. 그분은 다른 이들과 함께 기뻐하며 함께 우신다(참조. 롬 12:15).
---「3. 예수의 사역」중에서
요한은 이른 시점부터 독자의 눈을 십자가로 향하게 만든다. 예수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다(1:29, 36). 하나님을 향한 그분의 열의는 자신의 몸을 새로운 성전으로 드리는 데까지 이를 것이다(2:17-21). 그분은 “들려야”만 한다(3:14). 아버지 하나님의 “일”을 이루기 위한 예수의 헌신(4:34; 5:36)은 그분을 위험에 몰아넣고 끝내는 죽음에 이르게 할 것이다(5:17f). 그분은 자신의 살과 피를 하나님께 드릴 것이다(6:52-58). “때”가 이르지 않았기에 아직 붙잡히지 않았을 뿐이다(7:30; 8:20). 예수는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알기 때문에 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려놓으실 것이다(10:15, 17). 십자가형은 이미 독자들의 시선에 들어와 있었다. 이제 요한은 십자가형에 관해 본격적으로 말하면서 사건에 대해 기술할 뿐 아니라 그 사건에 담긴 의미까지도 드러낸다. 수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예수를 목자로, 그 다음에는 왕으로, 마지막으로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보게 될 것이다.
---「4. 예수의 수난」중에서
요한복음에는 독특하게 ‘나는~이다’가 표현이 일곱 번 등장한다(빵-6:35/ 빛-8:12; 9:5/ 문-10:7, 9/ 목자-10:11, 14/ 부활이요 생명-11:25/ 길이요 진리요 생명-14:6/ 포도나무-15:1, 5).15 이 각각의 표현은 구약에 등장하는 많은 주제를 반영한다. 동시에 이 일곱 번의 ‘나는~이다’는 하나로 묶여 독자들에게 영향을 준다. 가령 독자들은 이 표현을 통해 모세에게 알려졌던 하나님의 이름과 예수를 연관 지어 생각하게 된다(출 3:14). 또한 ‘나는~이다’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내가 곧 그니라”라고 말씀하셨던 이사야서 본문을 떠오르게 한다(41:4; 43:10, 13, 25; 46:4; 48:12). 홀로 그분만이 처음이요 나중이시며 창조주이시고 구원자이시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과 같을 수 없다. 요한복음은 예수가 바로 그 하나님이라고 단언한다.
---「5. 요한복음의 주제와 쟁점」중에서
요한복음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십자가를 향한다. 요한복음은 12개 이상의 방식으로 예수의 죽음이 지닌 의미와 영광을 드러낸다. 십자가형은 비극인 동시에 승리였고, 자기희생이자 필연이었으며, 영광인 동시에 수치였고, 죽음이자 삶이었다. 요한복음을 잘 설교하는 방법은 자주 골고다에 올라, 우리가 아직 예수의 삶을 온전히 따라 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 십자가를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도록 도우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마주하는 여러 순간에는 그 십자가가 필요하다.
---「6. 요한복음 설교하기, 가르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