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나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샘 해리스(Sam Harris) 같은 요즘 창궐하는 오만한 불신자들의 글을 사랑해 마지않는 호전적인 무신론자라면, 혹시 오해할지도 몰라서 말하는데,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 전혀 아니다. 이 책에서 내 목적은 당신이 하나님을 믿도록 설득하거나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책이라면 이미 시중에 수백 권이 넘게 나와 있다.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 아니라 바로 당신에 ‘관한’ 책이다. 당신이 수시로 하는 지독히 기만적이고 악의적이며 교만하고 비겁하며 증오로 가득한 말과 행동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진심으로 진리를 찾는 불가지론자들을 위한 책도 아니요 끔찍한 고난을 당한 뒤에 하나님께 분노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도 아니다. 믿음이 흔들리는 솔직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좋은 책들도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이 겨냥하는 표적은 하나님을 거부할 뿐 아니라 ‘무의 복음’(Gospel of Nothingness)을 온 세상에 퍼뜨리려는 악한 무리들이다. 우리가 볼 때, 지적인 것처럼 보이나 전혀 지적이지 못한 이 무뢰한들을 신사적으로 다룬 책들이 시중에 너무 많이 나왔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옹호하기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친절하고도 이성적이며 온화한 태도를 취한 저자들이 너무도 많다. 그 마음은 아름답고 충분히 존경할 만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현대의 무신론자들은 무례한 자들이다.
따라서 당신이 이 책을 계속해서 읽을 생각이라면 친절하고 신사적인 대접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 책에 달래기나 당신의 입장에 대한 존중, 훈훈한 논쟁, 대화 따위는 없다. 다른 쪽 뺨을 돌려대 주는 사람을 찾는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 당부의 말 중에서
이를테면 히친스의『신은 위대하지 않다』나 도킨스의『만들어진 신』같은 낡은 반기독교 서적에서 자기 마음에 드는 구절을 골라 허튼 주장을 펼치고 있을 뿐이다.
하나님에 관한 왜곡된 정보를 남발하는 이런 책은 독창적이지도 않고 통찰력이 깊지도 않다. 그런데도 마치 진지한 학문적 저작처럼 포장되어 전 세계의 무신론자들에 의해 인용되고 있다. 『만들어진 신』에서 도킨스는 성경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하나님은 “복수심에 불타고 피에 굶주린 인종 청소자요, 여성혐오증과 동성애 공포증, 인종주의에 빠져 있고 유아살해, 집단학살, 자식살해를 일삼고 역병을 일으키며 과대망상증과 가학피학증에 빠져 있고 변덕스러우며 악의적인 폭력배다”라고 말한다.
현대의 무신론자들이 성경을 이토록 어설프게 이해하고 있으니 하나님에 대해 혐오 가득한 형용사를 갖다 붙이고 종교를 그토록 암울하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들의 역사관은 지독히 왜곡되어 있다.
정리하자면, 무신론자들은 종교, 특히 기독교가 주로 다섯 가지 이유로 인류에 해롭다고 믿는다. 첫째,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빠지면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없어 자신의 미신적인 교리에 반하는 새 로운 사실을 배울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둘째, 그들은 종교가 예술의 적이라고 말한다. 종교가 책과 음악, 그림, 강연 검열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그들은 종교가 우리를 자신이 아닌 초월적인 존재를 의존하는 무기력한 사람으로 전락시킨다고 말한다. 그래서 종교가 인간 자유를 파괴하여 인간을 노예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넷째, 그들은 내세에 대한 믿음이 이생에 충실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다섯째, 그들은 종교가 힘을 추구하고 유혈극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종교가 수많은 죽음의 이유라고 말한다.
자, 이것이 무신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과연 이 주장 중 하나라도 사실인가? - Chapter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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