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은 범죄를 저지른 그 순간, 천국과 하나님의 생명에서 세상과 자신의 생명(삶)으로 떨어졌다.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자신을 자랑하며, 자신을 높이는 것을 그의 삶의 목적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원래 자리로 회복하러 오셨을 때 그분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본래 하나님의 본체셨으나 …… 오히려 자신을 비워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의 모양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자신을 낮춰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입니다”(빌 2:6-8).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이 직접 하신 일을 이제 그분을 따르려는 모든 자들에게 요구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마 16:24). 하지만 베드로는 자기를 부인하는 대신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마 26:74)
그리스도의 요구에 순종하는 법을 배운 뒤라면 우리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그 사람을 모른다!” 참제자로 사는 비결은 바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자신에게 내려진 사형선고를 인정하고, 자신의 모든 지배권을 부정하는 것이 참제자로 사는 비결이다.
- 1-2장.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있는가 중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영혼을 죽음의 권세에 넘기셨고, 자신의 영혼에 대한 모든 통제권을 포기하셨다. 자신의 영혼이 어두운 무덤, 곧 생각하지도 기도하지도 자신의 의지를 행사하지도 못하는 곳에 내려가도록 두셨다. 십자가에서, 우리 주님은 자신을 아버지의 손에 완전히 맡기신 것이다. 아버지께서 어둠 속에서 자신을 돌보시리라 믿으셨고, 때가 되면 자신을 다시 살리실 것을 아셨기 때문이다.
- 1-3장. 날마다 십자가로 승리하는가 중에서
아버지께 성령을 구했다면, 우리는 이미 기도의 바깥뜰에 들어와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성령의 인도를 구했으니, 이제 기도의 성소에 들어갈 준비가 된 것이다.
첫째, 삶의 모든 축복을 감사하면서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한다. 우리는 힘이 없으므로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님이 변함없는 사랑으로 보살펴 주시리라 전적으로 신뢰한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시고 우리 기도를 들으신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분 앞에서 기다린다.
그 다음으로 주 예수께 기도하며, 우리는 그분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늘 그분 안에 거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은혜를 구한다. 우리는 그분을 우리의 주님, 우리를 지키시는 자, 우리의 생명으로 보며, 날마다 그분의 보호에 자신을 맡긴다. 또한 그분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인정한다.
마지막으로 성령께 기도한다. 이미 성령의 인도를 구했으므로, 이제 성령께서 우리의 믿음을 강하게 하시길 구한다. 더불어 아버지와 아들에게 구한 바를 이루어 달라고 기도한다. 성령은 아버지와 주 예수의 능력과 선물을 나눠 주신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은혜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셔야만 얻을 수 있다. 일단 이 진리를 깨달으면, 우리는 성령께 강하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임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나아가 성령을 우리 마음에 보내시도록 아버지께 기도할 것이다.
세상에 계실 때, 주님은 제자들에게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 15:5)고 말씀하셨다. 왜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 세상을 정복할 주인공으로 이처럼 힘없는 사람들을 선택하셨는가? 왜냐하면 이들은 약하기 때문에 자신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의 능력이 자신을 통해 나타나도록 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해야 할 역할은 믿고, 기도하고, 자신을 성령의 강한 능력에 내어 맡기고, 성령께 사로잡히는 것이었다. 그 순간 이들의 일이 곧 전능자의 일이 되었다.
- 2-1장. 성령으로 기도하라 중에서
예루살렘 성벽을 지키는 파수꾼들에 대해 하나님은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잠잠해서는 안 된다”(사 62:6)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바울은 이렇게 기록했다. “밤낮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 친히 우리의 길을 여러분에게로 바로 인도해 주시고 ……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거룩하고 흠 없이 세우시기를 빕니다”(살전 3:10-13).
밤낮으로 기도하는 것이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아니 그보다 가능하기는 한 일일까? 이는 분명 실현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마음이 완전히 소원에 사로잡혀야 한다. 하늘의 축복을 끝없이 갈망하여, 그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각오도 서 있어야 한다.
교회가 세상에 필요한 이유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시작할 때,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그분의 사랑을 부어 주시면서 약속하신 거룩한 구속에 대한 비전을 품을 때,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개입하게 만드는 참된 기도의 능력을 알게 될 때, ?보자로서 그 일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큰 영광인지 알게 될 때 하나님의 자녀는 당연히 기도를 이 땅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거룩한 일로 여기게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하나님의 강한 능력이 나타나도록 밤낮 하나님에게 부르짖는 중보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주의 집을 향한 열정이 나를 삼키고 주를 모욕하는 사람들의 욕설이 내게 쏟아집니다”(시 69:9)라고 고백한 다윗에게 배우자. 그리고 다윗의 진실한 고백 대상인 주 예수께 배우자. 어떻게 하면 인간과의 교제와 애정을 갈망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만족시켜 드릴지,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님이 거하시게 할지 깨닫는 것만큼 삶에서 가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윗과 주님처럼, 이제 우리도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 마음속에 거하실 때까지 쉬지 않기로 결심하자. 하나님이 간절히 원하시는 일, 즉 많은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위대한 일에 우리 자신을 바치자. “하나님께서 밤낮으로 부르짖는, 그 택하신 백성들의 원한을 갚지 않으시고 오랫동안 모른 체하며 내버려 두시겠느냐?”(눅 18:7)
- 3-4장. 모든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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