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크게 일반인을 위한 강론으로 구성된 두 개의 장과 과학자들과의 만남, 정식 불교 법어를 통한 정통 불교 강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비의 힘>
달라이 라마는 자신을 뛰어나고 대단한 힘을 가져 무슨 기적이라도 행하는 사람쯤으로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에 대해, 자신은 우리와 똑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강론을 들어 달라고 전제한 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정말로 소중한 보물을 대하듯 상대를 누구보다도 가깝고 친밀하게 여기는 감정이 바로 진실한 사랑이고 자비로운 마음이라고 말한다. 또한 누구에게나 사랑의 씨앗은 마음속에 존재해 있으므로, 사랑을 키우려고 애쓰고, 사랑을 키우는 것을 기뻐하는 마음을 갖는 동시에, <분노나 증오, 질투 따위는 나도 해치고 남도 해치는 나쁜 마음>이라는 확신을 가지면 마음에 좋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물질적 측면의 향상 덕분에 육체적 고통은 줄어들고 쾌적함과 육체적 행복감은 늘어났지만, 정신적 고통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말하며,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9?11 테러와 같은 부정적 파괴 행위를 가져올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달라이 라마에 따르면 최근 반전 운동이 고조되고 있으나 전쟁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비폭력적인 수단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인류는 상호 의존 관계에 있음을 인정하고 모두가 이익을 얻고 더 나은 상황이 되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생활 속의 자비>
종교를 믿느냐 안 믿느냐는 개인의 자유이고, 종교를 안 믿어도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이 많지만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 없는 사람이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기는 아주 어렵다. 사랑이나 자비는 종교적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고 그 때문에 싹트고 자라나는 것이다. 달라이 라마에게 자비심이란 개인에게도, 가정과 사회에서도, 국제 사회에서도 더욱 행복한 인생을 보내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좀 더 행복하고 평화롭고 우호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비심, 남에 대한 배려, 사회의 일원이라는 자각은 필수 불가결하다. 따라서 종교를 믿든 안 믿든 관계없이 세속의 윤리는 인간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성공의 길을 걷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궁극적인 정신적 요소인 자비심이 가장 중요하고 강조한다.
<과학과 불교의 대화>
생물학, 유전 공학, 심리학 등의 분야에서 전 세계의 뛰어난 과학자들과 해마다 많은 대화를 해온 달라이 라마는, 2002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고시바 마사토비, DNA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무라카미 가즈오 등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세계의 주요 종교들은 자비의 마음, 사랑, 용서, 인간성, 만족할 줄 아는 마음, 자기 규율 등 모두 같은 것을 가르치고 있다. 문제는 종교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기가 믿는 종교에 진지한 태도를 갖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르침의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필요할 때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종교의 이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다.
세계적 테러를 감행하고 있는 빈 라덴과도 이야기가 통하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언제나 불상을 하나 지니고 있습니다. 빈 라덴은 언제나 총을 한 자루 지니고 있습니다. 언젠가 나도 총 한 자루 가지면 이야기가 통할지 모릅니다>라는 상징적인 말로 답변하는 한편, 빈 라덴도 어렸을 때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으나 여러 가지 요소가 겹치고 주위 상황 등이 거들어서, 결국 테러 주모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도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차원에서 이야기를 나누어 그의 호소를 참을성 있게 들으려 애쓰고 동정심을 보이면 빈 라덴의 마음이 가라앉을 가능성도 아주 조금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 준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히틀러나 스탈린에게도 다른 사람들이 동정이나 배려를 보여 주었다면 그들의 마음속에 자비의 씨앗이 싹텄을 것이라고 말한다.
<『반야심경』의 가르침>
석가세존이 말씀하신 대승 불교의 진수는 지혜와 방편이라는 두 가르침으로 정리되는데, 방편의 가르침은 보리심, 지혜의 가르침은 공(空)의 이해를 의미하며, 지혜의 가르침의 진수가 『반야심경』에 요약 정리되어 있다. 이 장에서는 석가세존이 초전법륜(부처님이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뒤 녹야원에서 처음 설법한 것)에서 가르치신 네 가지 고귀한 진리인 <사성제>와 <오온(五蘊)>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화가 났을 때의 대처 방안으로서 달라이 라마는, <분노의 감정이 일어났을 때, 그 반대 요소인 사랑을 마음에 키우면 분노는 차츰 가라앉습니다. 무언가에 집착을 일으켰을 때는 그 대상물의 추함을 생각하면 집착하는 마음이 가라앉습니다. 이처럼 분노나 집착과 반대되는 작용을 하는 좋은 마음을 키우면 일시적으로 그 번뇌를 가라앉힐 수 있지만, 사물에 자성이 있다고 믿는 마음을 없애지 않는 한은 분노나 집착 같은 번뇌를 뿌리 뽑을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불법으로의 초대>
2천5백 년 전에 석가세존이 이 세상에 나타난 이후, 티베트 불교는 날란다 승원에서 전해진 인도 불교를 정통적으로 계승하였다. 날란다 승원의 불교는 대승과 소승과 밀교가 모두 갖추어진 완전한 형태의 석가세존의 가르침으로 여겨지고 있다.
석가세존의 가르침의 진수를 요약하면 연기론과 비폭력 행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물질은 어떤 것이든 모두 그 원인과 조건에만 의존하여 생기고 없어진다는 연기론에 대한 설명과 불교의 역사, 법륜의 의미 및 <사성제>에 대해 자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고통에는, 고통에 바탕을 둔 고고(苦苦), 변화에 바탕을 둔 괴고(壞苦), 번뇌와 그 인과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에서의 편재적 고통인 행고(行苦)가 있다고 말한 뒤, 석가세존이 말하는 네 가지 그릇된 마음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석가세존을 비롯하여, 티베트에 불교를 처음 들여와 불교를 보급한 산타라크시타, 카사라살라, 아티샤 등 초창기 승려와 나가르주나, 아랴데바의 가르침도 함께 전한다.
마지막으로, 달라이 라마는 불교 수행을 실천하기 위한 가르침으로 게셰 랑리 탄파의 「마음을 닦는 여덟 가지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