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루지는 찰스 디킨스의 유명한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으로, 자신밖에 모르는 구두쇠 노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7년 전에 죽은 친구 말리의 도움으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유령들을 만난다. 특히 미래의 유령이 보여주는, 자신이 죽은 후에 사람들이 나타내는 혹독한 반응을 보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 다음날부터 그는 다시 태어난다.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마지막 날에 대하여, 스크루지처럼 나이 들어서가 아니라 일찌감치 고민해 볼수록, 가치 있는 삶과 삶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말리 유령은 친구 스크루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죽은 뒤에야 깨달았네. 내가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말일세. 내가 이 자리에 찾아온 건, 자네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네. 지난날은 돌이킬 수 없지만, 앞으로는 다르게 살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 자신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되돌아보고, 잘못되고 후회스러운 것이 절실히 느껴졌다면, 오히려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미래는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유령과 함께 자신의 죽음을 보고 난 후 ‘다시 태어난’ 스크루지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다시 태어난 기쁨’을 나눴다. 하늘과 땅에 대고 큰 소리로 외치고, 바람과 날아가는 새들, 들에 핀 풀들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행복으로 다가올 수 있음에 감사했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새로운 하루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었다. 잠자리에 들 때는, 모든 이들의 미래에 축복을 보냈다. 그리고 친구 말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고맙네. 자네 덕에 참된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네.”
이 책이 바로 그대에게 말리와 같은 고마운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다. 사람들이 죽기 직전 가장 후회하는 것들에 대해서, 동서고금의 다양하고 살아 움직이는 갖가지 사례들을 다각도에서 입체적으로 펼쳐 보여줄 것이다. 그들의 치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대의 삶을 다시 태어나게 할 강렬한 반향과 영혼의 울림을 주는, 다양한 조언을 해줄 것이다.
---「머리말」중에서
미국의 국민화가, 애나 메리 모지스는 1860년 미국 동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17세에 가난한 농부와 결혼하여 10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5명을 병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다. 남편 역시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어쩔 수 없이,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그녀가 집안 가장으로서, 자수를 놓는 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나갔다. 무리하다 보니, 관절염으로 더 이상 자수를 놓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고 나이 75세에, 자수 대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릴 적 추억이 남아 있는 ‘단풍나무 시럽 만들기’, ‘빨래하기’, ‘퀼팅 모임’, ‘칠면조 잡기’ 등. 그녀의 그림은 고향 시골 마을, 정다운 이웃들이 모인 축제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향 생각, 옛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위로와 평안을 준다.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년간 그녀만의 화풍으로 1,60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모지스 할머니’라는 애칭으로 국민 화가로까지 일컬어졌다. 그 중 250점은 그녀가 100세 이후에 그린 것이고 우표, 크리스마스 씰, 카드로도 만들어졌다.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 93세에 타임지 표지 모델이 되었다. 뉴욕시는 그녀의 100세 생일을, ‘모지스 할머니의 날’로 지정했다.
“사람들은 늘 내게 늦었다고 말했어요. 하지만 사실 지금이야말로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에요. 진정으로 무언가를 추구하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딱 좋은 때이죠.”, “이제라도 그림을 그려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나의 경우, 70살 넘어 선택한 새로운 삶이 그 후 30년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줬습니다.” 그녀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노년기는 인생의 마지막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연령대이므로, 오늘이 내일보다는 더 젊은 시절임을 절감하게 마련이다. 달리기 선수들은 결승점에 가까워진다고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막판에 전속력으로 더 빨리 달린다. 우리 인생의 경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고대 그리스 원전들을 직접 읽어보기 위해 80세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미켈란젤로는 90세까지 ‘나는 아직도 공부한다.’는 생활신조로 살았다고 한다. 카토에게 친구들이 “다 늙어서 웬 그리스어냐?”고 놀려대자, 그는 유명한 한 마디를 남겼다. “오늘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잖아.”
--- p.63~65
광고회사 5년차 직장인, G씨는 업무에 있어서는 단점이 없는 직원이다.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고 회의 준비, 자료 정리, 업무 등을 완벽하게 해냈다. 어제도 할 일이 많아 밤늦게 퇴근해서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G씨는 항상 늦을까 봐, 늦으면 뭔가를 놓칠 것만 같아 불안해했다. 오늘 출근길도 신호등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어, 10분이라도 일찍 출근하는 경주를 하고 있다. 파란불로 바뀌면 바로 튀어나갈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 아뿔싸! 연료계에 빨간 불이 들어와 있었다. 기름이 떨어졌다. 출근 시간까지는 20분밖에 남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전 일정에 광고주와의 회의가 있다. 광고 시안에 대해 브리핑을 해야 하는데, 어제 밤늦게까지 준비한 자료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손을 좀 더 봐야 했다. 시계를 쳐다보는데,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마음은 급했지만 할 수 없이 갓길에 차를 대고, 일단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눈앞에 숨이 멎을 것 같은 광경이 마법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 강 너머 동쪽 하늘에 그림 같은 아침 노을, 붉은 구름 사이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야곱의 사다리’! 틈새빛살로 수놓인 하늘 아래, 바람에 물너울을 일으키는 강물과,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금빛 물결, 아침 이슬 머금은 강가의 풀들……. G씨가 경주마처럼 달렸던 도로 바로 옆에서 매일 아침, 이런 환상이 펼쳐지고 있었다니! 뭔가를 놓칠 것 같아, 달리는 말에 채찍질까지 하며 살았건만, 실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살았었다. 그날 이후, G씨는 경주마 같은 인생을 정리했다. 그리고 여행 작가가 되어, 강물 위를 유유히 흐르는 물안개, 아침 노을 담긴 붉은 하늘과 함께하는 여행을 즐기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마처럼 양옆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앞만 보고 달린다. 자신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틈도 없이, 남들이 뛰는 방향으로 그저 함께 뛴다. 숨 가쁜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 스스로를 닦달하며, 더 빨리 달리라고 채찍질한다.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죽도록 일만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결과, 살면서 누려야 할 여유와 즐거움을 놓쳐버렸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우선 멈춤!’이다. 달리는 말을 멈추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휴가를 내든, 여행을 하든, 명상을 하든, 아니면 예상 못한 병에 의해서라도, 달리는 말에서 내려,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삶을 돌아봐야 한다.
진정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우선 멈춰 서서, 이 방향이 내가 목표했던 것인지, 내가 진정 원했던 것인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인생의 나침반을 열어보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인생의 이치를 잊지 말자.
--- p.196~197